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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지자들과 제사장들의 죄악들 때문이니
열왕기하 25장 1~7절을 보면 오늘 본문에 나오는 상황을 알 수 있습니다. 시드기야 왕이 다스린 지 9년이 되던 해,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군대를 끌고 와서 예루살렘 주위에 진을 쳤습니다. 그는 예루살렘을 곧바로 공격하지 않고, 압박하면서 유다가 스스로 무너지기를 기다렸습니다. 이에 유다는 꼼짝없이 성 안에 갇혀 있다가 심한 기근을 겪습니다. 열왕기하에서는 “기근이 심하여 그 땅 백성의 양식이 떨어졌더라.”는 한 줄의 말로 설명하고 있지만 오늘 본문에서는 그 당시 상황이 얼마나 심각했는지 알려주고 있습니다. 먼저 1~16절까지 보면 예루살렘이 누렸던 과거의 영광과 현재의 비참함이 비교되고 있습니다. 1절에 “슬프다 어찌 그리 금이 빛을 잃고 순금이 변질하였으며 성소의 돌들이 거리 어귀마다 쏟아졌는고.” 일반적으로 금과 순금은 쉽게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는 물질입니다. 예루살렘 성전 물품들은 금과 순금으로 만들어져 변하지 않는 고귀함을 나타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빛을 잃고, 변질되어 길거리에 나뒹굴고 있는 상태입니다. 이것이 당시 예루살렘 성 안의 풍경이 이었습니다. 물건뿐만 사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2절에 보면 하나님의 백성으로, 순금에 비할 만큼 보배롭던 유다 사람들이 원래의 거룩한 빛깔을 잃고 토기장이의 질항아리처럼 허름하게 되었습니다.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심판받게 되자 사람을 비롯한 모든 것들이 본래 가치를 잃어버리고 비참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심판의 영향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악화되었습니다. 사람들의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비참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양심이나 도덕윤리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말씀에 보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선적으로 보호를 받아야 할 젖먹이나 어린아이들이 버려졌습니다. 험악한 짐승도 굶주렸을 땐 제 어린 새끼는 먼저 보살핀다고 하는데. 유다의 부모들은 기근으로 인해 자녀를 향한 마음을 잃어버렸습니다. 부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5절에서 나오는 '진수'를 먹고 '붉은 옷'을 입었던 사람들은 부자를 가리킵니다. 하지만 이미 식량이 다 떨어졌기에 사회적 특권과 재물로도 음식을 구할 수 없습니다. 기근에 시달리자 부자들도 그 행색이 누추해지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빈정거림과 멸시를 당했습니다. 심판은 가난한 자, 부자 모두에게 평등했습니다. 진작 선지자들의 경고를 영접하고 회개했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인데, 끝내 완악한 마음을 버리지 않아서 이런 환난을 자초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기회는 있었습니다. 이제라도 말씀을 붙들고 바벨론에게 항복한다면 식량을 구할 수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유다는 끝까지 자기 뜻을 고집하고 불순종하며 심판의 고통을 당하였습니다. 예레미야는 유다의 상황이 심판의 대명사로 불리는 소돔의 상황보다도 더 심각하다 했습니다. 소돔의 죄와 음란보다 유다의 죄가 더 크고, 소돔이 당한 심판보다 유다가 당하는 심판이 더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래도 소돔은 순식간에 멸망당해서 사람들이 고통은 잠시였습니다. 하지만 유다는 극한 기아 상태에 빠져 온갖 괴로움을 당하며 서서히 죽어갔습니다.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고, 급기야 어미가 자식을 잡아먹는 일까지 일어납니다. 10절에 나오는 자비로운 부녀들, 즉 평소 자식을 너무나 사랑하고 아끼던 어머니들이 기근의 고통에 시달리다 못해 자기 손으로 자녀를 삶아먹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유다의 고통이 얼마나 강렬하고 상상을 초월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예레미야의 심정도 무척 참담하였습니다. 예레미야애가는 예레미야 선지자가 폐허가 된 예루살렘 성을 바라보면서 밤새 눈물을 흘리며 쓴 책이라고 합니다. 수 없이 경고했지만, 돌이키지 않고 아픔을 겪게 된 자기 민족을 보면서 너무나 가슴 아팠습니다. 하지만 이 아픔의 원인이 무엇인지 이를 주관하는 이가 누구신지 분명히 기록했습니다. 11절을 보십시오.“여호와께서 그의 분을 내시며 그의 맹렬한 진노를 쏟으심이여 시온에 불을 지르사 그 터를 사르셨도다.” 여기서 '그 터를 사르셨도다'라는 말은 철저한 심판을 의미합니다. 보통 건물에서 불이 나면 벽과 지붕이 타지, 그 기초까까지 타는 경우는 없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심판은 아예 그 터까지 불살라서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철저한 심판입니다. 한 때, 하나님으로부터 절대적인 관심과 보호를 받던 예루살렘이 이제는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사람들은 이전에 하나님께 택함을 받은 예루살렘이 결코 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헛된 믿음이고, 자만이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출애굽 후 광야에서, 신명기에서 분명 반역과 심판에 대해 약속하셨습니다. 