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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을 읽고
(출판사 – 동서문화사) 아리스토텔레스는 B.C 384년 무렵 마케도니아에 인접한 작은 도시 스타게이로스에서 태어났다. 플라톤의 학교 아카데메이아에 입학하여 20년간 플라톤의 가르침을 받으며 연구와 저작활동을 하였고,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어린시절 그의 가정교사가 되어 왕자의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리케이온에서 강의를 하기 위해 쓴 초고를 그의 아들인 니코마코스가 정리하여 펴낸 책이다. 그래서 책이름에 편집자이자 그의 아들인 니코마코스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것이고 이것에 큰 의미는 없다. <니코마코스 윤리학>에 나타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모든 활동, 모든 선택은 선(좋음)을 지향한다. 그렇다면 최고의 선, 가장 궁극적인 선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행복이다. 왜냐하면 우리는 행복을 그 자체 때문에 바라지 다른 어떤 것 때문에 바라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행복이 궁극적인 선이다. 그러면, 행복이란 무엇인가? 이것은 인간만의 고유 기능을 밝힐 때 알 수 있다. 동물과 다른 인간만의 고유 기능은 정신의 이성적인 활동이다. 그런데 사람의 이성적 활동은 그 활동에 알맞은 행위의 규범, 즉 덕을 가지고 수행해야만 보다 잘 할 수 있다. 따라서 인간의 선이란 결국 덕과 일치하는 정신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덕: 그 활동에 알맞은 행위의 규범, 정신의 탁월성) 덕은 타고난 것이 아니라 학습에 의해서 얻을 수 있고 특히 윤리적인 덕은 실천함으로써 생기는 것이다. 덕은 쾌락과 고통과 관계되며 중용의 상태를 목표로 한다. (예를 들면 용감함이 지나치면 무모함이고 부족하면 비겁함이다. 그러므로 지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상태인 용감함이 중용이고 최선의 덕이다.) 덕에 따른 활동들 가운데 지성의 활동은 관조적인 것으로서 그 자체 외에는 다른 목적이 없으며 그 자체에 고유한 쾌락이 있다. 그러므로 사람에게 있어서는 진지하게 지성을 추구하는 삶이 가장 좋고 즐거운 것이다. 지성은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을 인간답게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삶이 가장 행복한 삶이다. 이것이 10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니코마코스 윤리학의 핵심이다. 이 밖에도 아리스토텔레스는 중용에 기초하여 용감함, 절제, 너그러움, 명예, 긍지, 온화함, 진실함, 정의, 친애, 쾌락 등의 덕성들의 특징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정의와 친애 부분은 각각 2개의 장을 할애하여 다른 덕성들에 비해 더욱 공들여 언급하였다. 이 책을 읽으며 아리스토텔레스가 정말 뛰어나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분류가 안 될 것 같은 인간의 정신영역을 일목요연하게 분류하여 정리하고 나무 몸통에서 큰 가지가 뻗어 나오고 거기에서 다시 작은 가지가 나오고 그 가지에서 또 다른 가지가 뻗어가듯 유기적이고 논리적으로 문제를 해결해가는 그의 학문 탐구방식이 놀라웠다.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문제에 평소 관심이 많이 있어서 이 책을 흥미롭게 읽었는데 윤리적인 문제에 있어서 궁금해했던 부분에 답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그 중 한가지면 말하자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는 것이 바르게 행동하는데 도움을 주는가 그렇지 않은가 하는 것이 궁금했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의 말에 의하면 지적인 덕(지혜, 이해력, 분별력)은 윤리적인 덕(관대함, 절제 등)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 한다고 한다. 에티케(윤리)란 말이 에토스(습관)란 말에서 나온 것으로 보더라도 윤리적인 덕은 실천하여 습관화함으로써만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도 언급하였지만 중용이 최선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더라도 중용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중용인지를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온화함은 화를 전혀 내지 않는 것이 아니라 화를 낼 만한 상황에서 화를 낼 만한 대상에게 화를 낼 만한 일에 적당한 정도로 화를 내는 것인데 그 상황이 화를 낼 만한 상황인지, 어느 정도가 적당한 화인지 등을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정의의 문제도 마찬가지다. 가치에 따라 분배하고, 동등한 가치로 교환하고, 손실과 이익의 중간을 맞추는 것이 정의이지만 어떤 것에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는지는 명확히 정할 수 없고 사회 구성원 간의 합의도 잘 안되기 때문에 정의의 정의를 안다고 하더라도 실제 상황에서 정의가 실현되기는 쉽지가 않은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옳은 것들에 대하여 큰 틀과 기준은 제시해 주었지만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상황에서의 판단과 실천은 오늘날 우리의 몫으로 남아있다는 생각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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