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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읽고
(칼 뉴포트 지음/ 김태훈 옮김/ 세종 출판사/초판1쇄 2019년 5월 28일, 초판 4쇄 2022년 9월 22일/294쪽/16,000원) 평소에 SNS를 안하고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많이 안 쓰기는 하지만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쓰는 시간을 더욱 줄이고 싶어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또한 나에게 왜 그런 것을 안 하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전문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이유를 말해줄 수 있고, 나 스스로도 나의 결정에 더욱 확신을 가지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다. 저자인 칼 뉴포트는 조지타운대학교 컴퓨터공학과 부교수이며 분산 알고리즘 이론을 연구한다. 다트머스 대학교를 최우수 장학생으로 졸업하고 MIT에서 컴퓨터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미국 아이비리그 우등생 클럽인 파이 베타 카파의 회원이었으며, 학습전문가로서 다수의 텔레비전과 라디오 방송에 출연했다. 베스트셀러 <딥 워크>를 비롯한 6권의 책을 쓴 저술가로, TED 강연 <소설 미디어를 끊어야 하는 이유>는 50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책은 크게 2개의 파트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 번째 파트에서는 왜 디지털 미니멀리즘이 필요한지를 설파하고 두 번째 파트에서는 디지털 미니멀리즘 실천 전략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다음은 책에서 중요한 부분을 발췌하여 적은 것이다. 각종 온라인 도구는 피로를 초래하는 중독적인 과용부터 자율성을 저해하고, 행복감을 약화하고, 어두운 본능을 자극하고, 더 가치있는 활동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능력까지 여러 우려스러운 측면이 있다. 사람들은 전자기기의 노예가 된 것 같은 기분에 시달린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우리가 디지털 도구와 맺은 관계에서는 더 적은 것이 더욱 나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리킨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은 온라인에서 시간을 보낼 때 자신이 소중히 여기는 것들에 도움이 되며, 신중하게 선택한 소수의 최적화된 활동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모든 활동은 기꺼이 놓치는 기술 활용 철학이다. 기술 옹호자들의 주장은 옳다. 그러나 그들 역시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우리를 갈수록 조심스럽게 만드는 것은 온라인 도구들의 효용이 아니다. 신기술은 우리가 행동하고 느끼는 양상을 좌우하며, 종종 더 가치 있는 다른 활동들을 희생시키면서 건강하지 못한 수준으로 거기에 매딜리도록 강요한다. 다시 말해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은 통제력을 잃었다는 느낌이다. 문제는 유용성이 아니라 자율성이다. 스타트업 창업자에 구글 엔지니어이던 트리스탄 해리스는 기술업계의 익숙한 경로에서 벗어나 내부고발자가 되었다. 해리스는 인터뷰 초반에 스마트폰을 든 채 이렇게 말했다. “이건 일종의 슬롯머신입니다. 제가 스마트폰을 확인하는 건 슬롯머신을 돌려서 뭐가 나올지 보는 것과 같으니까요. 사람들이 최대한 오래 제품을 사용하도록 만들기 위해 (기술기업들이) 동원하는 온갖 기법이 있습니다. 실리콘 밸리는 사람들을 프로그래밍합니다. 흔히 기술은 중립적이라고 말합니다. 그걸 어떻게 활용하는지는 우리에게 달려 있다는 거죠. 사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기업들은 당신이 특정한 방식으로 그리고 오래 자신들의 기술을 활용하기를 원합니다. 그래야 돈을 버니까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신경제학은 산업시대에 개발되었다. 그러나 그의 근본적인 통찰은 지금의 디지털 환경에도 잘 적용된다. 디지털 미니멀리즘의 첫 번째 원칙은 잡다함이 대가를 수반한다는 것이다. 트위터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구축한 덕분에 가끔 새로운 인연과 아이디어를 얻는 작은 이익을 취하려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주의를 희생해야 하는가? 잡다한 것이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신 앱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작은 혜택에 유혹당하면 우리가 가진 가장 중요한 자원, 바로 삶의 시간이라는 비용을 잊어버리기 쉽다. 그래서 소로의 신경제학은 지금 의미가 대단히 크다. 링컨은 고독을 소중히 여겼다. 링컨이 홀로 생각하는 시간은 전시의 힘든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했다. 따라서 약간 과장하면 고독이 나라를 구했다고 말할 수 있다. 링컨 같은 역사적 인물이나 비슷하게 중대한 결정에 직면한 사람들만 혼자 있는 시간의 혜택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 모두가 정기적으로 누리는 고독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은 고독이라는 용어를 신체적 고립과 연계한다. 이런 정의에 따르면 속세에서 멀리 떨어진 오두막에서나 고독을 누릴 수 있다. 반면 케슬리지와 어윈은 고독과 관련해 환경이 아니라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 중요하다고 설명한다. 그들이 정의하는 고독은 정신이 외부에서 입력되는 정보로부터 자유로운 주관적 상태다. 학계는 혼자 생각에 잠기는 시간의 중요성을 뒤늦게 깨달았다. 영국의 임상심리학자인 앤서니 스토는 1988년에 발표한 획기적 저서 <고독의 위로>에서 이런 문제를 바로 잡았다. 스토의 지적에 따르면 1980년대에 정신분석학은 친밀한 대인관계의 중요성에 집착한 나머지 그것을 가장 중요한 행복의 원천으로 보았다. 