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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 받기를 그치자
느헤미야를 중심으로 한 성벽 재건 공사에는 많은 시간과 일손이 필요했습니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생업도 뒤로 한 채 성벽 재건에 힘을 썼습니다. 어제 본문 4장에서는 성벽재건의 방해 무리와 맞서기 위해 허리에 칼까지 차고 열심히 일하던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백성들이 오늘 본문에서는 위기를 맞게 됩니다. 경제적으로 파탄에 이를 만큼 어려움에 처하게 된 것입니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요? 2절과 3절을 보십시오.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우리와 우리 자녀가 많으니 양식을 얻어 먹고 살아야 하겠다 하고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우리가 밭과 포도원과 집이라도 저당 잡히고 이 흉년에 곡식을 얻자 하고” 이는 몇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당시 유다 백성들, 서민들의 생활고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당시 유다는 갑자기 증가된 인구로 인해 경제적인 문제를 겪고 있었습니다. 바벨론으로 잡혀갔던 포로들이 고레스 왕 때 1차로 귀환했고, 아닥사스다왕 때 2차로 귀환했습니다. 그리고 느헤미야가 유다 총리로 오면서 일부가 또 귀환했습니다. 땅은 한정되어 있고, 자리 잡힌 것도 아닌데 인구만 늘어난 것입니다. 게다가 흉년까지 찾아와서 식량난과 경제난이 심각해 졌습니다. 그러니 백성들은 오늘날처럼 대출 받지 않으면 살 수 없게 되었습니다. 4절을 보면 이런 서민들의 경제적 고충은 아는지 모르는지 바벨론은 세금을 꼬박꼬박 받아갔습니다. 어느 누구도 백성들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돌아보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가장 심각한 것은 고리대금 문제였습니다. 유다의 부자들이 어려움에 처한 백성들을 상대로 고리대금업을 합니다. 비싼 이자를 물리고, 그들에게 식량을 꾸어주었습니다. 백성들은 급한 마음에 빌렸지만 높은 이자도 갚지 못해 계속 연체되고 빚더미에 앉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밭과 포도원과 집까지 저당 잡혀가며 살았습니다. 부자들의 재산은 늘어갔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경제적인 양극화가 심해지고 가난한 백성들은 자신의 자녀들까지 종으로 팔아버려야 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결국 백성들은 울부짖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그 옛날 이집트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그 때 고통처럼 하늘을 향해 울부짖었습니다. 자신들을 불쌍히 여겨 달라고 하나님을 향해 부르짖었습니다. 오늘 본문의 내용은 기원전 5세기 무렵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오늘날의 문제와 많이 닮아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역사 속에 항상 있어왔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공산주의, 수정자본주의와 같은 이데올로기적인 시도도 있었고, 양적완화정책, 부동산대책과 같은 정치적 시도들도 있었습니다. 때로는 과격한 파업과 집회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를 썼습니다. 그런데 이 문제가 오늘 본문에서는 어떻게 해결되고 있을까요? 말씀을 묵상하는 가운데의 해결의 실마리를 발견하기를 원합니다. 6절과 7절 앞부분을 보십시오. “내가 백성의 부르짖음과 이런 말을 듣고 크게 노하였으나 깊이 생각하고 귀족들과 민장들을 꾸짖어 그들에게 이르기를” 백성들의 한 맺힌 부르짖음을 듣게 된 느헤미야는 크게 분노했습니다. 부자들의 불의를 보고 화가 난 것입니다. 지금이 어떤 때입니까? 유대 온 백성이 일치단결하여 성벽을 세우고, 공동체를 세워야 할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에 유대 부자들은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가난한 자를 착취하고 억압하는 일을 공공이 행하였습니다. 느헤미야는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화가 난다고 그 즉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는 깊이 생각했습니다. 깊이 생각하며 기도했습니다.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가? 본질적인 해결책이 무엇인가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고민 끝에 귀족들과 민장들을 불러 꾸짖었습니다. 대회를 열어 공개적으로 그들을 꾸짖었습니다. 8절을 보십시오. “그들에게 이르기를 우리는 이방인의 손에 팔린 우리 형제 유다 사람들을 우리의 힘을 다하여 도로 찾았거늘 너희는 너희 형제를 팔고자 하느냐 더구나 우리의 손에 팔리게 하겠느냐 하매 그들이 잠잠하여 말이 없기로” 느헤미야를 비롯한 유대지도자들은 포로로 끌려간 동족들을 귀환시키기 위해 많은 희생과 어려움을 감수해 왔습니다. 느헤미야는 이처럼 자신의 먼저 본을 보이며 동족을 위해 희생했던 것을 강조하며 말문을 열었습니다. 이를 통해 부자들이 자신의 양심을 돌아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9절에서 “내가 또 이르기를 너희의 소행이 좋지 못하도다 우리의 대적 이방 사람의 비방을 생각하고 우리 하나님을 경외하는 가운데 행할 것이 아니냐.” 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는 언약백성으로써 자신들의 잘못을 돌아보고 회개하도록 책망하였습니다. 얼핏 보면 부자들에게 비난의 돌직구를 던지는 것 같지만, 그 말뜻을 자세히 살펴보면 부자들 스스로 도덕적인 양심과 신앙적인 양심을 돌아보도록 이끌어 주는 목자의 심정을 담긴 권면이었습니다. 