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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이 지나간 자리
========================= 태풍이 지나간 자리 ========================= 최초로 1696년 에디스턴 등대를 건축한 헨리 윈스탠리는 그 등대에 너무 자신감을 가진 나머지, 가강 무서운 폭풍우가 불어 닥칠 때 자기가 그 등대 안에 있겠노라고 말했다. 마침내 1703년 11월에 그런 일이 벌어졌다. 그런데 그 폭풍우가 지나간 다음날 아침 그 등대는 흔적조차 없었다. -------------------------- 지난 주 태풍 ‘매미’가 우리나라 남부 지방을 강타하며 지나갔다. 이 태풍은 1959년 9월 15일 한반도 남부 해안을 지나간 ‘사라’보다도 더 강력한 것으로 그 power와 피해 면에서 역대의 모든 기록을 갈아 치웠다고 한다. 내가 어릴 때 아버님과 함께 기차를 타고 남부지방을 통과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아버님은 창밖의 산을 가리키며 ‘사라’호 태풍 때 저 산이 물에 잠겼었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다. 그때 이후 나는 태풍의 무서움에 놀라며 ‘사라호’ 란 말을 이제까지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매미’가 그보다 더 강했고 또 이로 인한 피해도 최대였다니 ‘매미’를 겪는 남부 지방 사람들은 얼마나 놀라고 두려웠을까! 그리고 이로 인해 그들이 겪는 고통이 어떠할까! 부산 콘테이너 야드의 골리앗 같은 크레인 시설이 이번 태풍으로 인해 대부분 무너져 파괴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어떤 바닷가의 사람은 태어나서 그렇게 크고 무서운 파도를 처음 보았다며 생각하기조차도 싫어했는데 울릉도 해안 초소의 경비병들 몇 명은 갑자기 달려든 그 산더미 같은 파도에 휩쓸려 실종되었다고 한다. 많은 인명 피해와 함께 낙동강 일대는 완전히 물에 잠겼고 애써 가꾸어온 공원에 나무들이 함부로 뽑히고 부러져 공원이 쓸모없게 되었고 농사도 망쳤다고 한다. 산과 들과 밭과 논, 가옥과 도로가 망가져 버렸고 애써 쌓아온 수많은 재산들이 함께 유실되었다. 어떤 기자는 태풍 ‘매미’가 남해안 일대를 이잡듯 지나갔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태풍의 이름을 왜 ‘매미’졌는지 모르겠지만 태풍이 불어오더라도 ‘매미’같이 가벼운 태풍이길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지 않았는가 모르겠다. 그러나 아무리 이름을 ‘매미’라고 지어주어도 태풍은 이런 이름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지금 이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서 고통하는 동포들에게 위로와 도움을 보내야할 것이다. 때를 이어 미국 동해안에 발생한 엄청난 허리케인 ‘이사벨’호가 미국 대륙을 강타하고 지나가고 있다. 이 허리케인을 피해 다들 피난을 갔고 미국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도 다른 공항으로 이동했다고 한다. 남태평양의 한 섬을 배경으로한 ‘허리케인’이라는 오래된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 말미에 이 섬에 덮친 허리케인은 섬 전체를 못쓰게 만들어버린다. 이 태풍은 사람들이 생각하고 만든 그 섬의 모든 것을 다 휩쓸어 가버렸다. 사람들이 아무리 교회 안으로 피신해도 태풍은 교회라고 조금도 봐주지 않았다. 남태평양의 아름다운 섬 하나가 이 태풍에 휩쓸려 가버린 것이다. 그런데 겨우 등대 하나 지어놓고 교만을 떨다니 얼마나 우습고도 어리석은 일인가! 인간은 얼마나 연약한가! 정말 이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서 한갖 ‘미물’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에 인간이 만들어 놓고 영원히 자랑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인간의 자랑이고 교만이었던 타이타닉호가 조그만 빙하에 살짝 부딪쳤는데 결국에 가라앉아 버리지 않았는가? 우리 인간은 주 하나님 앞에 날마다 겸손해야한다. 주의 말씀을 두렵고 떨림으로 듣고 받아 다만 순종해야한다. 인간은 잘난 것 같아도 아무 것도 아니다. 다 죽어 흙으로 돌아가 흔적도 남지 않는다. 게다가 인간은 이 하나님 앞에 죄인이다. 영원한 심판의 대상이다. 하나님은 언제라도 어떤 모양으로라도 인간을 그 뜻대로 심판하실 수 있다. 그러니 인간은 더욱 하잖은 존재이다. 우리는 태풍을 통해서 이런 하나님의 음성을 들을 수 있다. ‘너희는 진실로 아무 것도 아니다’ 때로는 무서운 전쟁을 통해서, 때로는 전염병을 통해서, 때로는 가뭄으로, 기근으로 하나님은 우리가 아무 것도 아니란 것을 반복해서 깨닫게 하신다. 우리가 죽은 후 하나님은 우리를 심판하실 것이고 이 심판에서 정죄받는 자들은 영원한, 아주 영원한 불지옥에 떨어지고 말 것이다. 정말 인간은 하나님이 진노하시면 아무 존재도 아니다. 하나님은 지금 우리 인생들을 다만 참고 계실 뿐이다. 대저 하나님의 무한하신 긍휼과 자비만이 이 땅의 우리의 생명을 붙들어줄 뿐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 것도 자랑해서는 안된다. 우리에겐 자랑할 것이 전혀 없다. 세상에 의지할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우리의 피난처는 오직 여호와 하나님 뿐이다. 하나님이 보내주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유일한 구원이고 소망일 뿐이다. 우리가 주의 태풍의 날을 무엇으로 견딜까? “여호와여 나의 종말과 연한의 어떠함을 알게 하사 나로 나의 연약함을 알게 하소서 주께서 나의 날을 손 넓이만큼 되게 하시매 나의 일생이 주의 앞에는 없는 것 같사오니 사람마다 그 든든히 선 때도 진실로 허사 뿐이니이다(셀라) 진실로 각 사람은 그림자 같이 다니고 헛된 일에 분요하며 재물을 쌓으나 누가 취할는지 알지 못하나이다 주여 내가 무엇을 바라리요 나의 소망은 주께 있나이다.”(시편39: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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