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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티머 J. 애들러의 ‘독서의 기술’을 읽고
(모티머 J. 애들러, 찰즈 밴 도런 공저/ 범우사) 책을 읽었으되 이해력이 증진되지도 않고 남는 것이 없다면 책을 읽지 않은 것과 다름이 없다. 아니 오히려 손해를 본 것이다. 왜냐하면 시간과 에너지, 물질을 낭비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책을 읽을 때 어떻게 읽어야 효과적으로 읽을 수 있는지 그 방법을 알고 책을 읽어야 한다. 1940년에 출판된 이 책은 독서 방법에 대해 기술한 책 중에 고전이라고 할 만하다. 저자는 모든 책에 대한 독서 방법이 아니라 읽을 만한 가치가 있지만 이해하기는 어려운 책으로 대상을 한정하여 독서 방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즉, 우리가 고전이라고 부르는 책이다.) 지식과 정보 전달, 오락의 목적이 아닌 자기의 이해력을 웃도는 난해한 책을 읽어야 한다고 저자는 강조하고 있다. 그러한 책이야말로 이해력을 깊게 하고 자신을 성장시켜주기 때문이다. 우리는 말하거나 쓰는 것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위라고 생각하지만 듣기나 읽기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듣기나 읽기의 특성을 잘 모르고 오해한 것이다. 만약, 듣기나 읽기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행위라면 우리는 듣기나 읽기의 행위를 통해 배울 수 있는 것이 별로 없고 듣기와 읽기는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듣기나 읽기를 할 때 내용을 받아들이고 판단하기 위해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고 또한 비평적인 사고가 활발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독서는 굉장히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행위라 할 수 있다. 저자가 말했듯이 독서는 일종의 대화이다. 저자가 한 말에 대하여 독자는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여 답변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은 독자에게 주어진 기회이기도 하고, 의무이기도 하다. 책을 읽고 독자가 비평의 의무를 다할 때 적극적인 독서는 완성된다. 비평도 독서의 일부인 것이다. 자기의 판단을 내리지 않으면 참다운 의미에서의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다. 비평이라고 하면 반론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한정해서 생각하기 쉬운데 그렇지 않다. 찬성도 판단보류도 비평에 속한다. 중요한 것은 반대든 찬성이든 판단보류든 근거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한 주요 독서 기술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점검 독서(조직적인 골라 읽기 또는 예비 독서) 다시 꼼꼼하게 읽을 필요가 있는 책인지 없는 책인지 조사하기 위한 것. 표제, 서문, 목차, 색인, 선전 문구, 논의의 요점이라고 생각되는 몇 개의 장, 마지막 2~3 페이지, 군데 군데를 골라 읽는다. 한정된 시간 안에 한 권의 책에서 될 수 있는 한 많은 것을 끌어내는 기술이다. 2. 적극적 독서를 하려면 책을 읽고 있는 동안 질문을 하고 자기 스스로 회답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책에 메모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3. 분석 독서 1)무엇에 대한 책인지 분별한다. 그 책 전체가 무엇에 관한 것인지 간결하게 서술한다. 주요한 부분을 순서 있게 관련지어서 들고 그 개요를 서술한다. 2)내용을 해석한다. 키워드를 찾아내며, 저자와 타협을 짓는다.(저자와 타협을 짓는다는 것은 저자가 쓴 용어의 의미를 이해한다는 뜻이다.) 중요한 문장을 발견하여 저자의 주요한 명제를 파악한다. 일련의 문장 속에서 저자의 논증을 발견한다. 저자가 해결한 문제는 무엇이며 해결하지 않은 문제는 무엇인지 판별한다. 3)지적 에티켓을 지켜 비평한다. 4. 신토피칼 독서(같은 주제의 책을 동시에 읽는 독서. 독서의 최종 목표) 점검독서를 통해 주제에 맞는 적절한 자료를 선택한다. 특정한 저자에 치우치지 않는 용어 사용 방식을 정하고, 저자에게 타협을 짓게 한다.(독자가 주도적으로 용어를 정한다는 뜻이다.) 일련의 질문을 하여, 어떤 저자에게도 치우치지 않는 명제를 세운다.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저자의 대답을 정리하여 논점을 명확하게 한다. 주제를 될 수 있는대로 다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질문과 논점을 정리하고 논고를 분석한다. 처음에 이 책을 읽었을 때는 어렵고 도움도 안 되는 것 같아 읽기를 포기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돈을 주고 산 책이라 아까워서 억지로 읽었다. 읽다 보니 이 책이 좋은 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이 책을 두 번 읽었다. 어려운 책을 만나면 포기하기를 잘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서 나의 이해력을 웃도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독서 방향을 잡게 되었다. 또한 책을 읽을 때 질문을 하고 비평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읽어야 그 책이 온전히 나의 것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책은 물리적으로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지적으로 소유하는 것이다.)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것이 목적이 아닌 하나의 주제를 심화하여 이해하는 것이 목적인 신토피칼 독서법은 정말 새롭게 느껴졌다. 흥미있는 주제가 생겼을 때 꼭 신토피칼 독서를 해 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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