비록 미운 감정은 들지만 부자들도 결국은 하나님의 언약백성이요, 공동체의 지체였습니다. 다시 말해 느헤미야가 바라는 것은 부의 균등한 분배보다도 먼저는 하나님 앞에서 공동체가 바로 서는 것을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감정에 휩쓸려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책망하기보다 자신의 본을 배우도록 하였고,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만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느헤미야의 심정이 부자들의 마음과 통할 수 있었고, 책망에 대한 반발심을 보다는 잠잠히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우리도 사회 경제적인 문제를 바라볼 때, 일차적으로는 문제해결과 회복을 바라게 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의 말씀과 뜻이 바로 세워지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감정이나 여론에 휩쓸려 문제를 판단하고, 비난하기보다는 나 먼저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돌아보고, 기도하고 깊이 생각하며 문제의 본질을 분별해야 합니다. 그럴 때 올바른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느헤미야는 이어서 그들에게 실제적인 실천도 제안했습니다. 10절과 11절을 보십시오. “나와 내 형제와 종자들도 역시 돈과 양식을 백성에게 꾸어 주었거니와 우리가 그 이자 받기를 그치자 그런즉 너희는 그들에게 오늘이라도 그들의 밭과 포도원과 감람원과 집이며 너희가 꾸어 준 돈이나 양식이나 새 포도주나 기름의 백분의 일을 돌려보내라 하였더니” 더 이상 이자는 받지 말고, 받았던 일부도 돌려주라는 것입니다. 부자들은 느헤미야의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제사장들과 함께 하나님 앞에 맹세했습니다. 이를 통해 공동체는 다시 회복되었고, 성벽 건설도 다시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한 사람, 한 사람을 존귀하게 지으셨습니다. 하지만 이를 무시하고 단순히 경제적 착취의 대상이나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한 수단으로 바라봐서는 안 됩니다. 유대의 부자들은 이러한 사실을 잊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 문제의 본질은 대출 금리를 낮추거나 불의한 부자들을 본보기로 심판하고, 재산을 뺏는 것이 아니라 말씀을 떠난 부자들의 왜곡된 시선, 그들의 죄악된 생각들을 말씀으로 올바르게 회복시키는 것이 해결의 실마리였습니다.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제적인 힘은 경제력을 더 많이 가진 사람들에게 있습니다. 오늘 말씀에서처럼 부자들이 생각과 마음만으로 돌이키는 아니라 실제로 이자 받기를 그치고, 환원해주어야 해결될 수 있습니다. 문제의 직접적인 원인이 그들에게 있지만 결국 직접적인 해결책도 그들에게 있습니다. 집 주인과 땅 주인이 집 값, 땅 값을 올리기를 그쳐야 되고, 기업가들이 자신의 이익을 환원하고 나누어야 합니다.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을에 대한 불합리한 관행과 요구들을 끊어야 가능합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서 청지기의 자세로 불쌍한 사람들을 돌아보며 겸손하게 좀 더 나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목자님들 중에 대부분은 집주인도 아니고, 대기업 오너도 아닙니다. 그럼 오늘 말씀을 우리와는 먼 얘기일까요? 아닙니다. 우리가 할 일은 기도입니다. 부자들이 죄악된 생각과 마음을 돌이키고, 물질중심의 가치관에서 하나님 중심, 말씀 중심의 가치관으로 가질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것이 성도로써 우리가 감당해야할 몫입니다. 저는 과거 신용불량자였습니다. 5년 정도 독촉에 시달리며, 금융기관을 통한 경제활동에 제한을 받기도 하였습니다. 미납연체로 인해 이자가 원금보다 커지는 상황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당시에는 정말 앞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도저히 극복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거짓말처럼 원금만 갚으면 면제해주겠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떻게든 원금과 이자 모두 갚으라고 잡아먹을 것처럼 겁을 주고 위협하더니 하루 아침에 회사가 입장을 바꾼 것입니다. 알고 보니 그 캐피탈회사 다른 은행에 인수합병 되면서 기존의 연체자들이 문제가 되지 않도록 정리하려던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운이 따랐습니다. 때마침 졸업하고 막 돈을 벌기 시작한 터라 월급들을 꼬박 빚을 갚는데 써서 면제받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 신용불량자로써의 시간을 보내며 한 가지 깨닫게 된 것이 있었습니다. 물질문제는 전적으로 나 혼자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가 필요하고, 능력을 가진 사람이나 단체의 긍휼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기도하고 상황이 변화하는 역사를 믿음으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오랜 시간 저와 함께 아픔을 나누며 기도했던 지인들의 소중함도 알게 되었습니다. 빚을 갚는 일에 물질적인 도움을 주신 분은 없었지만 신실하게 기도하고, 힘와 위로를 주며 같이 기다려준 믿음으모 마침내 물질문제 해결해 된 것이었습니다. 지난 주일 설교 솔로몬의 기도에 나온 말처럼 제가 먼저 물질회복의 기도를 받은 사람으로써 기도의 먹튀를 하지 않고, 지금도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와 부자들의 죄 문제를 두고 기도하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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