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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영혼의 편지'를 읽고
(빈 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옮기고 엮음/예담 출판사) 이 책은 고흐가 그의 후원자이자 동반자였던 동생 테오와 주고받은 편지를 엮은 것이다. 고흐가 쓴 편지를 통해 그가 어떤 사람이었고 그의 삶이 어떠했는지 잘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으니 마치 고흐의 영혼을 여행한 느낌이다. 37년이라는 짧은 생애를 살면서 지독하게 가난했고 지독하게 고독했고 지독하게 고통받았던 그에게 그림이 의미하는 것은 그의 피, 그의 영혼, 그의 심장, 그의 구원자, 그의 전부였다. 그가 그림을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한 것은 그의 생애에서 10년 정도밖에 안 되는데 그는 무려 879점의 작품을 남겼다. 별이 빛나는 밤, 밤의 카페 테라스, 해바라기, 고흐의 방, 자화상, 감자먹는 사람들, 꽃 피는 아몬드 나무, 까마귀가 있는 밀밭 등 고흐 하면 떠오르는 많은 그림들이 있다. 고흐의 인생을 모르고 이 작품들을 봤을 때는 그냥 멋진 그림이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는데 그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마음으로 이런 그림들을 그렸는지 알게 되자 고흐의 그림이 훨씬 묵직하게 느껴졌다. 고흐는 생전에 인정받지 못 했다. 그래서 그는 평생 가난에 시달려야 했다. 동생에게서 경제적인 지원을 받아 그림을 그리고 생활을 해 나가던 그는 동생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에 시달렸다. 절망하지 않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이던 그도 이러한 생활이 10년쯤 이어지자 몸과 정신은 피폐해졌고 발작을 일으켰으며 자유를 뺏긴 채 정신병원에서 생활했고 마침내는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동생 테오는 경제적으로 도움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늘 형을 응원하고 지지하고 믿음을 보냈다. 그는 형의 이름을 따라 아들의 이름을 빈센트라고 지었으며 사람들에게 형의 그림을 알리기 위해 힘썼다. 테오의 형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그림을 제대로 보려면 화가의 삶도 알아야 하고 그가 어떤 상황에서 어떤 생각으로 그 그림을 그렸는지도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림을 본다면 그것은 수박 겉핥기식 감상에 불과하게 될 것이다. 고흐의 그림을 좋아한다면, 이 책을 꼭 읽어봐야 한다. <책 속에서> 인물화나 풍경화에서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내 그림을 본 사람들이, 이 화가는 깊이 고뇌하고 있다고, 정말 격렬하게 고뇌하고 있다고 말할 정도의 경지에 이르고 싶다. 나의 모든 것을 바쳐서 그런 경지에 이르고 싶다.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캔버스가 그를 두려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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