말씀에 불순종하고 우상숭배하면 이방 나라에 의해 징계를 받게 된다고 많은 선지자들을 통해 예고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습니다. 예레미야는 이렇게 되기까지 지도자들의 죄가 크다고 지적합니다. 13절에 “그의 선지자들의 죄들과 제사장들의 죄악들 때문이니 그들이 성읍 안에서 의인들의 피를 흘렸도다.” 영적 지도자인 선지자들과 제사장들은 의인들을 공개적으로 죽이며 경고의 말씀을 무시했습니다. 백성들은 이를 보고 배우게 되며 덩달아 심판과 경고에 대해 가벼운 마음을 품게 되었습니다. 종교지도자들의 죄가 백성들의 영적 안목을 흐리게 만들었습니다.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다가 함께 구덩이에 빠지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심판을 당하게 되자 백성들도 그제야 종교지도자들이 잘못 이끌어왔음을 깨닫습니다. 15절에 보면 백성들이 그들에게 “저리 가라 부정하다, 저리 가라, 저리 가라, 만지지 말라.”하며 멸시하고, 욕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마치 문중병자를 멀리 쫓아 보낼 때의 모습처럼 보입니다. 누구보다 정결하다고 여김 받는 종교지도자들이 심판이 임하자 불의하고 불결한 사람 취급을 당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그들에게 분노하시고, 쫓아내셨습니다. 한편 정치지도자들은 심판의 근본적인 원인을 회피하고, 하나님이 아닌 다른 것을 의지했습니다. 17절에 “우리가 헛되이 도움을 바라므로 우리의 눈이 상함이여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나라를 바라보고 바라보았도다.” 했습니다. 우리를 구원하지 못할 나라는 애굽을 가리킵니다. 예레미야는 왕과 신하들에게 애굽을 의지하지 말고, 하나님의 방법을 신뢰하며 바벨론에 항복하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친애굽 정책을 추진하다 바벨론의 화만 돋우게 되었고, 애굽은 위급한 순간에 발뺌하며 어떠한 액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바벨론의 압박만 당하며 독 안에 든 생쥐의 꼴이었습니다. 모두들 망할 날만 기다리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당장은 그들을 망하게 하실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완전히 망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21~22절에 “우스 땅에 사는 딸 에돔아 즐거워하며 기뻐하라 잔이 네게도 이를지니 네가 취하여 벌거벗으리라 딸 시온아 네 죄악의 형벌이 다하였으니 주께서 다시는 너로 사로잡혀 가지 아니하게 하시리로다 딸 에돔아 주께서 네 죄악을 벌하시며 네 허물을 드러내시리로다.” 예레미야는 지금은 망했지만 적어도 이 땅에서는 그 심판이 끝나고 회복되는 날이 있음을 알려주었습니다. 때가 되면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고통을 준 원수들을 심판하십니다. 그리고 우리를 겸손하고, 정결하게 만들어서 다시 한번 세워주십니다. 결국 죽을 것 같은 심판의 고통 속에서도 우리의 희망은 하나님 밖에 없습니다. 저는 군대에 있을 때 일 년 정도는 나름 믿음의 중심을 지키다가 군 생활이 원활히 풀리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것처럼, 폭언, 술, 음란 등의 군생활의 거친 문화를 따라하며 쉽게 말하면 하나님이 아닌 군대의 방식에 의존하며 지냈습니다. 그러자 당장의 문제들이 풀리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또 다른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저의 성격만 버리고, 신앙도 잃고, 내적인 고통에 시달리며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전역했습니다. 저는 이 일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에 불순종하고, 회개하지 않고 눈앞의 문제해결에만 급급하여 세상적인 방법에만 의지하면 결국은 망한다는 것을 뼈 속 깊이 배웠습니다. 다시는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요즘 다시 그 때의 유혹이 제 마음속을 어지럽힙니다. 직장생활이 잘 풀리지 않고, 장래 문제나 가정 문제들도 잘 풀리지 않아 고민이 오래되자 인간적인 방법을 찾게 됩니다. 말씀을 통해 상황을 비춰보면 회개하고, 돌이켜야 할 부분들이 있지만 그러기는 싫고, 색다르고 좋은 방법과 길을 찾아 그것에 따라 가보고자 하는 마음만 가득합니다. 남들처럼 나도 그렇게 하면 인생역전과 성공의 모습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는 상상에 마음이 흥분되기고 합니다. 하지만 오늘 말씀처럼, 또 군대의 경험에서처럼 어려운 상황 속에서 붙들어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이며, 순종과 회개의 자세로 하나님의 때를 기다리는 것임을 배웁니다. 또한 한 가장으로써 제가 믿음의 중심을 지키지 못하면 동역자와 자녀에게 어떤 불행을 안겨줄지 모르기에, 신중해야 함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교만하고 완악한 유다와 같이 저의 불신과 불순종, 기복중심의 신앙을 회개합니다. 제가 하나님을 신뢰하는 마음을 회복하기를 기도합니다. 당장의 눈앞의 어려움을 바라보기 보다 하나님을 바라보고 그의 뜻과 때를 분별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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