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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서론(고쳐씀1)
이제부터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라는 제목으로 긴 글을 쓸 것이다. 어쩌면 이것은 대장정이 될지도 모른다. 주께서 함께 하시기만을 바랄 뿐이다. ----------------------------------------------------------------------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서론: 요한 세바스챤 바하가 작곡한 ‘마태 수난곡’이라는 것이 있다. 이 작품은 바하 생전에 단 한번도 연주되지 않은 채 도서관에 수장되어 있다가 1829년 3월 11일 베를린에서 20세의 청년 멘델스존에 의해 처음으로 무대에 올려졌다. 그의 음악은 장엄하였고 이를 듣던 청중들은 모두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렸다. 이때 이 음악회에 참석해 있던 당대 최고의 철학자 헤겔은 이렇게 말했다. “바하는 위대하고 진실한 신교도였으며, 강인하고 박식한 천재였다. 최근에서야 비로소 그의 음악을 완전한 형태로 감상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위대한 음악 속에 아리아 ‘베드로의 통곡’이 나온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대제사장들에게 잡혀갔을 때 흩어져 도망간 다른 제자들과는 달리 멀리서나마 예수님을 따라 혼자 대제사장의 집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때 한 여종이 그를 알아보고 “너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었도다.”하고 묻자 베드로는 이때 모든 사람 앞에서 “나는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지 못하겠노라”하고 말하였다. 그는 자신이 예수님의 제자임을 부인하였다. 이어 다른 여종이 그를 보고 거기 있는 사람들에게 “이 사람은 나사렛 예수와 함께 있었다.”하고 고발하자 베드로는 이때 맹세하고 자신은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고 부인하였다. 조금 후에 곁에 섰던 사람들이 나아와 베드로에게 “너도 진실로 그 도당이다. 네 말소리가 너를 표명한다”하고 말하자 이때 베드로는 저주를 말하며 맹세하며 말한다.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한다.” 몇 시간 전 예수님은 “오늘밤에 너희가 다 나를 버리리라’고 말씀하실 때 그는 큰 소리로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하고 대답했었다. 그러나 이때 예수님은 베드로의 이 고백을 받아들이지 않으시고 “내가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오늘 밤 닦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하고 말씀하셨다. 베드로의 반응이 어떠했는가? 그는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하고 자기 자신의 주님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누구보다도 분명하다며 큰소리 쳐 말한 것이다. 정말 그랬다. 누가 베드로만큼 예수님을 사랑할 수 있었으랴! 죽을 일이 있으면 주님과 함께 죽을지언정 주님을 배반한다는 것은 베드로에게 있어서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날 밤 여종 앞에서 예수님을 세 번 부인한 것이다. 그때 예수님이 말씀하신대로 닭이 울었다. 예수님이 베드로를 돌아보셨는데 이때 베드로는 주께서 “오늘 닭이 울기 전에 네가 세 번 나를 부인하리라”고 하셨던 말씀이 생각나 밖에 나가 심히 통곡하였다. 자기 입으로 ‘주는 그리스도시오 살아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마 16:16)하고 고백하고 누구보다도 주님을 더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주님과 함께 죽을 것도 다짐했지만 베드로는 그렇게 주님을 배반한 것이다. 하룻밤 사이에 그것도 세 번이나! 세상에서 이것처럼 슬프고 비통한 일이 있을까! 그렇게 사랑하는 주님을 내가 부인하다니. 주님에 대한 나의 열정과 충성은 다 어디 갔단 말인가! 하늘 아래 어떤 범죄가 이것보다 더 슬프고 심각할 수 있겠는가? 이것처럼 허망한 일이 있을 수 있을까? 베드로는 통곡할 수밖에 없었다. 그가 하나님 앞에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무슨 변명을 할 수 있겠는가. “하나님이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하는 말 외에는 말이다. 아래는 바하가 지은 ‘마태 수난곡’ 속에 나오는 베드로의 통곡 아리아 가사이다. ‘Have mercy, my God, for the sake of my tears! Look here, heart and eyes weep bitterly before you. Have mercy, have mercy! 하나님이여, 제 눈물을 보시고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 앞에서 아프게 통곡하는 내 이 심장과 이 눈을 보소서 하나님, 불쌍히 여기소서 불쌍히 여기소서.’ 무엇으로 주님을 부인한 죄를 씻을 수 있을까! 그 배반과 비겁함을 하나님 앞에서 어떻게 감출 수 있겠으며 그런 만큼 하늘 아래 어디에 발을 붙이고 살 수 있을까! 이때 우리가 할 수 있는 말이란 다름 아닌 “하나님이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이다. 죄인이 이 말 외에 하나님 앞에서 무슨 말을 할 수 있단 말인가? 사람이 그리스도께 신앙고백을 하고 또한 그의 은혜를 누렸건만 어떻게 주를 배반하고 그를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가? 또한 그 배반이 영적 생명에 얼마나 치명적인 것인지를 조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그런 일은 절대 있어서는 안된다고 말할 것이다. 당연한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는 닭이 울던 그날 밤의 바로 그 베드로다. 우리는 얼마나 허약한 자들인가? 얼마나 큰 모순 덩어리고 비겁하고 죄악된 존재인가? 세익스피어의 비극 ‘멕베드’에 이런 말이 나온다. When she had gone Macbeth looked with horror at his red hands. "Will all the water in the ocean wash this blood from my hands?" he muttered, and, after a pause, sadly answered his own question. "No, if I were to wash in the ocean my hands would turn the whole sea red." 