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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양원'(규장 신앙위인 북스 4)을 읽고
(오병학 지음, 규장출판사, 199쪽) 규장 신앙위인 북스 시리즈 중의 한 권인 이 책은 중고서점에 갔다가 눈에 띄어서 사서 읽어보게 되었다. 규장 신앙위인북스 시리즈는 청소년들이 바른 신앙과 인격을 배우고 하나님 나라의 주인공으로 자라게 되기를 소망하며 펴낸 책들인데 꼭 청소년이 아니더라도 어린이나 성인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고 생각이 된다. 손양원 목사님은 나환자들이 모여사는 애양원에서 사역하셨고 자신의 두 아들을 죽인 공산당 청년을 양자로 삼은 분으로 익히 들어서 알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조금더 구체적으로 이 분에 대해 잘 알게 되어서 좋았다. 손양원 목사님은 1902년 경상남도 함안군에서 가난한 농사꾼 집안에서 태어나셨다. 지인의 권유로 예수를 믿은 아버지를 따라 일곱 살 때부터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어머니는 처음에는 회의적이었으나 중병에 걸렸다가 기도로 나은 후 예수를 믿기 시작했다. 오늘날 우리가 “그 사람들은 예수를 믿는다”, 혹은 “나는 예수를 믿는다” 라고 말할 때 예수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 그 무게감과 많은 사람들이 예수가 누군지도 모르고 예수를 믿는다고 하면 동네에서 난리가 나던 그 옛날에 예수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는 사뭇 다르다. 지금은 예수를 믿고도 자기 인생의 주인은 자기요 자기 마음대로 살지만 옛날 사람들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 예수가 자신의 전부요, 예수를 위해서는 모든 것을 바칠 각오가 되어 있고 실제로도 그렇게 산다는 것을 의미했다. 손양원 목사님의 부모님, 손양원 목사님과 사모님, 그리고 손양원 목사님의 자녀들까지 3대가 예수를 믿었는데 그들은 모두 예수를 믿다 순교할 각오를 하고 예수를 믿었으며 실제로도 모두가 예수를 믿고 순교를 했다. 이 책을 통해 손양원 목사님의 신앙뿐만 아니라 그분의 부모님과 그분의 자녀들의 신앙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그분들의 신앙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화를 한 가지씩만 들자면 다음과 같다. 손양원 목사님의 아버지인 손종일 장로가 섬기던 교회에서 새 교회당 건축을 위한 헌금을 모으고 있었다. 드릴 헌금을 말하여 적는 시간에 맨 먼저 손종일 장로가 벌떡 일어나더니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고 큰 소리로 “나는 우리 논 다섯 마지기 가운데 교회당 건축을 위하여 세 마지기를 바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웅성거림이 일어났는데 얼마 뒤 부인도 벌떡 일어나 서슴지 않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내가 우리 집안에 시집온 이래로 함께 노력해서 논 두 마지기를 사서 보탰는데 나는 그 두 마지기를 바치겠습니다.” 그러니까 부부가 자신들의 전 재산인 논 다섯 마지기를 전부 다 바치겠다는 말이다. 사람들은 “제정신으로 하는 소릴까?”라고 했으며 동네 사람들은 “그 집안 예수 믿다가 망했군 그래”라고 피잔을 퍼부었다. 이에 대해 손종일은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 망하는 길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요. 하루 아침에 전 재산이 불타서 망하는 경우도 있고, 때로는 몹쓸 병이 들어서 재산을 다 날려버리는 경우도 있고, 또 남의 속임수에 넘어가 돈과 재산을 다 빼앗겨 망하는 경우 등 별별 일들이 다 있습니다. 