그러나 스토가 역사를 연구한 결과 이 가설은 옳지 않았다. 그는 에드워드 기번의 다음과 같은 말투로 책의 서두를 열었다. “대화가 이해를 풍요롭게 한다면 고독은 천재의 학교다” 다른 사람과의 친밀한 교류 못지 않게 고독도 행복과 생산성을 위해 그만큼 중요할 수 있다. 여러 사례를 통해 볼 때 명확한 결론은 사회성에 정기적인 고독을 곁들이는 일이 인간으로서 행복을 누리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지금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현재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고독이 모조리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은 잠깐의 한눈 팔기로 그나마 남은 고독의 순간마저 없애버렸다. 스마트폰이 있으면 조금만 지루해도 앱이나 웹사이트를 흘긋 훔쳐볼 수 있다. 스마트폰 시대에 고독이 소멸하는 데 대한 논의가 복잡해지는 부분적인 이유는 그 심각성을 과소평가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이 휴대전화를 과도하게 쓴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나 그 영향력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찰보다 소통을 중시하는 태도는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무엇보다 고독을 회피하면 고독이 안겨주는 긍정적인 혜택을 놓치게 된다. 복잡한 문제를 명확하게 파악한다거나, 감정을 다스린다거나, 도덕적 용기를 얻는다거나, 관계를 다지는 등의 혜택 말이다. 그래서 고질적인 고독 결핍(외부에서 입력되는 정보에서 벗어나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거의 갖지 못 하는 상태)에 시달리면 삶의 질이 나빠진다. 행복을 누리는 데 고독이 필요하다는 전제를 받아들이면 이런 질문이 자연스럽게 뒤따른다. 고도로 연결된 21세기에 어떻게 충분한 고독을 누릴 수 있을까? 여기에 답하려면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 지은 오두막에서 뜻밖의 통찰을 구할 수 있다. 소로가 자기 의지대로 살기 위해 숲속으로 들어간 것은 고독을 추구한 전형적인 예다. 그러나 소로가 머문 오두막은 사실 숲속이 아니라 사람의 왕래가 많은 도로에서 보이는 공터에 있었다. 오두막이 있는 곳에서 30분만 걸으면 콩코드 읍내로 나갈 수 있었다. 그래서 소로는 정기적으로 읍내로 나가 음식을 먹거나 사람들을 만났다. 가족과 친구들도 소로의 오두막을 자주 방문했다. 소로는 고독과 교류를 혼합한 생활을 한다는 사실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았다.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추구한 것은 고독과 교류를 오가는 능력이었다. 그는 호수에 낀 얼음을 바라보며 혼자 생각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겼다. 그러나 동시에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지적 자극을 받는 일도 중시했다. 이처럼 고독과 교류를 주기적으로 오가는 일은 고독 결핍을 잘 이겨낸 사람들에게서 종종 발견되는 해결책이다. 소셜 미디어를 많이 쓸수록 오프라인 교류에 할애하는 시간이 줄어들며, 그만큼 많은 가치를 잃게 된다. 그 결과 소셜 미디어를 과다하게 쓰는 사람들은 외로움과 불행에 시달릴 확률이 높다. 친구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포스트를 올리거나 인스타그램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는 데서 얻는 작은 행복으로는 현실 세계에서 친구와 시간을 보내지 않는 데서 생기는 커다란 손실을 전혀 메울 수 없다. 진정한 디지털 미니멀리스트는 디지털 소통 도구를 무조건 쓰지 않는 것이 아니라 더 현명하게 써야 한다는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본다. 디지털 화면에서 보내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서는 여가의 질을 높여야 한다.(즉, 화면에서 보내는 시간 대신에 그 시간을 더 좋은 활동에 쓰도록 계발해야된다는 말이다.) 예를 들면, 독서, 공예활동, 운동, 악기 배우기, 사교 모임 참여 등이 있다. ‘주의 경제’는 소비자의 주의를 끈 다음 광고주들에게 팔아서 돈을 버는 업종을 말한다.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의 핵심 자원인 ‘주의를 끄는 일’은 석유를 채취하는 것보다 가치가 훨씬 높아졌다. 페이스북 같은 기업들은 이 목적을 이루려고 주의 공학이라는 분야를 개척했다. 그들은 심리적 취약점을 공략해 사용자들이 의도한 것보다 훨씬 오래 소셜 미디어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드는 방법을 찾아냈다. 사용자들이 충동적으로 소셜 미디어에 매달리게 된 것은 우연이 아니라 디지털 주의 경제를 운용하는 근본적 전략의 결과다. 이 책에서 알려준 디지털 미니멀리즘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전략들은 내가 대부분 알고 있거나 실천하고 있는 것이어서 여기에 기록하기를 생략했다. 이 책을 통해 ‘주의 경제’가 정말 무서운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저자가 말한것처럼 다른 것으로 대체 불가능하고 꼭 필요하고 내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하는 핵심가치를 뒷받침해 줄 경우에만 한정해서 조심스럽게 디지털 기기와 프로그램을 사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의 경우는 교회 홈페이지에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리뷰를 올리는 것과 이메일과 문자를 확인하는 것이 이에 해당된다. 그리고 이메일과 문자를 확인하는 횟수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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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웜
종된겸손
이창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