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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 제1강(기도의 대상, 하나님 아버지)
주기도문 제1강 새벽기도특강(2006.5.29.) 기도의 대상, 하나님 아버지 *마6:9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우리는 보통 하나님을 부르는 것으로 기도를 시작합니다. “인자와 진리가 충만하신 하나님 아버지!” “살아계시며 전능하신 하나님!” 우리에겐 하나님을 부르는 자기만의 독특한 호칭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호칭을 별 생각 없이 습관적으로 반복하기 쉽습니다. 그런데 이 호칭이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아도 매우 중요합니다. 하나님을 부르는 호칭 속에 우리의 하나님께 대한 인식이 들어있습니다. 또, 하나님께 대한 인식은 우리 기도의 내용과 방향을 좌우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말씀은 주기도문 전체의 방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서 우리 기도의 방향을 새롭게 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9절을 함께 읽겠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이 말씀에서 우리는 우리 기도의 대상이신 하나님에 대해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발견합니다. 첫째, 하나님은 ‘아버지’이십니다. 우리가 기도드리는 대상인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이십니다. 다시 말해, 기도란 자녀 된 우리가 아버지에게 드리는 것입니다. 물론, 어떤 사람에게 아버지는 권위의 상징일 수도 있고, 말 걸기조차 어려운 존재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본문에서의 아버지는 그런 아버지가 아닙니다. 요하킴 예레미아스라는 독일 신학자가 있는데, 예수님이 하나님을 가리켜 말씀하실 때에 사용한 단어 “아바”라는 말의 어원을 연구해서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이 “아바”라는 말은 아랍 사람들의 가정에서 어린이들이 자기 아버지를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이라고 합니다. 그러면 어린이에게 있어서 아버지는 어떤 존재입니까? 제 경험상, 어린이들이 생각하는 아버지와 어른들이 생각하는 아버지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어른들 생각에 아버지는 좀 무서워야 할 것 같고, 어려운 점도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아버지가 너무 격이 없고 편하면 안 된다는 생각까지도 합니다. 그러나 어린이에게 아버지는 이 세상에서 누구보다 편하고 친근한 존재, 좀 더 쉽게 말하면 만만한 존재입니다.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제 아들 세한이는 낯을 많이 가리는 편입니다. 어렸을 적에는 사람들 앞에서 춤도 추고 그랬는데 크면서 바뀌었습니다. 얼마 전에 폴 홍 선교사님이 저희 집에 오셨는데 세한이는 쑥스러웠는지 방에서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리고 한참 동안을 계속 엄마 꽁무니만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그러나 저에게는 다릅니다. 제가 누워서 책을 보고 있으면 세한이는 제 위에 얼른 올라타서 장난을 치기 시작합니다. 웬만큼 무섭게 하지 않으면 말도 듣지 않습니다. 세한이는 또 제 앞에서는 전혀 부끄러움을 모릅니다. 용변을 본 다음에는 아무 거리낌 없이 바닥에 손을 짚고 엉덩이를 들이밉니다. 이것이 어린이들이 아버지에 대해서 갖는 태도입니다. 하나님을 어렵게 생각하면 우리의 기도도 어려워집니다. 한 번 기도하려면 마음을 단단히 준비해야 합니다. 뭔가 제대로 된 장소에서, 마음가짐도 제대로 하고 기도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기도해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건 우리의 선입견입니다. 예수님이 부르신 하나님은 권위의 상징인 아버지가 아니라 세상에서 가장 친근하고 편한 ‘아빠’입니다. 용변을 본 다음 엉덩이를 들이대는 어린이처럼 우리도 하나님 앞에 있는 모습 그대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때로 투정도 부릴 수 있고, 가끔은 원망도 할 수 있는 편하고 친근한 존재가 바로 하나님이십니다. 이 하나님은 우리가 격식을 차리고 어렵고 불편하게 나오기를 원치 않으십니다. 어린이가 “아빠”하고 부르며 달려오듯이 우리도 한없는 신뢰와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을 부를 수 있습니다. “하나님 아빠” 둘째, 하나님은 아주 특별한 아버지이십니다. 다시 말씀을 보겠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예수님은 하나님을 “하늘에 계신 아버지”라고 하셨습니다. 이것은 하나님이 저 멀리, 하늘 어딘가에서 고고하게 살고 계시다는 것을 말하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들로부터 멀리 계신 분이 아닙니다. 당신의 자녀인 우리의 삶 속에서 늘 동행하고 계시는 하나님이십니다. 그러면 이 말의 뜻은 무엇입니까? 그것은 하나님의 초월성, 차별성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아버지가 되시지만 이 땅에 속한 우리 육신의 아버지와는 다릅니다. 어떤 점에서 다릅니까? 먼저, 하나님은 그 인격과 사랑이 온전하십니다. 그래서 누구는 사랑하고 누구는 미워하는 식으로 우리들을 차별하거나 편애하지 않습니다. 또, 하나님은 영원하십니다. 육신의 아버지들은 나이가 들면 다 늙고 약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 아버지는 결코 늙거나 약해져서 자식들의 짐이 되지 않습니다. 영존하시는 아버지가 되십니다. 그러나 다른 무엇보다도, 하나님은 우리를 참으로 깊이, 그리고 완전히 이해하십니다. 그러나 육신의 부모는 자식을 잘 모릅니다. 부모가 자식을 키우면서 마음이 가장 아플 때는 자식한테서 “아빠, 엄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말을 들을 때라고 합니다. 그런 말을 들으면 부모의 가슴은 찢어집니다. 그런데 솔직히 이 말이 어느 정도는 사실입니다. 