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오병이어 말씀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말씀입니다. 그래서 지식적으로는 배울 것이 별로 없습니다. 다만 머리로 알고 있는 이 말씀을 마음으로 영접하고, 삶으로 순종하려는 다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말씀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가운데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신 예수님의 마음과 그들을 먹이고자 하는 제자로써의 사명을 다짐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1,2절을 보십시오. ″그 때에 분봉 왕 헤롯이 예수의 소문을 듣고 그 신하들에게 이르되 이는 세례 요한이라 그가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으니 그러므로 이런 능력이 그 속에서 역사하는도다 하더라″ 예수님에 관한 소문이 분봉왕 헤롯에게 들렸습니다. 헤롯은 예수님에 대한 소문을 듣고 죽은 세례 요한이 다시 살아났다고 생각했습니다. 3-12절에는 헤롯이 세례 요한을 죽인 사건이 설명되고 있습니다. 헤롯은 본처를 버리고 빌립의 아내 헤로디아를 취했습니다. 율법을 중시하는 유대사회에서 지도자가 당당히 불륜을 저지른 일이 일어난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도 헤롯의 행동을 지적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세례 요한만이 그를 책망했습니다. 결국 이 일로 요한은 감옥에 갇히게 되었고, 헤로디아와 그녀의 딸에 의해 죽고 말았습니다. 이 일은 지도자의 불의에 의해 정의로운 백성의 목자가 죽게 된 일입니다. 지도자에게는 권한과 영향력이 있습니다. 특히 입법, 행정, 사법계 지도자들의 영향력은 매우 크고, 우리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정치 지도자들의 음란하고 악한 불의가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사람들은 그에 대해 고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고발하면 보복을 당하게 됩니다. 지도자의 불의는 사회를 악하게 만들고, 백성들에게 고통을 가져다줍니다. 헤롯의 시대, 세례 요한의 죽음이 그러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하나님의 뜻이 숨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세례 요한이 허무하게 죽은 것처럼 보이지만 그의 죽음을 통해 영광스러운 메시야 예수님의 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3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들으시고 배를 타고 떠나사 따로 빈들에 가시니 무리가 듣고 여러 고을로부터 걸어서 따라간지라″ 예수님은 헤롯과의 불필요한 충돌을 피하시고자 빈들로 가셨습니다. 한편으로 조용히 기도하시면서 하나님으로부터 힘을 덧입고자 하셨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무리들이 예수님을 놔두지 않았습니다. 무리들은 예수님께서 배를 타고 빈들로 가신다는 소식을 듣고 걸어서 좇아갔습니다. 한 고을도 아니고, 여러 고을을 쫓아 이동하며 큰 무리들이 모였습니다. 왜 이토록 극성맞게 예수님을 쫓아다니는 걸까요? 이러한 모습은 그 당시 사람들이 불의한 헤롯의 통치 아래에서 얼마나 고통하고 있었는지를 반증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목자가 없는 세상에서 참 목자 되신 예수님의 사랑을 맛 본 것입니다. 14절을 보십시오. ″예수께서 나오사 큰 무리를 보시고 불쌍히 여기사 그 중에 있는 병자를 고쳐 주시니라″ 예수님은 몰려오는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마가복음 6:34절을 보면 목자 없는 양 같음을 인하여 불쌍히 여기셨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 당시에도 백성들의 목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헤롯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 제사장, 바리새인, 사두개인 등과 같은 종교지도자, 로마의 압제로부터 유대를 독립시키기 위해서 싸우는 열심당원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무리들을 불쌍히 여기고 돌봐주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무리들을 보시고 목자 없는 양 같음을 인해서 불쌍히 여기셨습니다. 그들을 외면하지 않으시고 다 영접해 주시고 병인들을 고쳐주시고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열심히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15절을 보십시오. ″저녁이 되매 제자들이 나아와 이르되 이 곳은 빈 들이요 때도 이미 저물었으니 무리를 보내어 마을에 들어가 먹을 것을 사 먹게 하소서″ 저녁이 되면 일을 마치고 쉬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저녁이 되어도 쉬지 않고 계속해서 말씀을 가르치셨습니다. 이 때 제자들은 무리의 형편을 생각했습니다. 날도 점차 어두워지는데 빈들에는 먹을 것이 없습니다. 제자들은 무리들을 생각해 각자가 먹을 것을 사 먹도록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이들의 제안은 당연한 것입니다. 당연히 마을로 보내어 사 먹게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16절을 보십시오. 16절 말씀을 한 목소리로 읽어보겠습니다. 