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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하라
오늘 말씀은 재산권 침해에 관한 규례입니다. 본문을 세분화해보면 일곱 가지 율법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모두 배상에 관한 내용입니다. 1-4절은 도둑질에 관한 내용입니다. 1절을 보면 사람이 소나 양을 도둑질하여 잡거나 팔았다면 그는 소 한 마리에 소 다섯 마리로 갚고, 양 한 마리에 양 네 마리로 갚으라고 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소는 다섯 배이고, 양은 왜 네 배로 갚으라고 하셨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다만 소나 양이, 당시 생계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자산이었기에 피해를 당했을 때의 영향력을 고려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입니다. 그러나 4절을 보면 도둑질 당한 가축이 살아 있으면 소나 나귀나 양이 상관없이 갑절, 즉 두 배로 보상을 하라고 합니다. 재산의 회복 가능성과 정도에 따라 차등을 두었습니다. 2-3절을 보시면 “도둑이 뚫고 들어오는 것을 보고 그를 쳐죽이면 피 흘린 죄가 없으나, 해 돋은 후에는 피 흘린 죄가 있으리라 도둑은 반드시 배상할 것이나 배상할 것이 없으면 그 몸을 팔아 그 도둑질한 것을 배상할 것이요.”라 했습니다. 밤에 도둑이 오는 것을 보고 쳐 죽였을 경우에는 그것이 정당방위가 되어서 피 흘린 죄가 없다고 합니다. 그러나 해가 뜬 이후에 그를 쳐 죽이면 피 흘린 죄가 있다고 합니다. 소위 과잉대응이라는 것입니다. 아무리 자신의 재산을 보호해야 할 권한을 가졌다고 할지라도 과도하게 그 힘을 사용하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 3절 하반부에는 만약 도둑이 배상할 능력이 없으면 그 몸을 팔아서라도 배상하라고 했습니다. 이처럼 하나님께서는 도둑질에 대해 엄정하게 배상을 규정하셨습니다. 원천적으로 도둑질을 봉쇄하고자 했던 것입니다. 하나님은 왜 이런 법을 주셨을까요? 본문에 나오는 하나님의 규례는 이스라엘 백성들이 약속의 땅에 들어가 지키며 살아가야 할 규범들 입니다. 그들이 약속의 땅에 가서 차지하게 될 모든 소유들은 다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은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재산 안에서 열심히 심고 거두어야지, 탐심에 눈이 멀어 도둑질 하면 안 됩니다. 약속의 땅 가나안에서는 소유의 넉넉함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욕심을 내어 많은 소유를 가지고자 꿈꾸기보다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누리며 사는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5-6절 말씀은 곡식 피해와 관련된 규례입니다. 여기서 두 가지 상황을 가정합니다. 가축에 의해 곡식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와 불에 의해 곡식이 피해를 입었을 경우입니다. 먼저 누군가가 밭이나 포도원에서 짐승을 먹이다가, 그 짐승이 남의 밭의 소산을 먹어서 피해를 입히면 자기 밭에서 제일 좋은 것과 자기 포도원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배상하라고 합니다. 다음으로 불이 나서 낟가리나 거두지 못한 곡식을 태웠으면 불 놓은 자가 반드시 배상을 하라고 합니다. 다만, 이 경우는 사고이기 때문에 보상은 하되 자신의 가장 좋은 소출로 보상 할 필요는 없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은 이웃의 재산에 대해서도 함부로 여기지 말도록 명령하십니다. 내 재산이 소중한 만큼 이웃의 재산도 소중합니다. 비록 악의가 없고, 사고로 일어난 일이라 할지라도 손해를 끼친 것이 있다면 그에 맞게 배상해 주어야 합니다. 이웃에게 손해를 끼치고도, 적당히 말로 둘러대고, 적당히 모른 체한다면 하나님이 원하시는 모습의 이웃 사랑은 아닐 것입니다. 나의 피해만 생각하지 말고, 합리적으로 상대가 수긍할 수 있도록 배상해 줄 때 물질로 인한 이웃 간의 오해나 분쟁이 사라집니다. 7-15절 말씀은 보관 사고에 관한 규례입니다. 이 단락에서는 돈이나 물품이나 짐승을 맡겼다가 분실하였을 경우에 관한 규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는 일종의 신용, 신뢰에 대한 부분으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7-8절에 보면 돈이나 물건을 이웃에게 맡겼다가 도둑을 맞았을 경우, 만약 그 도둑이 잡히면 두 배로 보상을 해야 합니다. 