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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심히 많이 주시고
열왕기상 4장은 솔로몬 통치의 업적을 개괄적으로 보여 주고 있는 장입니다. 솔로몬 시대 이스라엘 왕국의 체제와 그를 운영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잘 나타나 있습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과 관련해서 솔로몬 이전시대부터 이어져오는 이스라엘의 왕정의 변화를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스라엘에는 솔로몬 이전에 사울과 다윗 두 명의 왕이 있었습니다. 초대 왕 사울은 사사 시대에서 왕정시대로 넘어가는 과도기 시대의 왕이었습니다. 당시 사울이 왕이 되었지만 해도 이스라엘은 여전히 지파들간의 동맹을 중심으로 체제가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따라서 왕을 중심으로 하는 중앙 관료 정치나 제도가 자리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스라엘 왕국은 두 번째 왕 다윗 때부터 본격적으로 발전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은 국내적으로는 여러 조직을 만들면서 나라를 체계화시켰습니다. 대외적으로는 주변 국가들을 정복하여 국경을 넓혔습니다. 무엇보다 예루살렘이라는 강력한 수도를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다윗은 이러한 일들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전쟁을 치러야 했습니다. 다윗에게는 통치의 시간보다 전쟁의 시간이 더 길었습니다. 하지만 솔로몬은 아버지 다윗이 이룩해 놓은 거대한 왕국을 비교적 순조롭게 이어 받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그저 운이 좋아서 이루어진 일이 아니었습니다. 이는 다윗에게 약속하신 하나님의 뜻이었습니다. 삼하 7:12~13에 보면 하나님께서 선지자 나단을 통해 주신 약속의 말씀이 있었습니다. “네 수한이 차서 네 조상들과 함께 누울 때에 내가 네 몸에서 날 네 씨를 네 뒤에 세워 그의 나라를 견고하게 하리라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인간적인 눈으로 바라보면 솔로몬은 소위 엄친아처럼 보입니니다. 하지만 솔로몬의 배경은 엄연히 하나님의 약속이자 섭리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솔로몬에게 선왕들이 잡지 못한 나라의 기틀을 잡아야 한다는 사명을 주셨습니다. 하지만 나라의 기틀을 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비록 그가 손쉽게 왕이 되었지만 그 왕관을 쓰려면, 그 무게를 잘 견뎌야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잘 알고 있듯 솔로몬은 자신의 위치와 사명을 제대로 이해했고, 하나님께 겸손히 지혜를 구했습니다. 이런 솔로몬은 하나님께서는 기뻐하시고, 그에게 무한한 지혜와 축복을 내려주셨습니다. 이런 맥락에서 살펴볼 때, 오늘 본문 1-19절은 솔로몬이 부왕의 뒤를 이어 왕권을 확립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그는 정부의 조직을 보다 능률적으로 체계화하면서 이스라엘을 정비했습니다. 특별히 성경은 솔로몬이 세운 사람들의 이름에 주목하며 그들을 한 명씩 언급하고 있습니다. '인사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듯이 한 나라를 통치하는 데 있어 사람을 세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우리나라도 작년에 정권이 바뀌고 세워진 인사들에 대해서 얼마나 많은 말들과 사건이 있었습니까? 올해도 여전히 연초부터 정부 인사에 대해 대규모의 물갈이가 있을 것이라며 온 나라가 주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솔로몬은 아주 적절한 인사들로 정부를 잘 구성했던 것 같습니다. 솔로몬이 세운 사람들은 아마도 모두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솔로몬의 판단 하에 적재적소에 배치 받았을 것입니다. 관료들 각자가 하나님을 경외하고, 자신의 능력을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에 세워졌으니 국정 또한 잘 운영되었을 것입니다. 솔로몬의 정부구성에 특징을 살펴보면, 다윗 시대에는 전쟁을 많이 치르느라 군대장관이 중책을 맡았었지만, 그의 시대는 평화의 시대였기에 제사장, 서기관, 사관 등 종교 행정 관료들이 주로 중책을 맡았습니다. 그리고 지방장관도 12명을 새로 임명했습니다. 솔로몬은 그들로 하여금 일 년에 한 달씩 왕과 왕실에 양식을 공급하도록 했습니다. 이는 각 지방에게 지방도시에 어느 정도의 독립성을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이는 강력한 왕권만이 줄 수 있는 제한적인 자유였습니다. 왕권이 튼튼하지 못한 나라에서는 적용할 수 없는 제도였습니다. 이처럼 나라기반이 견고해지고, 정비되자 온 나라에는 평화와 풍요가 찾아 들었습니다. 