그녀가 떠난 후 멕베드는 공포에 떨며 자신의 붉은 양손을 바라보았다. 그는 이렇게 중얼거렸다. “바다의 물을 다 가져 온다 해도 내 손의 이 피를 씻을 수 있을까?”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자기가 던진 그 질문에 슬프게도 이런 답을 하였다. “아니야. 바닷물로 씻는다면, 내 손이 온 바다를 피로 붉게 물들일 거야.” 우리의 이야기는 이렇게 죄에서 시작되고 죄로 인한 절망과 좌절 속에서 시작된다. 아주 먼 옛날 우리 조상 아담에게 잠깐 죄가 없을 때가 있었지만 그가 범죄한 후 우리에게 죄는 끊이지 않았고 우리는 죄가 주는 양심의 가책과 좌절 속에서 내던져지고 말았다. 죄를 싫어하면서도 죄를 즐기는 죄의 종 된 우리는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과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다. 우리는 죄가 주는 양심의 고통과 죄가 가져오는 심판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 절망과 좌절에서 속히 벗어나 영혼의 위안을 받고 싶다. 그런데 그것이 가능한 것인가? 죄로 패역해진 이 시대를 사는 우리 모두는 그동안 많은 죄를 짓고도 너무 뻔뻔하게 지내지 않았는가? 그러나 이제는 자기 양손에서 흥건히 흐르고 있는 붉은 죄를 바라볼 수 있어야한다. 그리고 멕베드같이 공포에 몸서리 치며 자신의 양손에 묻어 흐르는 붉은 죄를 어찌 씻어낼 것인가를 고민해야하고, 그리고 이를 세상의 어떤 방법으로도 씻어낼 수 없음을 깨닫고 절망해야한다. 권력이든, 돈이든, 출세이든, 정욕이든, 명예든 이 모든 것을 얻고자 하는 과정에서 내 양손이 저지른 죄를 생각해야하고, 시기와 미움, 배은망덕, 그리고 불경함과 하나님에 대한 천박한 비아냥 등을 생각하고, 우리는 자기 가슴에 손을 얹고 자신은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자신이 확실히 죄인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런 것으로 우리는 형제, 자매들의 마음에 지울 수 없는 상처와 모멸감을 주고, 그들 가슴에 슬픔과 억울함의 못을 박았다. 그것은 하나님이 금하시는 것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내면 깊은 곳에서 솟구쳐오는 주체할 수 없는 욕망 가운데서, 하나님께 대한 반역의 심정으로 그렇게 못된 짓을 하였다. 그리고 앞으로도 여전히 그짓을 할 것이다. 그래, 정말 앞으로도 여전히 그러할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그런 죄인이니까. 우리의 자의식 깊은 곳에는 우리가 죄인임을 고발하는 우리 자신의 음성이 있다. 우리가 죄인인 것은 누가 뭐라해도 우리가 안다. 우리의 죄를 고발하는 양심의 음성이 있기 때문이다. 아니 좀 더 정확히는 하나님이 우리 양심에 대고 그렇게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너는 죄인'이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우리의 자의식 속에 울려퍼진다. 이때 우리의 양심이 떤다. 자기 살자고 주의 이름을 한순간에 버린 베드로 안에서, 그 새벽 닭의 울음 속에서 이제 우리는 주님께 무슨 말을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는 이미 자기 손에서 뚝뚝 떨어지는 그 선명한 붉은 죄를 보며 멕베드의 고뇌에 찬 절규와 절망 속에서 죄인으로서의 자신의 실존을 발견하여야 한다. 그리고 이렇게 말해야 한다.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이것 밖에 할 말이 없다.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예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기주시는 길만이 우리가 살 길이다. 예수께서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실 때만이 우리 영혼은 구원을 얻을 수 있다. 예수께서는 십자가에서 우리의 죄를 위해 붉은 피를 흘려 죽어가면서 이렇게 기도하셨다. “아버지여, 저희를 사하여 주옵소서. 자기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함이니다.”(눅 23:34) 그리고 '다 이루었다'하시고 운명하셨다. 예수의 피 말고 무엇이 우리의 이 지독한 죄를 씻을 수 있으며 예수 말고 누가 우리를 용서해줄 수 있단 말인가! 예수가 아니고 누가 우리 죄를 위한 속죄의 피를 드릴 수 있단 말인가! 그래서 우리가 주께 드릴 수 있는 한마디 말은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이다. 그래서 이제부터 시작될 이야기는 심각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비참한 자들인가를 말해보는 시간이 될 것이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좋은 말을 할 시간이 없다. 자기 자신의 문제를 놓고 자위하고 자기를 합리화 할 시간이 없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심각한 죄인인가, 우리를 기다리는 하나님의 진노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를 생각하고 몸서리치며 엎드려야한다. 예수님 앞에 이렇게 말해야한다.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예수여, 우리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소경거지 바디매오는 사람들 사이를 헤쳐 달려가며 "다윗의 자손 예수여, 저를 불쌍히 여겨주소서."하고 외치고 또 외치면서 예수님을 따라갔다. 중간에 사람들이 시끄럽다고 그를 책망해도 그는 여전히 소리질렀다. 그리고 마침내는 예수님이 들어가신 집까지 따라가 "다윗의 자손 예수여, 나를 불쌍히 여겨주소서"하고 외쳤다. 소경의 슬픔과 한을 덜고자 바디메오가 예수께서 외친 그 절규는 우리에게서 마땅히 나와야할 그 절규와 비교가 될 수 없다. 그건 소경이 눈뜨고자 하는 데서 나온 것이라면, 지금 우리가 말하는 것은 '죄'와 '죽음'과 '심판'에 관한 것이다. 차라리 우리 문제가 소경인 것이기만 한 것이었다면 다행이었을 것이다. 우리 문제는 바다물을 다 끌여들여 씻는다 해도 조금도 씻겨지지 않는 절망의 '죄'문제인 것이다. 이것 때문에 우리가 심각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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