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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기도문 제6강(용서와 기도)
주기도문 제6강 새벽기도특강(2006.6.3.) 용서와 기도 *마6:12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다윗은 시편 32편에서 용서받은 기쁨을 이렇게 노래했습니다. “허물의 사함을 얻고 그 죄의 가리움을 받은 자는 복이 있도다 마음에 간사가 없고 여호와께 정죄를 당치 않은 자는 복이 있도다” 그가 이렇게 용서의 기쁨을 잘 알 수 있었던 것은 죄의 고통이 무엇인지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내가 토설치 아니할 때에 종일 신음하므로 내 뼈가 쇠하였도다 주의 손이 주야로 나를 누르시오니 내 진액이 화하여 여름 가물에 마름 같이 되었나이다” 용서는 이처럼 극심한 죄의 고통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합니다. 또, 삶의 기쁨을 회복시키고 죄로 인해 깨진 관계를 회복시킵니다. 이러한 용서는 우리 신앙생활의 중요한 주제입니다. 나아가 우리의 기도생활에도 깊은 관련이 있습니다. 이 시간, 우리 기도와 용서의 관계에 대해 묵상하는 가운데 용서를 통해 우리의 기도와 삶이 얼마나 풍성해질 수 있는지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12절을 같이 읽겠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우리가 우리 죄의 용서를 하나님께 간구하는 것은 예수님의 뜻입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죄 용서를 구하는 기도에 대해서 잘못된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먼저, 이미 예수님 믿고 거듭났으니 다시는 죄에 대해서 회개할 필요도 없다, 이미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죄가 단번에 사해졌는데 뭘 또 다시 용서해달라고 하나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식의 생각은 매우 명쾌하고 구원의 은혜를 더 할 나위 없이 견고하게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 생각 때문에 기도시간에 전날 지은 죄가 생각이 나고, 마음에 자꾸 걸려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자 하고 애써 무시하고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죄가 자꾸 생각이 나고 마음에 걸리는 것은 내 속에 거하시는 성령님이 그 문제로 인해 근심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 문제에 대해서 빨리 고백하고 용서를 구하라는 ‘싸인’인 것입니다. 생각해보면, 영성이 깊어질수록 회개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회개를 더 많이, 더 깊이 하게 됩니다. 저와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고결한 삶을 살았던 많은 신앙의 위인들은 늘 하나님 앞에서 참회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것은 계속된 기도와 깊은 영성 생활을 통해 그들의 마음이 여려지고, 영적으로 예민해지고, 삶의 목표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윤동주의 서시에 나오는 한 구절처럼 잎새에 이는 바람, 사소하게 보이는 작은 죄 앞에서도 괴로워하는 것이 깊은 기도를 감당하는 사람들의 특징입니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회개하되 너무나 쉽고, 가볍게 회개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마치 자판기에 동전을 넣고 커피 한 잔을 뽑듯이 죄 고백이라는 동전만 넣으면 언제라도 죄 용서라는 커피 한 잔쯤 가볍게 마실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에겐 회개의 기도만 있을 뿐 삶의 변화나 진전이 없습니다. 회개는 반복되지만 그 열매가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런 사람의 기도는 주님께서 결코 기뻐하시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우리 죄를 사해 주시도록 하나님께 기도한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기도하는 것일까? 세 가지로 나누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째, 회개기도는 반드시 단순한 죄 고백을 넘어서야 합니다.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다른 것에 비유해 보겠습니다. 저는 홍역을 중2때에, 남들보다 한참 늦게 앓았습니다. 홍역이 와서 열이 나는 것이었는데 저는 홍역인 줄은 모르고 감기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해열제를 열심히 먹었습니다. 며칠을 그렇게 하고도 차도가 없자 그제서야 병원에 가보고 홍역인 줄 알았습니다. 병의 원인을 알아 근본 대처를 했으면 열도 금새 떨어지고 고생도 덜 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저는 무식하게 열을 내리고자 해열제만 먹다가 하마터면 곰보가 될 뻔했습니다. 