그런데 나는 하나님의 교회당을 지으려고 망했으니 얼마나 장한 일입니까. 나는 망해도 교회당은 언제까지나 우뚝 버티고 서 있을 테니 말입니다. 망하는 것도 나름이지요 그래서 나는 이번 내가 망한 일을 두고서 도리어 기뻐하고 있답니다.” 라고 말하며 마을 사람들의 입을 단번에 막아버렸다. 손종일의 살림살이는 더 구차해졌다. 그런데 얼마후 일본에서 동생 손문준이 대지진 복구와 구호사업에 열심히 참여한 공로로 당국에서 표창과 함께 많은 상금을 주었다며 그 돈을 형님인 손종일 장로에게 보내주었다. 그 돈은 교회당 건축에 바친 논 다섯 마지기 값보다 더 큰 돈이었다. 1948년 여순사건 때 좌익세력들이 손양원 목사님의 두 아들인 손동인, 손동신이 사는 곳에 들이닥쳐 두 형제를 사정없이 때리고 끌고 갔다. 그 당시 두 형제가 죽어가는 광경을 목격한 사람의 말에 따르면 폭도들이 두 형제를 사정없이 치면서 끌고 가는데도 불구하고 두 형제는 그들에게 예수를 믿으라고 열심히 전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예수를 버리겠다고 한 마디만 하라는 그들에게 동인은 단연코 거절했고 어서 죽이라고 했다고 한다. 동생 동신이는 형 대신 나를 죽이라고 했는데 그들은 둘 다 죽였다. 동인은 “회개하고 예수를 믿으라”는 말을 남기고 쓰러졌다. 이런 이야기를 다 전해들은 손양원 목사님은 두 아들의 죽음에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하나님 앞에서 의젓하게 죽어간 아이들이 자랑스러운 마음이 든다고 했다. 그리고 두 아들을 죽인 자가 혹시 체포당하게 되면 그가 절대로 처형당하지 않도록 발 벗고 나설 것이고 반드시 그를 회개시켜 예수를 믿도록 만들 것이며 이미 죽은 자신의 아들 대신 그를 양자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그대로 실천했다. 손양원 목사님의 부인은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했지만 기도를 간절히 드린 후 원수를 용서하고 사랑하는 이 힘겨운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로부터 1년여 뒤 6.25 전쟁이 일어났는데 많은 이들의 피난 권유에도 불구하고 손양원 목사님은 교회와 성도들을 지키다가 인민군에게 체포되어 1950년 9월 28일에 순교하셨다. 손양원 목사님은 일제 강점기 때 신사참배 거부로 6년여간 감옥에 갇혀 계시다가 해방과 함께 석방되기도 하셨었는데 그는 평소에도 이런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나는 강단에서 설교하다 죽거나, 노상에서 전도하다 죽거나, 골방에서 기도하다 죽거나 할지라도 절대로 안방에 누워 약사발 들고 죽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버지와 두 아들이 신앙을 위한 순교자들이 되어 한 자리에 나란히 묻혔다. 예수에 중독된 사람, 예수 없이는 못 사는 사람, 예수로 인해 순교한 손양원은 ‘예수 중독자’라는 다음과 같은 글을 남겼다. 나 예수 중독자 되어야 하겠다 술 중독자는 술로만 살다가 술로 인해 죽게 되는 것이고 아편 중독자는 아편으로 살다가 아편으로 인해 죽게 되나니 우리도 예수의 중독자 되어 예수로 살다가 예수로 죽자 우리의 전 생활과 생명을 주님 위해 살면 주같이 부활된다 주의 종이니 주만 위해 일하는 자 되고 내 일 되지 않게 하자 저자의 말을 적는 페이지에 저자가 “행함이 없고 사랑이 없는 오늘의 그리스도인들의 연약한 믿음에 큰 도전이 될 것입니다.”라고 썼는데 정말 그러하다. 성경 말씀을 알면서도 행함이 없고 사랑이 없는 연약한 나를 돌아보게 되었고 손양원 목사님과 그 가족분들의 믿음에 도전을 받게 되었다. 앎과 행함이 일치하는 신앙인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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