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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명_빠이빠이야.mp3
설거지, 그리고 빠이빠이야
*칼럼을 자주 써보고자 하는데 아차 하면 어느 틈에 일주일이 가고 열흘이 된다. 머리 속에 써서 정리해보고 싶은 것들이 꽤 많이 있는데 그게 쉽게 되지 않는다. ============================== 설거지, 그리고 빠이빠이야 ============================== ------------ (1) ------------ 동역자가 지난 9월 말에 수술을 했다. 수술은 잘돼서 퇴원해 집에서 요양한지 거의 한달이 되어간다. 수술 후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손발에 냉기가 심했다. 아직도 손에 장갑을 끼고 있기는 해야하지만 그래도 그동안 주변의 많은 목자님들,사모님들이, 또 쎈타 자매님들이 심방와 기도도 해주시고 몸에 좋다는 음식, 맛있는 반찬을 해 많이 갖다 주셔서 몸이 많이 회복되었다. 이제는 혼자서도 어느 정도 밖을 나다닐 수 있을 정도다. 전반적으로 아직은 요양이 더 필요해 보이는데 속히 건강을 온전히 회복하고 열심히 생활할 수 있길 기도한다. 그동안은 내가 밥하고 설거지를 했다. 매번 먹을 밥을 짓고 또 먹고 난 후의 식기를 닦는 것이 이제는 생활화되었다. 설거지 할 것을 쌓아놓고 나중에 하고자 하면 행여나 동역자가 신경쓸까봐 나는 매번 식사가 끝나자 마자 바로 설거지를 했다. 그런데 설거지를 이렇게 한달을 계속하다 보니까 여자들은 어떻게 이런 설거지를 평생을 하고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생각은 어쩌면 작업의 단순함 때문에 나온 생각 같기도 하고 어쩌면 남이 먹다 남긴 것을 씻어내는 봉사의 끝없는 반복이란 생각에서 나온 것 같기도 하다. 매번 손에 물을 묻히고 아니면 고무 장갑을 끼고 냄새나는 것들을 씻어 치우는 일을 사실 유쾌한 일이 아니다. 어떤 식기는 음식물의 색깔에 착색되어 있어 잘 씻기지 않고, 어떤 것은 기름이 베어 있고 어떤 것은 음식물이 딱딱하게 말라 달라붙어 있어서 물에 불려서 씻어내야한다. 그냥 수세미로 한두번 문질러 간단히 씻기면 좋으련만 그러지 않은 것들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설거지를 하면서 그 내용물이 옷에 함부로 튀지 않도록 주의를 요하는 것들도 있다. 그리고 설기지 때마다 버려야하는 음식 찌꺼기도 신경써 처리해야한다. 그러나 이런 설거지는 잠깐이면 끝난다. 식사 한 후 매번 해야하므로 좀 번거롭게 여겨지지만 그래도 잠깐이면 끌낼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싱크대 가득하던 식기들을 다 닦고 건조대에 올려 놓으면 식기들이 조금전의 냄새나 지저분한 모습을 다 버리고 반짝 반짝 빛이 난다. 그리고 사용한 행주를 깨끗이 빨아 널면 모든 것이 끝난다. 그러면 작은 보람도 느낀다. 감사함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대체적으로 사람들은 설거지 하기를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뒤치닥거리요 좀 지저분한 일이기 때문이다. 얼마 전 5공 때 누구누구가 실컷 잔치판을 벌려 먹고 마시며 놀았는데 6공의 누구누구가 그것을 설거지해야 했다는 말이 유행한 적이 있다. 잔치판 벌려 놀고 마시고 흥청거린 사람 따로 있고 뒷감당하는 사람 따로 있었다는 것이다. 자기는 별로 먹은 것도 없는데 국민에게 욕먹어가며 잔치 뒷설거지를 혼자 하자면 억울할 것이다. 하여간 누가 무슨 잔치를 했든 그후에는 반드시 설거지가 따른다. 그러고 보면 세상에 설거지 없는 잔치는 없다. 잔치집에 초대되어진 사람은 거기 무슨 맛있는 것이 있을까에 관심을 갖지 설거지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음식점에 들어가는 사람도 어떤 맛있는 것 없는가 하고 메뉴만 살피지 설거지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물론 초대받고 갔고 내 돈주고 음식 사먹는데 누가 설거지를 생각하겠는가. 그러나 먹고 난 후 거기 설거지가 필히 존재한다. 귀한 사람들을 초대해 음식으로 그들에게 기쁨을 주고한 후에도 설거지가 따르고, 음식을 팔아 돈벌고자 해도 거기 설거지가 따른다. 