육신의 부모는 자녀를 완전하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들이 학과공부로 인해 겪는 어려움, 장래에 대한 불안과 염려, 이성교제에 대한 고민과 방황을 잘 이해하지 못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떻습니까? 하나님은 다 아십니다. 무엇을, 어떻게 다 아십니까? 9절 말씀 바로 앞에 있는 7절과 8절을 읽어 보겠습니다. “또 기도할 때에 이방인과 같이 중언부언하지 말라 저희는 말을 많이 하여야 들으실 줄을 생각하느니라 그러므로 저희를 본받지 말라 구하기 전에 너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너희 아버지께서 아시느니라” 하나님은 우리가 구하기도 전에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 우리의 필요를 아십니다. 우리의 형편을 하나님은 다 잘 아십니다. 하나님이 우리의 형편을 다 아신다고 생각하고 기도하는 것과 모르신다고 생각하고 기도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하나님께 내 형편을 좀 알려야지’라고 생각하고 기도하면 우리는 기도한 후에도 평안함이 없습니다. 기도한 후에 미처 기도하지 못한 문제들이 자꾸 생각이 나고 마음에 걸립니다. 아, 이것도 기도하고 저것도 기도했어야 했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습니다. 기도했지만 여전히 기도가 부족한 것 같습니다. 좀 더 오래, 간절히 기도했어야 했다라는 진한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러나 이런 아쉬움은 결코 기도를 더 많이, 더 오래 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오히려 그런 마음으로 기도할 때 우리는 중언부언하게 되고, 말을 많이 하게 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어떤 분이십니까? “구하기 전에 우리에게 있어야 할 것을 하나님 우리 아버지”께서는 아십니다. 중언부언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이해하고 계십니다. 알고 계십니다. 이미 잘 알고 있는데 자꾸 자꾸 말하면 어떻습니까? “아, 이제 알았다니까!” 이런 소리가 나옵니다. 하늘에 계신 우리의 아버지는 우리가 구하기도 전에 우리의 필요를 다 알고 계십니다. 이 사실이 우리 마음에 평안을 줍니다. 셋째, 하나님은 우리 모두의 하나님이십니다. 다시 한 번 9절을 읽겠습니다.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 예수님은 “그러므로 너희는 이렇게 기도하라”고 말씀하신 후에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여”라고 하지 않으셨습니다. 예수님은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라고 하셨습니다. 여기에는 무슨 뜻이 담겨있는 것일까요? 아주 오래 전의 일입니다. 어느 날, 저는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버스가 오지 않았습니다. 그때 문득 저의 머리에 ‘기도’가 떠올랐습니다. 기도하면 다 이루어주신다고 했으니 이번 기회에 시험 삼아 한 번 기도를 해보고자 마음을 먹고 저는 버스가 속히 오도록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기도에도 불구하고 버스는 속히 오지 않았습니다. 별 일은 아니었지만 당시 저로서는 크게 낙심이 되고 기도에 대한 깊은 회의가 들었습니다. 다시는 기도할 수 없을 것 같은 생각까지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면 저의 기도대로 되지 않은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결과입니다. 저는 당시 이 세상이 나 한 사람을 위해서 존재해야 하는 것처럼 기도했습니다. 나의 필요에 따라 세상이 움직이기를 기도한 것입니다. 저의 기도는 하나님이 나 한 사람만을 위해서 일해야 하는 것처럼 기도한 아주 이기적인 기도였습니다. 우리는 자주 나 하나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기도를 너무도 담대하게 하나님께 드립니다. 한 청년이 간에 문제가 있어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습니다. 그는 불행하게도 남의 간을 이식받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 청년은 눈만 뜨면 간 좀 달라고 기도했습니다. 그런데 생각해보십시오. 이 청년의 기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어떤 일이 있어야 합니까? 누군가 교통사고를 당하든지 뇌사 상태에 빠져야 합니다. 그래야 간 이식을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이런 기도를 하나님이 과연 들어주실 수 있을까요?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나님은 나와 다른 사람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아버지가 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기도의 대상이신 하나님이 우리 모두의 하나님임을 기억해야 합니다. 워렌 위어스비가 쓴 기도에 관한 책 ‘기도의 권능’을 보니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진정한 기도는 다른 기독교인들과의 올바른 관계와 하늘에 계신 아버지와의 올바른 관계로 시작한다.” 기도의 성숙은 관계의 성숙을 의미합니다.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성숙한 만큼 성숙한 기도를 할 수 있고 응답받는 기도, 깊은 기도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성숙한 기도, 응답받는 기도, 깊은 기도의 비결이 어디에 있습니까? 바로 우리가 기도하는 대상이신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바른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주기도문은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성 속에서 기도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줍니다. 이번 한 주 주기도문을 통해서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성 속에서 기도하는 법을 배울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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