하지만 도둑이 잡히지 않았을 경우에는 먼저 보관하던 사람이 제사장 앞에 가서 자신의 결백을 입증해야 합니다. 거기서 자신의 결백이 입증되면 보상에 대한 책임은 없어집니다. 비록,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 사람의 책임은 없어지지만, 그는 공동체에서 신용을 잃게 됩니다. 이웃의 재산을 보관하거나 관리할 때는 분명한 책임의식을 가져야 합니다. 9절에 보면 같은 물건을 두고 두 사람이 서로 소유권을 주장할 경우, 재판장 앞에 가서 재판을 받아야 합니다. 그리고 재판을 통해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두 배로 물어주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일은 사람 마음속에 있는 탐심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소위 공공재라 불리는 물품들, 기증 받은 물품들, 가까이는 우리 센터에 있는 소유를 알 수 없는 물건들, 이런 것들을 보며 탐심을 가지게 되면, 아마 우리 생각 속에는 “주인이 없어, 그렇다면 내 거야.”라는 사담의 속삭임이 들릴 것입니다. 하나님의 은혜라는 영역을 벗어나거나, 정당한 수고로 대가, 그 이상을 원하는 것은 욕심임을 알아야 합니다. 10-13절 말씀은 보관하는 물건이 가축일 경우에 관한 규례입니다. 가축은 조금 복잡합니다. 먼저, 보관하던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상황가운데 짐승이 죽거나 다치거나 혹은 사라진 경우입니다. 이 경우에는 보관자는 어떤 배상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단, 증인이 없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웃의 것에 손대지 않았다고 하나님 앞에서 맹세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 자신 스스로 무죄와 무과실을 증명하고, 임자는 그것을 믿어야 합니다. 다음으로 짐승을 맡은 사람이 도둑을 맞아 잊어버렸다면 그 과실이 인정이 되기 때문에 주인에게 적절히 배상을 해 주어야 합니다. 또, 보관 중이던 짐승이 맹수에게 찢겨서 죽게 된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보관하던 이는 맹수에게 찢긴 짐승의 흔적은 주인에게 증거로 제시하면 배상 하지 않아도 됩니다. 세 가지 상황을 요약해보면 짐승을 보관하던 사람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 문제에 대해서 죄와 무과실을 증명하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우리가 살다보면 불의의 사건, 사고로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런 일에 있어 우리는 당사자가 될 수도 있고, 거꾸로 가해자나 책임자가 될 수 있습니다. 내가 속한 공동체, 혹은 내가 이끌어가는 팀의 구성원의 잘못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원인과 사고의 경위를 객관적으로 정확히 밝히고자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또한 내가 직접적인 원인제공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도의적 책임을 져야 합니다. 중요한 것은 배상금이 아니라 가해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해명입니다. 14-15절은 짐승을 이웃에게서 빌려온 경우의 규례입니다. 만일, 주인이 함께 하지 않은 경우 짐승이 죽거나 다친 경우에 이때는 빌려온 사람이 반드시 물어주어야 합니다. 반대로 주인이 보고 있는 상태에서 짐승이 죽거나 다친 경우는 빌린 사람이 물어줄 필요가 없고. 다만 빌려온 삯만 지불하면 됩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규례는 같은 결과를 두고도 모든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기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공의와 함께 긍휼과 자비를 나타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자신의 입장과 생각을 기초로 판단하기 쉽습니다. 자신이 입은 피해는 크게 보이고, 상대방에게 끼친 피해는 작게 보입니다. 이는 모두 그릇되고, 치우친 판단이며, 교만하고 악한 판단입니다. 우리가 하나님의 공의와 긍휼에 기초해 시비를 판단하고, 이웃과 공동체의 재산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을 가지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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