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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을 읽고
(출판사 – 문학동네) 러시아 작가 투르게네프의 ‘아버지와 아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지주인 니콜라이에게 아르카디라는 아들이 하나 있다. 학업을 마친 아르카디는 친구 바자로프와 함께 고향에 돌아온다. 아내를 여읜 니콜라이는 독신인 형, 파벨과 살고 있는데 니콜라이와 파벨은 ‘아버지 세대’를 대표하고 아르카디와 바자로프는 ‘아들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들로서 이 두 세대는 사회 문제(농노해방과 진보, 자유주의, 유물론, 문학과 예술, 철학, 자연과학 등)에 대해 의견의 차이를 보인다. 이 소설의 원 제목은 ‘아버지들과 아이들’이라고 한다. 즉 한 가족의 문제가 아닌 사회 전체로서 세대간의 갈등과 이념의 차이를 다루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네 사람의 관계 중에서 특히 파벨과 바자로프가 서로를 증오하면서 날카롭게 충돌하는데 둘은 결국 결투를 벌인다. 그 결과 파벨은 부상을 입고 바자로프는 아르카디의 집을 떠난다. 아르카디와 바자로프는 친구로서 같은 세대이지만 둘 사이에서도 이견이 생겨 둘은 헤어져 각자의 길을 간다. 바자로프는 낭만이나 사랑 이런 것들을 부정하는 사람인데 자신의 사상과 모순되게도 그는 한 여인을 사랑하지만 그 여인에게서 사랑받지 못 한 채 병에 걸려 죽고 만다. 반면 아르카디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여 행복하게 산다. 이 소설에서 가장 핵심적인 인물은 바자로프 라고 할 수 있는데 아르카디는 바자로프를 니힐리스트라고 칭한다. 니힐리스트는 “어떤 권위도 인정하지 않고 모든 것을 비판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사람”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꼭 좋은 태도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자로프는 아버지 세대에서 숭배했던 예술과 시들을 모두 부정하고 철학과 사랑은 쓸데없는 낭만주의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아르카디는 합리적인 비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비판을 위해 비판을 하는 사람 같았다. 특히, 윗세대를 공경할 줄 모르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전혀 수용할 줄 모르며, 냉소적으로 비판하고 자신의 의견만 옳다고 주장하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바자로프가 어떤 농군과 대화를 나눈 뒤에 떠나자 다른 농군이 와서 그 농군에게 무슨 얘기를 나눴느냐고 물었는데 바자로프와 대화를 나눈 농군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그저 몇 마디 지껄이더군. 쓰잘 데 없는 얘기를 하고 싶었던 게야. 지주야 뻔하지 않나. 지가 뭘 알겠어?” “그려, 알 리가 없지!” 그리고 이어서 바자로프를 평하는 다음과 같은 말이 나온다. ‘농군들과 얼마든지 이야기를 할 줄 안다던 바자로프, 그 자신만만한 바자로프도 농군들이 볼 때는 한낱 광대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바자로프는 이것을 꿈에도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바자로프는 자기가 다 옳고 잘났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이 보기에는 그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재밌는 대목이라고 생각하여 적어보았다. 그에게 훌륭한 면모도 있을텐데 내가 바자로프에 대한 평을 너무 박하게 했나 싶기도 하다. 한 쪽으로 너무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 그의 긍정적인 면도 생각해보자면 바자로프 같은 사람들 덕분에 실용적인 학문이 발달하고 비판적인 사고력 덕분에 진보적인 일들이 일어나는 등 긍정적인 결과들이 있는 것 같다. 이 소설을 읽고,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의 말도 귀 기울여 들을 줄 아는 자세를 가져야하며 나의 생각만이 옳다는 위험한 생각을 경계해야겠다고 생각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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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무
북웜
종된겸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