아내의 요양과 건강 회복을 위해 아내 대신 집안일을 하는데도 역시 설거지가 따른다. 이런 설거지는 귀한 손님들에게 기쁨을 준 설거지고 또한 내가 돈을 벌게한 설거지고 또한 아내에게 건강과 사랑을 주는 설거지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설거지는 기쁨이 된다. 그런데 초대받지 않은 사람들이 와서 흥청망청 부어라 마셔라 하다가 벌려놓고 떠나면서 남긴 설거지도 있다. 세상 남편들은 예고 없이 친구들을 자기 집에 불러들여 술상을 차려달란다. 이때 갑작스런 일을 겪는 아내들은 인상을 쓰고 마지못해 이 음식 저 음식을 준비하고 그들이 떠나고 나면 이번에는 못마땅한 설거지를 해야 한다. 이런 설거지에는 기쁨이 없을 것이다. 그런데 안됐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거지는 해야한다. 설거지란 뒷감당이고 최소한 미래지향적(?)이다. 설거지는 과거와 미래 사이에 있다. 그것은 미래를 기대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반드시 있는 현재의 일부이다.( ...! ) 물론 설거지를 안하는 사람도 있다. 그것은 자기가 아닌 전혀 아내의 몫인 경우도 있고 아니면 가정부의 일인 경우도 있다. 이처럼 어떤 사람은 설거지갈은 것은 신경도 안쓰고 다른 일에 몰두해야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어쨌튼 설거지는 오늘 우리가 먹고 사는 일에 포함된 것이다. 다음 번에 먹기 위해 그 전에 꼭 해두어야 하는 준비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설거지는 우리와 아주 친숙하게 늘 우리 곁에 있는 것이다. 설거지는 내가 안하더라도 나와 관계된 누군가가 하게 되어있다. 특별히 가정에서의 경우 내가 안하면 아내가 하든지, 아니면 어머니가 하시든지, 혹은 자녀가 하든지 누가 하든 한다. 내가 이번에 평소 동역자의 몫으로만 여겼던 그 설거지를 하며 동역자의 입장에 서보면서, 그것도 하루 세 번씩 한 달을 해보면 동역자의 수고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결혼한지 17년이 되었는데 그동안 설거지는 동역자가 거의 다 했었다. 잠깐이면 되는 것을 내내 동역자에게만 맡겼던 것에 좀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동역자가 해준 밥이며 반찬을 맛있게 먹기만 했다. 깨끗한 식기에 정성이 담긴 반찬은 마음을 기쁘게 한다. 그식기는 내가 지난 번 식사 때 사용한 것으로 아내가 깨끗히 설거지해둔 것이다. 생각해보니 아내는 밥도 해주고 설거지도 해준다. 그 덕에 나는 그동안 잘 먹고 잘 살아온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이렇게 설거지 해보면서 동액자의 수고를 생각하게 되고 또 그 자리에 서서 밥하고 설거지하는 체험을 하게 되어 감사하다. 먹고난 후에 치우는 것, 설거지해두는 것 참 귀한 일이다. 아무 생각없이 지나가고 그러면서 당연히 여기기만 하는 설거지 속에 삶의 원리(까지는 아니더라도)이 있다니 새삼 놀랍다. 오늘 먹은 후에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내일 먹을 때 일이 생긴다. 먹는 것과 치우는 것, 항상 함께 다니는 것이다. 설거지는 먹었으면 뒷마무리도 있어야한다는 것을 가르쳐준다. 그런데 세상에는 신나게 즐기고나서는 뒤도 안돌아보는 사람들이 많다. 사실 이는 이 세대의 문제이기도 하다. 지금의 세대가 자연을 함부로 사용하여 파괴와 오염을 남긴다면 뒷세대는 우리 세대 잔치의 설거지를 하는 격이 될 것이다. 뒷 세대에게 설거지 거리를 남기지 말자. 그것은 인륜의 기본이다. 우리 세대는 후세대들에 대한 무책임과 무심을 버려야한다. ------------ (2) ------------ 나는 설거지를 하면서 싱크대 위에 설치되어 있는 라디오 방송을 듣는 습관을 갖게 되었다. 하루는 라디오에서 이런 노래가 나왔다. 가사가 어찌나 재미있는지 나와 동역자는 이 노래를 듣다가 크게 웃었었다. 자기와의 사랑의 맹세를 내팽개치고 떠난 남자, 여자에게 보내는 노래인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가사 중에 ‘그래 가거라 잘 살아라 ’하는 부분은 일종에 저주가 담긴 듯 느껴지기도 한다. ‘빠이 빠이’ 라는 말의 어원은 ‘God be with You’ 라는데.... 