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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290장) 마가복음 14:43-52(50) 제자는 스승을 따르는 사람이지 버리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러나 오늘 본문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은 위기에 처한 스승을 버리고 도망쳤습니다. 제자 중 한 사람이었던 유다는 원수의 손에 예수님을 팔아넘기기까지 했습니다. 우리의 현실도 이럴 수 있습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무엇이 옳은 길인지 정답을 알지만 우리의 실제 삶은 모범답안과 거리가 멀 때가 많습니다. 이 시간, 스승을 버리고 도망치는 제자들의 모습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음성 들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겟세마네에서 기도하신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일어나라 함께 가자 보라 나를 파는 자가 가까이 왔느니라”였습니다. 이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유다가 나타났습니다. 유다는 혼자가 아니었습니다. 손에 칼과 몽치를 든 한 무리의 사람들이 유다의 뒤에 서서 유다와 함께 하고 있었습니다. 원수와 함께 하고 있는 유다는 더 이상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다는 예수님 앞으로 다가와 “랍비여”라고 부르며 입을 맞추었습니다. 본래 입맞춤은 상대방에 대한 신뢰와 무한한 애정의 표시입니다. 제자들은 자신의 존경하는 스승에게 입맞춤으로 인사하며 공경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유다의 입맞춤에는 예수님에 대한 존경이나 애정이 조금도 없었습니다. 오히려, 원수의 손에 스승을 팔아넘기는 배반의 입맞춤이요, 예수님을 단단히 결박하라는 사악한 싸인이었습니다. 사도행전 1장 16절에 나와 있는 사도 베드로의 표현을 빌리자면, 유다는 “예수 잡는 자들의 길잡이”가 된 것입니다. 유다가 그러했던 것처럼 사람의 말이나 행동은 진짜 속마음과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랍비여”하며 입을 맞추지만 속으로는 원망하고 저주할 수 있습니다. 지금 당장은 예수님을 따르는 제자인 것처럼 행동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본심을 드러내고 배신할 수 있는 것이 사람, 다시 말해 우리들 자신입니다. 성경에는 사람의 본성과 관련된 불편한 진실이 많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레미야 17장 9절에서는 “만물보다 거짓되고 심히 부패한 것”이 사람의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로마서 3장 10절 이하에는 죄 아래 있는 인간의 실존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함께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요한복음 2장에서도 예수님은 사람들이 당신의 이름을 믿었지만 “그의 몸을 그들에게 의탁하지 아니하셨”고 또한 “사람에 대하여 누구의 증언도 받으실 필요가 없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바로 “친히 모든 사람을 아심이요 또 사람의 속에 있는 것”을 아는 데에 있었습니다. 그러면 유다의 배신이 우리에게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요? 고린도전서 10장 12절에서 사도 바울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 누구라도 넘어질 수 있고 이러한 위험에서 완벽하게 자유로운 사람은 없습니다. “나는 아니야” 하지만 사실 우리는 누구라도 넘어질 수 있고 배신자가 될 수 있습니다. 실제 바울 서신에는 배신하여 바울의 마음을 아프게 한 사람의 이름이 종종 언급이 됩니다. “너는 어서 속히 내게로 오라 데마는 이 세상을 사랑하여 나를 버리고 데살로니가로 갔고” 디모데후서 4장 10절 말씀입니다. 우리가 매일 정신을 차리고 주기도문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기도하며 하나님만 의지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유다의 입맞춤으로 누가 예수님인지를 확인한 무리들은 예수님을 즉시 체포했습니다. 이 상황에서 제자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했으며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요? 생각해보면, 해야 할 일도 딱히 떠오르지 않고 할 수 있는 일도 없었습니다. ‘우리도 함께 죽으러 가자’ 이런 식의 행동 또한 하나님의 뜻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 와중에 제자 중 한 사람은 칼을 빼어 대제사장의 종을 쳐 그 귀를 베었습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예수님은 결코 기뻐하지 않으셨습니다. 해야할 것도, 할 수 있는 것도 없는 상황에서 제자들은 예수님을 버리고 도망을 쳤습니다. ‘제자들이 다 예수를 버리고 도망하니라’ 이것은 어쩌면 그 상황에서 제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이었을지도 모릅니다. 도망치는 제자들의 모습은 요즘 말로 정말 ‘안습’입니다. ‘안습’이란 말의 뜻은 안구에 습기가 차다, 다시 말해 눈물 난다는 것입니다. 도망치는 제자들을 상상해보십시오. 정말 눈물이 납니다. 처음에는 용기 없는 그들의 모습에 기가 차서 눈물이 나고, 한심해서 눈물이 납니다. 그러다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그저 나약하고 무기력한 제자들의 모습에 눈물이 납니다. 그리고 이런 제자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과 가깝지 않나 생각합니다. 저는 저의 과거, 20대나 30대 초반의 모습을 회상할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지금보다 훨씬 엄격하고 율법적이었습니다. 제 자신을 포함해 다른 사람에 대한 기대나 요구수준도 높았습니다. 그래서 불만도 많았고, 목자님들이나 양들과 싸우기도 자주 싸웠습니다. 당시는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는데 지금 다시 생각해보면, 제가 교만했고 제 자신에 대해, 다른 사람에 대해 정말 몰랐습니다. 당시의 기준으로 보면, 신앙생활이란 나를 완성해가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게 신앙생활은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나의 한계와 무력함, 나아가 죄악됨을 알아가며 그럴수록 나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가 얼마나 크고 깊고 놀라운가를 발견해가는 과정입니다. 우리의 연약함과 죄악됨을 알게 하시고 그 연약함과 죄악 가운데서 예수님의 십자가를 믿고 의지하게 하시는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제가 이후로도 계속 무력하고 죄악된 제 자신을 의지하지 않고 하나님만 의지하고 하나님께 순종하는 삶 살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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