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 '레위기'를 읽고
제사법과 규례들이 계속 나오기 때문에 레위기 읽기가 너무 지루했다. 성경통독 중 위기가 찾아왔다. 그래서 성경 이름이 레위기인가? 하는 우스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매주 레위기 말씀으로 설교를 하면 교인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이라는 농담도 있다고 한다. 그만큼 레위기는 성도들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성경에 속한다. 그렇지만 ‘하나님의 말씀인데 의미가 없겠으며 중요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읽다 보면 분명 레위기를 통해서도 은혜를 받게 된다. 레위기는 출애굽기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출애굽기가 성막의 완성으로 끝나는데 레위기는 “여호와께서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레1:1)로 시작한다. 성막이 완성된 후 모세를 부르신 하나님은 성막에서 드릴 제사법과 이스라엘이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지켜야 할 성결법에 대하여 알려주신다. 레위기의 핵심단어는 ‘거룩’이며, 주제는 “나 여호와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할지어다”(레11:45/19:2/20:26)이다. 출애굽하여 하나님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에게 거룩한 삶을 살아야 할 의무와 사명이 주어졌다. 이를 위해 하나님께서 각종 법규를 알려주시며 지키라고 하신 것이다. 각종 법규들이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속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하나님께서 이 규례들을 주신 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위한 것이다. 그들은 이 법들을 통해 우상숭배와 음란함이 가득한 이방 문화에 동화되지 않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정체성을 지키며 거룩한 삶을 사는 법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레위기 말씀을 통해 하나님을 경외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과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거룩한 삶, 구별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레위기에는 번제, 소제, 화목제, 속죄제, 속건제 다섯 가지의 제사법이 나온다. 육체의 생명은 피에 있고, 생명이 피에 있으므로 피가 죄를 속할 수가 있는데(레17:11) 하나님은 인간이 지은 죄를 짐승이 대신 담당하게 하셨다. 그래서 레위기를 읽으면 동물의 비명소리와 피 냄새가 진동하는 것만 같다. 구약시대의 사람들은 자신의 죄를 담당할 양과 소와 같은 짐승들을 죽이고 피를 흘리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아마도 죄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가 깨달았을 것이다. 동물의 피로 드려지는 구약의 제사제도는 장차오실 대속자 그리스도의 모형이요 그림자에 불과하다. 모든 인류의 화목제물이 되신 어린양 예수님은 그 피로 단 번에 영원히 모든 사람의 죄를 대속하여 주셨으니 이 얼마나 놀라운 은혜인가! 또한, 예수님으로 인하여 레위기에 나와 있는 세세한 정결법들을 다 지키지 않아도 되는 것도 얼마나 감사한가! 하나님께 나아갈 때 죽을까 염려하지 않고 예수님을 통해 언제든지 담대하게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으며 하나님을 예배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다. 레위기를 읽으며 나에게 예수님이 계셔서 얼마나 다행이며 얼마나 감사한지를 깊이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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