그래서 빠이빠이라는 말의 의미를 제대로 살려 노래 가사와 연결해보려면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비록 네가 사랑의 맹세를 내팽개치고 나를 떠나지만 하나님 은혜 속에서 잘 살기를 바란다는 것인지 아니면 하나님이 너와 함께 있어 저주를 받으라는 것인지.... 또 ‘울 줄 알았지 착각하지마 너를 잡을줄 아냐 ..’, ‘나를 떠난 것 너의 실수야 속이 편할줄 아냐’는 가사도 있는데... 참 재미있는 가사에 재미있는 노래다. 그런데 그렇게 말하는 심정이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다. 좀 미워하고 억울하고 슬퍼야할 것같은데 계속 빠이 빠이 하고 있으니 말이다. 기왕에 나온 말 - 노래도 한번 들어보자. 노래 제목 옆에 ‘소명’이란 말은 가수 이름인가? 부르심의 뜻은 아닐테고... (첨부로 올린 이 노래는 리얼플레이에서 작동한다. 왜 윈도우미디어에서는 안되는지 모르겠다.) 빠이 빠이야 - 소명 사랑의 그 약속을 내팽개치고 떠나가는 여자야 울 줄 알았지 착각하지마 너를 잡을 줄 아냐 이 세상에 어디 여자가 너뿐이더냐 너보다 착한 여자 너보다 고운 여자 만나 살면 되는 거 그래 가거라 행복해라 빠이 빠이 빠이 빠이야 사랑의 그 맹세를 나 몰라 라고 돌아서는 남자야 나를 떠난 건 너의 실수야 속이 편할 줄 아냐 이 세상에 어디 남자가 너 뿐이더냐 너보다 잘난 남자 너보다 멋진 남자 만나 살면 되는 거 그래 가거라 잘 살아라 빠이 빠이 빠이 빠이야 사랑의 그 약속을 내팽개치고 떠나가는 여자야 울 줄 알았지 착각하지마 너를 잡을 줄 아냐 이 세상에 어디 여자가 너뿐이더냐 너보다 착한 여자 너보다 고운 여자 만나 살면 되는 거 그래 가거라 행복해라 빠이 빠이 빠이 빠이야 이 세상에 어디 남자가 너 뿐이더냐 너보다 잘난 남자 너보다 멋진 남자 만나 살면 되는 거 그래 가거라 잘 살아라 빠이 빠이 빠이 빠이 빠이 빠이 빠이 빠이야 ........................................................................................ ■ mighty: 1. 첨부파일은 정상적인 MP3 파일이네요. 다운받아 들어보면 코덱만 이상이 없으면 media player에서도 잘 나옵니다. -[10/31-08:52]- ........................................................................................ ■ mighty: 2. 정말로 가수 이름이 '소명' 이네요 -_-+ -[10/31-08:53]- ........................................................................................ ■ paula oh: 인원 사모님께서 아직 완전히 회복이 안되셨나봐요. 매일 아침 인원사모님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10/31-11:04]- ........................................................................................ ■ mk: paula 선교사님, 기도에 감사합니다. 이제 많이 건강해졌습니다. 항상 평강하시길 기도합니다. -[10/31-21: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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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블레싱
2009-07-01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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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자님... 감동적이네요, 2005년 글인데... 솔직히 이제야 봤어요.^^; 저도 장막에서 설거지 하기 번거로울때 간혹 있었는데.. 설거지에 그렇게 깊은 뜻이 있을줄이야...! 우리만 읽기 아까운데 칼럼이 많이 모이면 책으로 내보시면 어떨까요?^^(음악보다 음악에 대한 해석이 완전 웃겨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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