회개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열이 나면 열을 떨어뜨리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열이 나는 근본원인을 찾아 고쳐야 하는 것처럼, 죄를 범하면 그 죄를 짓게 된 근본원인을 찾아봐야 합니다. 그리고 그 원인에 해당하는 문제를 놓고 애통하며 회개해야 합니다. 회개에 관한 대표적인 기도가 시편 51편에 나오는 다윗의 기도입니다. 이 시편은 다윗이 밧세바와 동침한 후 선지자 나단이 저에게 온 이후에 지은 것입니다. 여기서 다윗은 다음과 같은 기도를 합니다. “하나님이여, 내 속에 정한 마음을 창조하시고 내 안에 정직한 영을 새롭게 하소서” 이 기도는 단순히 밧세바를 범했던 다윗 자신의 행동을 용서해달라는 기도가 아닙니다. 이후로 다시는 그러한 죄를 짓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을 바꾸어주시고 자신의 영도 새롭게 해달라는 간구입니다. 이런 것이 진정한 회개입니다. 회개는 죄 고백을 넘어서서 근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래서 죄의 유혹에 쉽게 넘어질 정도로 약해진 우리 자신의 영성을 뼈아프게 확인하고 성령의 도우심으로 영적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집중되어야 합니다. 이런 근본적인 회개가 이루어질 때 우리는 비로소 같을 잘못을 범하지 않고 잘못을 범하는 빈도를 줄여나갈 수 있습니다. 둘째, 용서받고 우리도 남을 용서하는, 용서의 깊은 세계로 들어가야 합니다. 다시 12절을 보십시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죄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이 기도에는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습니다. 이것은 나의 다른 사람에 대한 용서가 하나님의 우리에 대한 용서에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이 조건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가령, 이것을 우리가 다른 사람의 죄를 용서하지 않으면 하나님께서도 우리를 용서하지 않겠다는 일종의 압박이라고 생각하면 오해입니다. 반대로, 이것을 우리가 다른 사람을 용서함으로써 우리에 대한 하나님의 용서를 버는 것으로 생각해서도 안 됩니다. “저, 이 사람을 용서했습니다. 그러니 하나님도 저를 용서하셔야 합니다. 용서해주세요.”라고 말할 수 있는 근거가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 말씀의 의미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이 기도를 보면서 한 가지 비유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잘 아는 마태복음 18장에 나오는 비유입니다. 한 일만 달란트 빚진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 빚은 그가 평생을 벌어도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 갚는 것이 불가능한 빚이었습니다. 이런 그를 그의 주인이 불쌍히 여겨 탕감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종이 탕감받고 돌아가는 길에서 자신에게 100데나리온 빚 진 동료를 만났습니다. 100데나리온은 일 만 달란트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닌, 적은 빚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어떻게 하였습니까? 동료의 멱살을 움켜쥐고 “내 빚 갚아라” 으름장을 놓았습니다. 그는 자기 발 앞에 엎드려 “조금만 기다려주시게. 내 곧 갚겠네.” 하는 동료의 말을 무시하고 그를 고소하여 구속시켜 버렸습니다. 이 소식이 일 만 달란트 빚을 탕감해준 주인의 귀에 들어갔습니다. 주인은 당연히 대노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탕감받은 종을 불러다가 말했습니다. “악한 종아, 네가 빌기에 내가 네 빚을 전부 탕감하여 주었거늘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관을 불쌍히 여김이 마땅치 아니하냐?” 주인이 일 만 달란트 탕감해준 것은 아무 조건이 붙지 않은 은혜였습니다. 동료가 내게 진 빚 100데나리온을 탕감해주어야 한다는 것이 이 은혜의 조건은 아니었습니다. 조건은 아니었지만 이 큰 은혜를 받은 사람이라면, 은혜를 맛본 사람이라면 조건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동료의 적은 빚을 탕감해주는 것이 마땅합니다. 그것이 은혜를 맛본 사람의 도리입니다. 이 비유에서 우리가 다시 한 번 생각해보아야 하는 것은 결국 우리의 다른 사람에 대한 용서치 않음이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은혜를 무익한 것으로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은혜가 은혜되기 위하여, 은혜의 남용을 막기 위해서는 우리 역시 다른 사람을 용서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가 이와 같이 은혜의 세계를 알아 용서받고 용서하는 일을 반복하게 되면 어떤 일이 발생합니까? 당연한 것이지만, 용서는 또 다른 용서를 낳습니다. 반대로, 원수는 또 다른 원수를 낳고 복수를 낳습니다. 