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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바람에 날리는 겨와 같도다
새로 산 컴퓨터가 말썽을 일으켜 이를 수리, 교환하느라고, 그리고 주말제자 수양회 준비로 바쁘게 보냈다. ========================= 그대, 바람에 날리는겨와 같도다 =========================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의 집 물건들이 일반경매에 붙여지게 되었다. 전씨는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유죄가 확정되면서 2천2백5억원의 추징금을 선고받았는데 그가 이를 내지 못하자 그의 집과 물건 등 모든 것이 압류되어 선고추징금 환수 차원에서 경매붙이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전직 대통령이 쓰던 물건에 대한 호기심, 또 나름대로 여러 가지 이유로 이 경매에 참여했다. 감정가 30만원의 골프채는 9백만원에, 55만원에서 시작된 도자기 5점은 2천5백만원에, 서예 병풍 6점(3백70만원)과 동양화 6점(1백90만원)은 각각 2천만원과 2천50만원에 낙찰되었다. 3백60만원에 시작된 서양화 5점은 1천5백만원에 낙찰되었다. 그의 가전제품, 진돗개 두 마리도 경매에 붙여졌는데 이는 패키지 경매가 되면서 6백33만원에서 시작해 7천8백만원에 낙찰되었다고 한다. 사람들은 진돗개까지 주인에게 뺏어 경매붙이는 것은 좀 지나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개야 주인하고 어릴때부터 정들었는데 경매 붙여 판다고 그 진돗개가 새 주인의 개가 되겠느냐는 것이다. 어쨌튼 이런 것을 보면 이 추징금 환수를 위해 전 전 대통령의 물건 중 돈이 될만한 것은 다 압류, 경매에 붙인 것같다. 경매를 위해 전씨의 집에서 물건을 빼내가면서 그 집은 텅비어갔다고 한다. 그의 연희동 자택도 곧 경매에 붙여진다고 한다. 하늘을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말이 있었던 5공 세력의 주체가 이렇게 인생 결말 나는 것을 보니 모든 것이 사필귀정이지만 권력의 무상이란 말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많은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했던 5공 주체세력들은 다 어디갔는가? 그 아래 있던 많은 사람들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가? 현 정치가 중에서 5공 세력을 뒤로 해서 정치출세를 해온 사람들도 많은데 이들은 한 때 자신들이 몸담고 있던 5공의 몰락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일부 정치인들은 자신에게서 5공의 이미지, 5공의 표딱지를 떼려고 애쓰는가 보다. 그들이 구테타로 정권을 잡고 ‘정의 사회 구현’을 통치의 이념으로 삼고 사회 정화를 시킨다며 ‘사회 정화 위원회’도 만들었다. 심지어 동네에서 할일 없으셨던 우리 아버님도 정화 위원이셨었다. 거리에 깡패들을 없앤다며 삼청교육대를 만들었다. 그런데 말은 분명 정의인데 이때 삼청교육대로 억울하게 끌려간 사람들이 많았었다. 이제는 오랜 일이라 기억하고자 하니 가물한 것도 있지만 하여간 많은 사람들이 민주화를 위해 많은 고생을 했고 또 희생되었다. 요즘 신문을 보면 간간히 그때 그때 그 시절들의 엄청났던 사건들이 이제는 말할 수 있다는 식으로 그 진실이 폭로되고 있다. 사건 조작으로 억울하게 간첩누명을 쓰고 한 가족이 모두 그 긴 세월 동안 주변 사람들에게서 오해를 받고 인생을 망쳤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부산 다대포 간첩 사건도 초병이 잡은 것이 아니라 대북밀파공작원들이 잡은 것이라는 국회 증언도 나왔다. 많은 사건들이 거짓이었고 조작이었다. 자기들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시키기 위한 사회 분위기 조성을 위해 이렇게 만들어진 사건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도 그 당시 그들은 당당했고 ‘정의사회 구현’을 말했었다. 관공서를 가면 예외 없이 ‘정의 사회 구현’이라는 커다란 표어와 함께 전두환씨의 신념에 찬듯한 얼굴이 있는 큰 사진이 그 밑에 걸려 있었다. TV 뉴스 첫 소식에는 항상 대통령 전두환의 소식이 그의 얼굴과 함께 나왔다. 모든 매스컴들이 항상 그의 관한 기사를 써 첫머리에 올렸다. 요는 그가 ‘정의 사회 구현’아래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함이었다. 물론 언론이 자발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는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5공 비리를 캐기 위한 국회청문회에 불려나올 때만 해도 당당했다. 그가 나타나면 그의 아래 있던 많은 국회의원들이 그 앞에 머리 숙여 인사를 했다. 그는 여전히 boss 였다. 그가 국민 여론에 밀려 백담사로 가긴 가지만 그때도 그는 여전히 boss 였고 그의 주변에는 아직도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그런데 그가 대통령직에서 물러난지 1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주변에는 누가 있는지- 좀 있기는 하겠지만..... 그리고 그에게 지금 들이 닥친 것은 추징금 환수로 인한 경매- 이것이 모든 것의 끝은 아니겠지만 하여간 이번 경매는 이제는 아무도 그를 알아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리 없이 말해주고 있다. 어떤 사람의 재산이 경매에 붙여지면 보통은 지인이나 친척들이 이를 사서 원래의 주인에게 다시 되돌려 준다고 하는데 신문 보도를 보니까 이번 경우에는 그렇지도 않은가 보다. 그런데 사람들은 왜 그가 쓰던 물건을 사려고 이렇게 경매장에 나선 것일까? 저마다 다 자기 속셈과 이유가 있겠지만 어떤 사람은 그의 물건을 사 자식에게 역사의 교훈으로 남겨주려한다고 했다. 역사의 교훈? 그러면 전두환씨 그가 남긴 역사의 교훈은 과연 무엇일까? ------------ ... 오직 바람에 나는 겨와 같음이여(시편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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