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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를 읽고
약 두 달 여간에 걸쳐 톨스토이의 대작 ‘전쟁과 평화’를 다 읽었다. 약 2400쪽에 이르는 실로 어마어마한 양을 자랑하는 책인데 가시적인 양만 방대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사상의 깊이와 크기는 더욱 어마어마하다. 소설 끝에 붙어있는 에필로그 2는 톨스토이의 역사철학을 피력하고 있는데 (이것만 60쪽에 달함) 어렵고 재미가 없어서 그냥 읽지 않고 소설 읽기를 끝마칠까 생각하다가 유혹을 이기고 끝까지 다 읽었다. 그런데 그 수확이 참 컸다. 애쓰며 읽었던 그 많은 소설의 내용이 깡그리 다 사라지고 오직 이 역사철학의 골자만 머릿속에 남아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강렬했다. 누구든 톨스토이의 작품 전쟁과 평화를 얘기할 때면 소설이 무지 길다는 얘기를 빼놓지 않고 한다. 그래서 도전할 엄두가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꼭 한 번 읽어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직접 읽어보면 톨스토이의 작품이 다양한 기관에서 추천도서 1위를 차지하고 그가 작가들의 작가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게 된다. 전쟁과 평화는 19세기 초 나폴레옹 침략 사건을 러시아의 여러 귀족 가정의 문제와 함께 그려낸 대하소설이다. 추위와 굶주림으로 프랑스군이 퇴각하자 전쟁은 끝이나고 나타샤는 아내를 잃은 피예르와 결혼을 하고 니콜라이는 안드레이의 여동생 마리아와 결혼을 하여 행복한 가정을 꾸리는 것으로 소설은 마무리 된다. 생명력이 넘치는 각각의 인물들은 역사적인 불행과 개인적인 불행을 통해 성숙해가고 성장해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들을 통해 사랑, 결혼, 죽음, 전쟁, 평화 등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이 작품을 통해서 크게 두 가지를 결론으로써 마음에 새기게 되었다. 첫 번째는 “역사적 사건은 한 개인(영웅이나 그 밖의 영향력 있는 인물들)이나 원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개인과 사건들의 총합으로 발생하며 그 원인은 인간의 지혜로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것이고(이것은 이 작품을 통해 톨스토이가 그토록 말하고자 했던 바이다.), 두 번째는 다소 진부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라는 것이다. *작품 속에서* 연민, 형제에 대한 사랑,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사랑, 우리를 증오하는 자에 대한 사랑, 적에 대한 사랑-그렇다, 이것이야말로 하나님이 지상에 설파하신 사랑이고.....(중략) 만약 내가 살 수 있다면 이것이야말로 내게 남은 유일한 것일 것이다. (3권 392쪽) 우리는 열과 전기, 원자의 상호작용이 왜 생기는지 설명하지 못하고, 달리 생각하지도 못하며, 당연히 그렇게 되어야 하니까 그렇다고, 그것이 법칙이라고 말한다. 역사적 현상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왜 전쟁이나 혁명이 일어날까? 우리는 모른다,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하기 위해 사람들이 일정한 결합을 형성해 모두가 참가한다는 것을 알 뿐이며, 그것은 그러한 것이다, 그것은 법칙이다, 라고 말한다.(4권50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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