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BF > 안암 > 컬럼 > 나는 독서왕(2세 환영!!!)

ㆍ작성자	Jesuslove
ㆍ작성일	2015-12-22 (화) 21:05

ㆍ추천: 1 ㆍ조회: 3821

ㆍIP: 121.xxx.246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를 읽고
(출판사-숲)
오디세이아는 ‘오디세우스의 이야기’라는 뜻으로 고대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의 대서사시이다. 이타카의 왕 오디세우스가 그리스 연합군과 함께 트로이 전쟁에서 승리한 뒤 고국에 귀향하기까지의 험난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트로이 전쟁 내용을 다룬 것은 일리아스이고 오디세이아는 트로이 전쟁 후부터 고향에 귀향하기까지 있었던 일들을 다룬다. 고향을 떠나 트로이를 점령하기까지 10년이 걸렸고 트로이에서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 또 10년이 걸렸다. 즉, 고향을 떠나 다시 돌아오기까지 총 20년이 걸린 셈이다. 그러니 기다리는 부인이나 가족들은 오디세우스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하염없이 기다리다 지쳐가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 것인지 고민에 빠진다. 그리고 부인 페넬로페의 미모가 아름다운지라 수십 명의 구혼자들이 그의 집에 드나들며 끈질기게 아내에게 구혼을 하고, 계속해서 잔치를 벌이는 등 오디세우스의 가산을 탕진한다. 그러나 결국 오디세우스는 여러 죽을 고비를 넘기고 고향에 도착해 아내에게 구혼한 자들에게 복수를 하는 것으로 결말이 난다. 오디세우스는 용맹할 뿐만 아니라 매우 뛰어난 지략가이다. 트로이를 함락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트로이 목마도 그가 고안하였다고 한다. 다음과 같은 이야기 한 토막에서도 그의 지혜가 빼어나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귀향 도중 외눈박이 거인에게 잡혔을 때 거인이 오디세우스에게 ‘너의 이름은 무엇이냐’고 묻자 오디세우스는 ‘나는 아무도 아니오’라고 대답하고 창으로 거인의 눈을 찌른다. 비명 소리를 듣고 주변에서 거인의 친구들이 모여들어 ‘누가 너의 눈을 찔렀느냐’고 묻자 외눈박이 거인이 ‘아무도 아니야’라고 말하여 친구들이 그냥 돌아가 무사히 탈출했다는 이야기에서는 정말이지 웃음이 나왔다. 오디세우스의 지혜는 신들도 당해내기 힘들다고 적혀있는데 나는 그가 영웅은 영웅이되 멋있고 카리스마 있는 영웅이라기보단 좀 능글맞은 영웅같이 생각된다. 고향에 돌아가서도 바로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변장을 하여 아내의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닌지 떠 본 뒤 아내의 마음이 변하지 않은 것을 확인한 뒤에야 비로소 자신을 밝힌다. 사막 한가운데에 떨어뜨려놔도 어떻게 해서든지 살아남을 것 같은 사람. 북극에 가서도 냉장고를 팔 것 같은 사람. 보험을 판매하는 일을 하면 보험 판매왕이 될 것 같은 사람. 그런 사람이 바로 오디세우스이다. 뛰어난 생존능력과 문제해결능력은 그에게서 가장 배우고 싶은 점이다.
서구에서 문자로 기록된 문학작품 중 가장 오래된 작품(기원전 8세기경)이고 서구문학의 근원적인 정신을 담고 있다고하니 한번쯤 읽어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나싶다. 이 작품의 특징 중 하나는 반복되는 구절이나 문장이 많다는 것인데 청중을 위해 음송 시인이 읊었던 시행들이기 때문이란다. 예를 들면 ‘이른 아침에 태어난 장밋빛 손가락을 가진 새벽의 여신이 나타나자’라는 구절이나 ‘고귀한 오디세우스는’, ‘지략이 뛰어난 오디세우스는’, ‘흰 팔의 페넬로페는’ ‘제우스께서 양육하신 메넬라오스여’,‘금발의 메넬라오스가’등의 수식어구가 500페이지가 넘는 책 속에서 인물이 언급될 때마다 계속 반복된다. 그래서 읽을 때 지루한 감이 좀 있었다. 그리고 인간사에 개입하는 그리스 신들이 나오는데 능력 면에서는 전지전능하지만 성품 면에서는 인간과 별반 다르지 않은 신들을 보며 그리스인들은 왜 신을 그런 모습으로 생각했으며 인간적인 신들을 왜 숭배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 작품의 주제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방랑과 귀향’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는 오디세우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옛날 많은 사람들의 삶이 그러하였고, 오늘날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인간 삶의 원형이 아닌가 싶다. 나도 아침에 출근할 때마다 오늘하루도 무사히 마치고 빨리 다시 집으로 돌아가 쉬고 싶다는 생각을 간절히 한다. 그리고 집에 다시 돌아왔을 때, 하루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게 해 주심에 감사기도를 드린다. 동역자의 무사귀환도 마찬가지 심정으로 감사하게 맞는다. 인간으로 태어나 갖가지 우여곡절을 겪으며 이 험난한 세상을 살아가는 것 자체가 대단한 모험이 아닐까. 지금 이 순간도 삶의 여러 문제들 속에서 끙끙대고 있는 나는 하늘에 있는 본향을 사모하며 오늘 하루도 이렇게 지나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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