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프라임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를 읽고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학은 지성의 상아탑이 아니라 취업의 전진기지다. 질문하고 고민하고 배움에 정진해야 할 청춘들이 진정한 배움을 잃고 학점과 스펙 관리, 아르바이트, 경쟁 등으로 팍팍한 현실을 살아가고 있다. 2014년도에 EBS 다큐프라임에서는 이러한 현실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고자 <왜 우리는 대학에 가는가>라는 프로그램을 만들었고 이를 책으로 묶어서 냈다. 이 책은 크게 3부로 구성되어있다. 제 1부는 질문과 토론이 사라진 강의실, 학점과 취업 경쟁에 내몰리는 청춘들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진단하였고, 제 2부에서는 5명의 취업준비생들의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란 무엇인지 묻고 답하였다. 마지막으로 제 3부는 질문하고 소통하는 방식을 통해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인지 알려주었다.
2010년 9월, 서울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마지막 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폐막 연설을 끝내고 나서 돌발적으로 “한국 기자들에게 질문권을 드리고 싶군요”라고 제안을 하였다. 이는 개최국 역할을 훌륭히 해낸 한국에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한 배려였다. 그러나 질문을 하겠다고 손을 든 한국 기자는 아무도 없었다. 민망한 순간이었다. 질문하는 것은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하지 않다. 그것은 대학 강의실에서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지식의 권위자인 교수에게서 일방적으로 수업을 듣는 데 익숙하다. 그리고 수업내용을 잘 받아적고 잘 기억하여 시험지에 답을 적어내면 좋은 학점을 받는다. 좋은 학점은 곧 취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게 해 주는 티켓과도 같다. 수업시간에 질문을 하면, 사람들에게서 눈총을 받는다. 질문을 하고 싶어도 수업의 흐름이 끊길까봐,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까봐, 나의 무지함이 드러날까봐 하지 못 한다. 전 세계 인구의 0.2퍼센트에 불과한 유대인들이 노벨상 수상자의 22%를 차지하고 있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질문하고 토론하는 교육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학 강의실도 도서관도 모두 질문하고 토론하는 학생들로 시끄럽다. 진정한 배움은 질문으로부터 시작된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관심이 있고 호기심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때는 누가 억지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답을 찾고 싶어한다. 우리나라의 교육이 수직적, 일방적, 주입식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질문하고 토론하고 스스로 생각하고 배우는 이러한 방향으로 흘러갔으면 좋겠다. 그럴 때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고 학생들이 인재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많은 좋은 얘기들을 하였는데 그것을 가장 간단한 문장으로 압축하라고 한다면 나는 다음과 같이 말할 것이다. “질문을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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