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인디언의 노래
=================== 인디언의 노래 =================== 두 주 전에 컴퓨터에 문제가 생겨 용산 전자 상가를 들렀었다. 일을 마치고 용산역과 전자상가를 잇는 구름다리를 통과해 새로 만든 용산역 구내에 들어가려는데 그 건물 입구에 사람들이 둘러서 있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사람이 둘러선 그 안에 음악 연주소리가 들렸다. 뭐길레 사람들이 이렇게 둘러서서 보나 하고 나도 호기심에 다가 가 봤는데 거기 일곱 여명의 인디언들이 마이크와 기타 , 그리고 북을 치며 노래하고 있었다. 그들의 머릿결은 까맣고 뒤로 넘겨 머리를 묶었다. 그들의 얼굴빛은 검은 구리빛이었고 옷은 우리가 서부영화에서 자주 보는 술달린 검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들은 생김생김도 그렇고 의상도, 헤어스타일도 바로 인디언 그 자체였다. 그들이 현대식 마이크와 소형 통키타를 들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은 인디온 고유의 박자와 리듬으로 연주하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들이 무엇을 위해 그렇게 연주하는지 주변을 둘러보아도 알 수는 없었다. 앞에 돈통이 없는 것을 보니 그냥 동냥을 얻기 위한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주변의 포스터를 보니 어떤 노동조합 운동 홍보를 위해 고용되어 음악을 연주하는 것같아 보이기도 했는데 정확히는 알 수 없었다. 나는 호기심으로 거기 서서 잠시 그들의 음악을 듣고 있었다. 그런데 그들의 음악 5분 여 정도를 듣고 있자니 광활한 아메리카 대륙을 거침없이 달리던 그들의 옛 조상들의 모습이 생각났다. 서부 영화를 보면 인디언은 대체적으로 안좋게 나온다. ‘인디언은 악하다. 무식하다, 미개하다. 미신적이다’ 하는 식으로 묘사되어 나오는데 기실 그들은 유럽에서 건너온 서구 과학문명에 눌려 패하고 밀리고 밀렸을 뿐이지 그들을 그렇게 나쁘게 표현할 필요는 없었다. 인디언은 선량한 사람들이 많았다. 영화 ‘늑대와의 춤을’에서 나오는 인디언들은 순박한 족속들이었다. 유럽에 살던 일단의 신앙인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했을 때 그들을 추위와 굶주림에서 구해주고 그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들은 바로 인디언들이었다. 데이빗 브레이너드보다 조금 앞선 시대의 선교사 엘리엇은 인디안 선교를 했는데 많은 인디언들이 복음을 잘 받아들여 그리스도인이 되었다. 이에 엘리엇은 그 인디언들을 위한 촌락을 만들어 커다란 기독교 공동체를 만들기까지 했다. 그런데 백인들이 이 아름다운 공동체를 불지르고 파괴해버렸다. 물론 인디언들 중에 호전적이 잔인했던 족속들이 있기도 했다. 예를 들어 '샤이언 족'이 그런 부류에 속한다고 한다. 어쨌튼 내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때 그들이 대륙의 주인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들이 백인에게 악한 인디언으로 몰려 누명을 쓰며 마구 살해 당하고 밀리고 밀려 자기가 살던 땅을 빼앗기게 된 것이다. 그들은 거대한 서구 문명의 대륙 상륙으로 인해 그 어떤 도덕적 이유 없이 밀려나 이제 대륙의 한 구석에 모여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 후손 중에 몇 명은 이렇게 낮설고 피부색 다른 사람들이 있는 대한민국 용산역사 앞에서 노래하며 뭔가를 얻고자 하고 있다. 미국에 가면 백인들이 사라져가는 인디언들을 보호한다며 그들이 배타적으로 살 수 있게 만든 Indian reservation 이 있다. 작년에 형제들과 함께 아리조나 tempe UBF에 들렀을 때 다 함께 그랜드캐년을 간적이 있는데 그랜드캐년의 저 까마득한 계곡 아래에 인디언 보호구역이 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저 계곡 아래로 내려가보면 인디언들이 옛날 그 모습으로 굴속에서 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곳의 인디언 보호구역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그곳 인디언 보호구역은 그랜트캐년 저 저까마득한 아래 인 것이다. 거기는 거대한 지각변동으로 인해 생긴 곳으로 강물과 절벽으로 이루어진 곳으로 별로 인간이 살만한 곳이 못된다. 그런데 거기가 인디언 보호구역이란다. 