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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작성자 Jesuslove
ㆍ작성일 2016-03-21 (월) 21:46
ㆍ추천: 10  ㆍ조회: 1855      
ㆍIP: 211.xxx.18
찰스 디킨스의 ‘두 도시 이야기’를 읽고

(출판사 – 어문각)

    영국에는 2명의 세계적인 대문호가 있다. 한 명은 윌리엄 셰익스피어이고 다른 한 명은 찰스 디킨스이다. 그런데 셰익스피어는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데 디킨스는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사람들이 찰스 디킨스를 모른다고 하면 나는 ‘크리스마스 캐럴’을 쓴 작가라고 말해준다. 그렇게 말해줘도 상대방이 잘 모를 땐 ‘스크루지 영감 나오는 거 말이에요’라고 말해주면 그제야 사람들이 ‘아~’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 작품 ‘두 도시 이야기’는 프랑스 혁명을 배경으로 런던과 파리를 무대로 쓴 스케일 큰 역사소설이다. 당시 프랑스에서는 귀족들의 평민들에 대한 학대가 일상적으로 행해졌다. 의사인 마네트 박사는 죽어가는 환자를 치료하다가 어느 후작의 잔인한 행위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실을 정부에 알리려고 하다가 후작에게 발각되어 18년간을 바스티유 감옥에서 비참하게 보내다가 풀려난다. 후작은 이미 죽었다. 그런데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철천지원수인 후작의 아들인 샤를 다네가 이런 사정을 모른 상태에서 마네트 박사의 딸에게 반하여 청혼을 한다. 마네트 박사는 자신의 사위가 원수의 자녀라는 것을 알고 괴로워하지만 딸을 사랑하여 자신의 증오심도 내려놓고 둘의 결혼을 허락하고 그들은 모두 영국에 정착하여 행복한 나날들을 보낸다. 한편 오랫동안 귀족들의 학정에 시달리던 프랑스 시민들은 자유, 평등, 박애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며 혁명을 일으킨다. 그리고 혁명이란 이름으로 귀족들을 모조리 잡아 죽인다. 프랑스인인 샤를 다네는 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영국으로 건너가 결혼하여 살고 있었다. 그런데 프랑스에 있던 샤를 다네의 하인이 사형선고를 받고 죽기 직전이라며 도와달라고 편지를 써 샤를은 그 하인을 구하기 위해 위험한 프랑스로 들어갔다가 곧 시민들에게 붙잡혀 사형선고를 받는다. 샤를은 선량한 귀족이었지만 복수의 광기에 사로잡힌 시민들은 그가 귀족이라는 이유로 그를 죽이는데 혈안이 돼 있다. 샤를이 그들이 추앙하는 마네트 박사의 사위라는 사실도 통하지가 않는다. 시민들의 선봉에 서서 샤를을 기필코 죽이려고 하는 인물은 드파르주 부인인데 그 까닭은 드파르주 부인의 아버지와 언니, 남동생이 샤를 다네의 아버지와 숙부의 손에 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마네트 박사의 딸이자 샤를 다네의 부인인 마네트 양을 사모해오던 변호사 시드니 카턴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그녀의 남편 대신 죽기를 자청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진다. (샤를 다네와 시드니 카턴은 외모가 놀랍도록 비슷하다. 그래서 시드니 카턴은 자신이 샤를 다네인 것처럼 변장하여 대신 감옥에 들어가 사형 당했다. 정말 놀라운 희생적인 사랑이다.)
    마네트 박사와 드파르주 부인은 둘 다 불의에 희생당한 억울하고 불쌍한 사람들이었다. 그런데 마네트 박사는 딸을 위해 자신의 복수심조차 내려놓고 후작의 자녀를 받아들였고, 드파르주 부인은 원수의 자녀를 철저히 응징하고자 했다. 그녀는 원수의 자녀 뿐 아니라 원수의 자녀의 자녀까지도 모조리 죽이려고 하였다. 각각의 선택으로 마네트 박사는 평화와 행복을 얻었고, 드파르주 부인은 마네트 가족을 지키려던 하인의 손에 죽임을 당하였다. 원래는 억울한 피해자였는데 그 억울함을 풀려고 복수를 하자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상황이 아이러니하다. 죄를 지은 당사자에게만 벌을 내려야 하는데 연좌제를 적용한 것이 잘못이었다. 이 소설을 읽으며 복수는 상대방이 아니라 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원수 갚는 것은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고 성경에서도 말하고 있지 않나. 이 소설은 긴 편인데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가 없어 중반까지도 읽을 때 좀 지루했다. 후반부에 들어서서야 마치 추리소설같이 전개가 흥미진진해지고 사건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생각지도 못 할 엄청난 비밀을 꼭꼭 숨겨두었다가 후반부에 짠하고 터뜨려 사람들을 놀래 키는 것이 디킨스 소설의 특징이다.)문체가 만연체라 글이 술술 읽히지도 않았지만 세계적인 대문호에 대한 애정과 존경심으로 작품을 끝까지 읽을 수 있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숨 가쁘게 일어난 일들이 생생하게 느껴지고 그 웅장함에 압도당하게 되는 작품이다.
이름아이콘 mk
2016-03-25 22:52
 잘 읽었습니다. 대학 때 읽어보겠다고 영어로 된 것 책만 사놓고 끝내 못읽었는데 오늘 요약이 잘 된 글을 읽어 감사합니다. 디킨스 다운 소설 내용이네요. 뒷부분은 내용이 정말 아슬아슬했겠어요. 위대한 사랑과 무지한 죄와 폭력이 잘 대조되어 나타난 소설 같네요. 기회나면 한번 정독하면 좋겠어요. 마음의 양식이 되는 좋은 글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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