시작 ″예수께서 이르시되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예수님은 제자들을 향해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고 하셨습니다. 이는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무리한 요구였습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 이 말씀을 통해 제자들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시는 바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입니까? 첫째, 책임감 있는 목자가 되라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어떤 상황 가운데서도 굴복하지 않고 굶주린 양들을 먹이고자 하는 책임감을 갖기를 원하셨습니다. 부모가 자식에 대해 절대적인 책임감을 가지듯이, 목자는 양들에 대하여 책임감을 가져야 합니다. 부모는 자식이 배고파 울 때 “너희가 알아서 먹어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목자는 양들이 문제에 빠져 허덕이고, 말씀이 없어 방황할 때 "너희가 알아서 해결해라."라고 하면 안 됩니다.어떻게라도 말씀을 먹어야 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목자로써 책임감을 갖기를 원하십니다. 둘째로, 예수님께 대한 믿음을 갖기를 원하셨습니다. 제자들 힘으로는 그 많은 무리를 먹일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을 하실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이 이 사실에 주목하기를 원하셨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의 능력을 우리의 이성의 한계에 가두어 놓을 때가 많습니다. 내가 할 수 없으니 하나님도 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믿음이란 나는 할 수 없지만 하나님은 능히 하실 수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제자들은 믿음으로 현재 자기들에게 있는 것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은 많은 무리를 먹이기에는 너무나 보잘 것 없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많은 무리를 먹일 어떤 가능성이 있었습니다. 예수님은 바로 가능성을 원하십니다. 현재 우리에게 있는 오병이어를 찾고자 하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어떤 가능성을 발견만 해서는 안 됩니다. 부족하지만 이것을 주님께 드려야 합니다. 그러면 주님께서 이를 기초로 친히 역사하십니다. 우리의 1대1의 오병이어, 기도의 오병이어, 심방의 오병이어, 편지의 오병이어를 주님께 드릴 때 주님께서 이를 받으시고 친히 능력으로 역사 하십니다. 우리가 오병이어를 드릴 때 예수님은 이런 것을 가져왔느냐고 책망하지 않으십니다. 예수님은 오병이어를 받으시고 하늘을 우러러 감사기도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떡을 떼어 남자만 해도 오천 명이나 되는 무리를 먹이셨습니다. 그들은 다 배불리 먹고 남은 조각을 열 두 바구니에 차게 거두었습니다. 하나님의 역사가 차고 넘쳤습니다. 예수님의 능력과 사랑도 차고 넘쳤습니다.
오늘 말씀을 묵상하고 준비하며 마음에 찔림이 되고, 도전도 되었습니다. 책임감 없는 목자생활을 회개하게 되고, 양에 대한 심정이 없는 이기적인 목자의 마음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지난 여름 수양회 때 학생 분반 리더를 맡게 되었습니다. 전혀 계획에 없던 터였지만 부담될 일도 아니라 흔쾌히 감당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감당하다보니 분반 공부 문제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면서 준비하게 되고, 학생 양들에게도 자연스레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학생들의 말 한 마디, 행동하나 눈 빛 하나, 말씀을 대하는 자세가 예사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평소 무관심하게 학생들을 대할 때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목자의 심정으로 대할 때 새롭게 보인다는 것을 새삼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것이 나의 기쁨이고, 나의 사명임을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수양회를 마치며 저와 1:1를 하는 양이 많이 생각났습니다. 미안한 마음이었습니다. 예수님께도 죄송한 마음이었습니다. 십자가 보혈로 구원하시고, 맡겨주신 영혼을 제대로 먹이지 못한 저 자신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지금 저의 삶에는 목자로써 살기에는 구속받는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갈등이 많습니다. 하지만 오병이어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목자로써 책임감이 없고, 믿음이 없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제가 오병이어의 말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이 말씀을 새롭게 영접하기를 기도합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방해물들이 있지만 작은 가능성, 작은 기회들을 예수님께 드리며, 예수님의 역사에 동참하고, 믿음으로 바라는 삶을 살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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