백인, 자기들은 그런 곳에서 못살 것같아 그 계곡을 인디언에게 준 것같다. 백인들은 서부를 개척해나가면서 인디언과 영토 조약을 수도 없이 많이 체결했는데 대부분 백인들이 이를 깨뜨려 나가면서 조약 체결 당시 인디언 땅으로 약속했던 것들을 빼았아 깄다. 이때 인디언들은 저항해보았지면 결국 힘에 밀려 뒤로 물러날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백인들은 땅을 다 뺏은 후 인디온 보호구역을 만들어 거기서 그들이 자치적으로 살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 너희들은 함부로 이 지역 바깥으로 나와 다니지 말라는 뜻이기도 하다. 인디언은 불쌍하다. 계속적인 조약의 파기와 백인들의 무자비한 살육, 그리고 지금의 인디언들의 처지를 생각해본다면 미국의 양심이 어떤 것인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강자의 논리- 어디든 다 비슷하지만- 그것이 미합중국의 논리였던 것이다. 그것은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같이 보이지 않는다. 당시 인디언들은 말로는 표현되지 않았지만 지금 부시 대통령이 말하는 ‘악의 축’같은 것으로몰려 공격 받은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백인들은 그렇게 무자비하게 인디언들을 몰아붙이는 중에서도 그들의 용맹성은 기념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종종 미군 부대 마크에 인디언 추장의 모습이 등장하고 또 그들이 최신예 전투 헬기의 이름을 인디언 족속인 ‘아파치’라고 이름 붙이기도 하는 것을 보니 그렇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인디언을 무시한다. 어떤 영화에서인지 군대에 입대한 인디언을 무시하고 못살게 구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인디언들은 백인들에게 늘 무시당했다. 괴롭힘을 당했다. 그리고 인디언은 백인이 베푸는(?) 자선에 힘입어 살도록 했다. 지금도 인디언 보호구역에 관광객들이 모이는데 사람들은 인디언들의 춤 공연을 보면서 동전을 던져준다. 인디언들의 죄가 있다면 그들이 ‘복음’을 백인보다 먼저 몰랐던 것 그것일까? 그러나 미국 선교 역사를 보면 많은 인디언들은 예수님을 잘 믿었었다. 그들은 선교로 인해 충분히 복음화 될 수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런데도 그들은 끝까지 야만인으로 몰려 결국 인디언 보호구역 내에 살게 되었고 또 저 깊은 그랜드캐년 아래 굴속에 살게 된 것이다. 인간의 역사는 무엇이길레 승자가 있고 패자가 있어 저렇게 인디언들은 역사상 모든 족속 중에 가장 초라한 모습으로 남게 하였는가? 현대식으로 새로 지은 용산역사청 입구 공터에서 낮설게 노래하고 춤추는 인디언들, 그리고 그들이 공연하는 그 장소 맞은 편에는 미국 문화의 상징같이 되어 있는 ‘던킨 도너츠’ 가게가 있는데 거기 손님이 붐빈다. 그 인디언들은 다시는 과거 대륙에서 누리던 그 광활한 자유를 누리지 못할 것이다. 그들의 입지는 백인들의 사정 여하에 따라 앞으로도 얼마든지 변하고 더 좁혀질 수도 있다. 그들은 인류학적 보호가치가 있는 것이지 인권이니 뭐니 하는 차원에서 보호되고 있는 것 같아 보이지는 않다. 어쩌면 그들은 때가 되면 이 지구상에서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용산역청사 앞 거기서 노래하던 그 인디언들, 까만 머리, 까만 피부, 그리고 까만 인디언 복장은 한 일곱여 명의 인디언들을 보면서 이렇게 미국 역사가 생각이 나고 이제 만회할 수 없는 인디언 역사를 생각난다. 그리고 문득 ‘역사의 뒤안길’란 말이 자꾸 떠오른다. 그들은 저물어가는 인디언 역사 끝자락에 서 있고, 백인 역사의 뒤안길에서 그렇게 홀대받고 잊혀지면서, 관광객들의 동냥을 받아가면서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 넓은 초원위에서 땅을 울리며 달려가는 들소 떼들에게 활을 쏘며 쫓아가던 그 시절은 아주 드물게 할리우드 영화 속에서 잠간 등장할 뿐이다. ------------------------------------ " 우리가 바벨론의 여러 강변 거기 앉아서 시온을 기억하며 울었도다 그중에 버드나무에 우리가 우리의 수금을 걸었나니 이는 우리를 사로잡은 자가 거기서 우리에게 노래를 청하며 우리를 황폐케 한 자가 기쁨을 청하고 자기들을 위하여 시온 노래 중 하나를 노래하라 함이로다. "- 시편 137:1-3-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