20-28절은 솔로몬의 다스림을 받는 이스라엘의 번영과 풍요에 대해 나옵니다. 솔로몬 왕국은 외교, 경제, 국방 면에서 유래 없는 번영을 누렸습니다. 솔로몬 왕국은 매우 강대하여 유다와 이스라엘의 인구가 바닷가의 모래같이 많았고 모든 것이 풍부했습니다. 이는 솔로몬이 하나님의 주신 지혜대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입니다. 백성들은 푸른 초장 맑은 물가에서 유유히 노니는 양떼들과 같이 평화와 번영을 구가하였습니다. 29절과 30절을 보십시오.“하나님이 솔로몬에게 지혜와 총명을 심히 많이 주시고 또 넓은 마음을 주시되 바닷가의 모래 같이 하시니 솔로몬의 지혜가 동쪽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굽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난지라.”솔로몬과 같이 하나님의 지혜를 덧입은 지도자가 있을 때 백성들은 평안과 풍요를 누리게 됩니다. 지도자는 지혜가 있어야 그를 따르는 사람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습니다. 지혜와 총명의 근원은 하나님이십니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은 우리를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합니다. 지혜가 부족할 때 하나님에게 구하면 후히 주십니다. 우리가 지혜의 근원인 말씀을 사랑하며 하나님에게 기도함으로 지혜와 총명이 충만하기를 기도합니다. 솔로몬은 그 지혜가 동쪽 모든 사람의 지혜와 애굽의 모든 지혜보다 뛰어났습니다. 그는 잠언 삼천 가지를 말했고 천다섯 편이나 되는 노래를 지었습니다. 천하의 왕들이 보낸 자들이 그의 지혜를 들으러 왔습니다. 29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넓은 마음'을 주셨다고 합니다. 이는 원어적으로 해석하면 그의 지식의 범위가 넓다는 뜻입니다. 즉, 다방면의 지식을 갖추었다는 뜻입니다. 그가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이라 할지라도 다방면의 지식은 그냥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시간을 내서 관심을 가지고 조사하며 연구하고 고민할 때 얻어지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주신 것은 배운바들을 기억하고, 그것을 통찰력 있게 엮을 수 있는 지혜를 주신 것이지 컴퓨터에 프로그램을 깔 듯 지식을 임의로 탑재하신 것이 아닙니다. 아무리 지혜로운 사람도 그 밑바탕이 되는 지식을 탐구하지 않으면 한계가 나타나기 마련입니다. 비록 성경에 구체적으로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우리가 다방면의 지식을 가진 솔로몬의 보이지 않는 노력들도 함께 읽어낼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저는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나님께서 솔로몬에게 주신 사명과 그에게 주신 지혜에 대해 생각해보았습니다. 비록 솔로몬과 같은 사명과 같은 은사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저에게 무엇을 원하시고, 나는 거기에 어떻게 반응을 해야 할까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나의 전공과 사회 경험에서 얻은 지식들 이런 것을 그저 나의 안녕과 영화를 위해 사용할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역사를 세우는 일에 사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록 지금은 30대 초반이라 직장생활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지금의 때가 다방면의 지식과 지혜를 집중적으로 쌓아가는 시기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저의 올해 요절이 때를 얻든지 못 얻든지 말씀을 전하라는 것인데, 평소 생활 속에서 배우고 쌓은 지식과 거기서 깨달은 지혜로 하나님의 양무리를 돕고, 때를 얻는 그러지 못하든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공동체와 역사를 세우는 일에 보탬이 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결론입니다. 어쩌면 우리는 다윗과 같은 믿음의 선배 목자님들이 가꾸어 온 역사를 비교적 쉽게 계승한 솔로몬일지도 모릅니다. 만약 그렇다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입니까? 오늘 말씀에 기초한다면 지혜와 총명입니다. 점점 더 똑똑해지는 캠퍼스의 학생들과 세상과도 맞설 수 있는 지식과 이를 잘 엮어서 올바른 기독교적 가치관과 삶의 방식을 만들어 내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올 한해 하나님께 이러한 지식과 지혜를 구하면서, 솔로몬과 같이 제자양성역사의 기반을 잘 다지는 한 해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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