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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
욥과 친구들이 계속해서 논쟁을 거듭하였습니다. 그 때 마침내 하나님이 폭풍우 가운데서 욥에게 말씀하십니다.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하는 자가 누구냐? 너는 대장부처럼 허리를 묶고 내가 네가 묻는 것을 대답할지니라."(2~3) 욥은 뛰어난 지식과 날카로운 이성으로 친구들과 논쟁하였습니다. 그러나 친구들의 말을 아무리 깊이 생각해봐도, 자기의 지식을 아무리 동원해봐도, 하나님이 자신을 그렇게 비참하게 만드신 이유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흔히 머리가 명석한 사람들은 말씀을 이성적으로 이해하려고 합니다. 머리로 이해가 되어야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해가 되어야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욥도 당대에 뛰어난 지식인이었기 때문에 자신의 이성을 기초로 하나님을 이해라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이성은 한계가 있습니다. 현대사회는 이성주의에 기초하여 발달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성주의라는 것은 인간의 이성을 기초로 절대적 진리를 얻을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사실 이러한 생각을 기초로 과학문명과 학문이 발달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우리 생각과는 달리 우리 개개인이 아는 것의 대부분은 이성을 통해 아는 것이 아닙니다.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이 불타는 거대한 항성이라고 하는데 우리가 그것을 이성적으로 이해한 것입니까? 스스로 과학적으로 증명한 것도 아니고 눈으로 본 것도 아니지만 과학책에 써 있기 때문에 믿은 것입니다. 지구에 중력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가 이론물리학을 잘 이해해서 스스로 깨달은 것입니까? 그냥 그렇다고 하니까 받아 들인 것입니다. 공기 중에는 눈으로 보이지 않는 산소와 수소가 있다고 하지만 스스로 증명을 해서 아는 것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믿은 것입니다. 이와 같이 우리가 아는 것의 대부분은 이성적인 것이 아니라 믿고 받아들인 것입니다. 자기 스스로 깨달아지는 것만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아주 적은 지식과 좁은 안목 만을 가지고 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스스로 대단히 이성적이며 합리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게 이성적이지도, 합리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이성주의에 기초한 많은 시도가 실패해 왔습니다. 경제학이 그렇고 공산주의 사상도 그렇습니다. 1차와 2차에 거친 세계대전으로 비이성의 엄청난 폐해를 경험했습니다. 과학이 계속해서 발달해 나가면 유토피아를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그렇게 믿는 경향이 있습니다) 오히려 자연파괴와 기후변화 등의 문제가 생겨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성주의의 한계에 대한 회의가 나타나서 포스트 모더니즘이란 것도 생겨났습니다. 그러나 이것도 또한 하나님을 떠난 인간 중심의 생각입니다. 하나님을 떠난 생각은 결국 허망하게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하나님은 이런 모든 시도를 무지한 말로 생각을 어둡게 할 뿐이라고 하십니다. 그리고 욥이 과연 똑똑한지 묻는 말에 대답해보라고 하십니다. 하나님이 땅의 기초를 놓으실 때 그는 어디에 있었습니까? 바다를 만들고 구릅으로 관리하고 한계수역을 정한 것이 누구였습니까? 그가 아침이 오게 하고 밤을 주관할 수 있습니까? 욥의 나이가 많으니 알 수 있다면 말해보라고 하십니다. 저도 중·고등학교와 대학교를 거치면서 이성주의에 빠져있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하셨다고 하는데 아무 증거도 없이 어떻게 믿는지,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히신 것이 우리 죄를 위한 것이라는데 그 피가 정말 우리를 위한 것인지 증거도 없이 믿는 것을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기독교와 기독교인들을 무시하였습니다. 그런데 어른이 되어서 세상 일을 전부 제 생각대로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성공하고자 했지만 실패하였습니다. 남들 위에 있고 싶었지만 아래에 있게 되었습니다. 앞을 내다보고 싶었지만 바로 뒤에 일어날 일도 알 수 없었습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잘난 체했지만 실패하고 절망했습니다. 그 때 하나님이 성경공부를 통해 저를 찾아오셨습니다. 저는 성경을 배우면서 정말 궁금한 점이 많았습니다. 처음에는 대부분 속시원한 대답을 얻지 못했지만 꾸준히 말씀공부를 하면서 알지 못하는 기쁨이 내면을 채우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조금씩 조금씩 인생의 수수께끼도 풀어졌습니다. 최근에 한국의 최고 지성으로 꼽히는 이어령 전 문교부장관이 크리스천이 되어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그도 과거에는 지성과 이성으로 힘으로 하나님께 대적하던 무신론자였습니다. 그는 딸의 암과 손자의 장애 앞에서 조금도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자녀들을 고쳐주시는 것을 경험하고 크리스천이 되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똑똑하다고 믿는 교만한 마음이 있습니다. 물론 자존감도 필요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는 우리가 아무 것도 모르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허망한 교만의 존재가 아니라, 겸손한 축복받는 존재로 살아 갈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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