우리는 용서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고, 복수의 진원지가 될 수도 있습니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용서는 이 복수 뿐인 세상에 용서의 선순환이라는 새로운 질서를 시작하셨습니다. 반대로, 세상은 복수의 악순환을 계속할 뿐입니다. 우리는 이 주기도를 통해서 이 세상에서 용서의 선순환을 일으키고자 하시는 하나님의 의지와 간절한 소원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의 우리를 향한 그 크신 사랑과 그에 힘입은 용서가 시작이 되어 나에게 죄 지은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그와의 관계가 회복되는 놀라운 회복의 역사, 사랑의 역사가 일어나기를 하나님은 간절히 바라십니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관을 불쌍히 여김이 마땅치 아니하냐?”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의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물은 계속해서 흘러야 썩지 않습니다. 흐르지 않고 멈추어 선 물, 고인 물은 이끼가 끼고 악취를 풍기는 썩은 물로 변합니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용서도 내게서 멈추어 서면 무익하게 됩니다. 하나님의 나를 향한 용서의 물은 나를 통해서, 우리를 통해서 세상으로 흘러가야 합니다. 셋째, 더 큰 선을 행하지 못했음을 회개해야 합니다. 이런 용서의 선순환을 생각하면 우리의 회개는 좀 더 깊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회개하면 대개 죄 지은 것, 잘못 한 것을 많이 떠올립니다. 그러나 우리의 회개는 잘못한 것, 죄 지은 것에서 나아가 선을 행하지 못한 것에 이르러야 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을 용서하고 사랑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것, 그것을 우리는 회개해야 합니다. 나의 오른편 뺨을 친 원수에게 왼쪽 뺨을 대지 못하고 분노하고 미워하고 같이 싸운 것을 우리는 회개해야 합니다. 이런 우리의 회개는 이 세상에서 악의 확산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지금도 수많은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적극적인 회개와 용서를 체험하지 못해서 죽어가고 있고 고통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것을 외면하고 살았습니다. 이런 것까지 우리는 적극 회개해야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12절을 읽겠습니다.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대신 십자가를 지심으로 용서가 무엇인지, 기도가 무엇인지를 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자격 없는 우리들을 아무런 조건 없이 사랑하여 주시고 용서하여 주시니 감사합니다. 이제 주님의 크신 사랑과 용서를 체험한 우리를 통해 하나님께서는 이 용서 없는 세상에 화해와 용서라는 새로운 역사를 시작하고자 하십니다. 저희를 이 역사에 용서의 도구로, 화해의 도구로 사용하여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목자생활을 하면서 느낀 것인데 목자 역시 연약한 인간인지라 양들로부터 상처도 받고 서운한 감정을 느낄 때도 많습니다. 어떤 때는 양으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다시는 다시는 내가 목자생활을 하지 않으리라, 양 치지 않으리라 다짐하기도 합니다. 진심을 다해 섬기고 기도해주고 말씀을 가르쳐 준 양으로부터 돌아오는 것이 고작 이것인가 생각하면 섬김과 사랑의 대상이었던 양은 원망과 미움의 대상이 되어 돌아옵니다. 그러나 목자라는 자존심이, 나는 아무 것도 잘못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 양에 대한 용서를 가로막습니다. 마음을 막아버리고 우리의 심령을 막아버리고 우리의 영혼을 막아버립니다. 그러나 목자라고 하는 나는 누구입니까? 나 역시 하나님의 용서를 필요로 하는 한 사람의 죄인입니다. 나는 하나님 앞에 일 만 달란트 빚진 자입니다. 이 빚을 탕감받은 사람입니다. 그런데 내가 지금 다른 사람을 용서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습니다. “내가 너를 불쌍히 여김과 같이 너도 네 동관을 불쌍히 여김이 마땅치 아니하냐?” “우리가 우리에게 죄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 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옵시고” 양들이 반발하고 제 마음에 상처를 줄 때는 대게 저에게도 문제가 없지 않았습니다. 제가 좀 더 제 양들을 사랑과 기도로 섬길 수 있었는데 섬기지 못했습니다. 용서하고자 기도하면 하나님은 오히려 저로 하여금 그런 저의 문제들을 회개하게 하십니다. 이를 통해서 제가 다시금 양들을 섬길 힘을 덧입습니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서 시작하고자 하시는 새로운 은혜의 역사임을 고백합니다. 우리로 시작하여 이 세상에 용서의 선순환이라는 새 역사가 창조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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