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맺은 언약을 지키신 하나님
시편 89편의 전체 내용은 위기에 처한 다윗의 자손들이 하나님께서 다윗에 말씀하셨던 언약을 이루어 달라고 간구하는 내용입니다. 삼하 7:13을 보면 “그는 내 이름을 위하여 집을 건축할 것이요 나는 그의 나라 왕위를 영원히 견고하게 하리라.”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다윗에게 그의 자손들을 견고하게 하고, 그의 왕위를 대대에 세우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본문의 시인은 이러한 하나님의 약속을 기억하고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의지해서 기도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시인은 다윗을 향한 하나님의 약속이 결코 변하지 않을 것임을 확신했습니다. 본문 1-4절까지는 약속에 신실하신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이 나오고, 5-18절에서는 약속을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찬양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먼저 1-4절을 보십시오. 시인은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성실하심을 노래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의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은 영원하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자기의 기분에 따라 온화하기도 했다가 격분하기도 합니다. 기분 좋을 때는 이것저것 다 해주겠다고 약속합니다. 하지만 기분이 상하며 언제 그랬냐는 듯 그 말을 취소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다릅니다. 민23:19에 “하나님은 사람이 아니시니 거짓말을 하지 않으시고, 인생이 아니시니 후회가 없으시도다 어찌 그 말씀하신 바를 행하지 않으시며 하신 말씀을 실행하지 않으시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은 우리를 향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인자하심과 신실하심은 변하지 없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신앙생활에 든든한 기반이 됩니다. 그런데 하나님만 신실하셔야 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우리 자세도 신실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그러신 것처럼 우리도 하나님에 대해서 신실한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비록 지금나의 현실이 위기 상황이고 고통과 좌절감에 휩싸여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하나님을 신실하게 믿고 의지해야 합니다.
5절을 보십시오. “여호와여 주의 기이한 일을 하늘이 찬양할 것이요 주의 성실도 거룩한 자들의 모임 가운데에서 찬양하리이다,” 시인은 하나님의 섭리가 기이하다고 말합니다. 언 듯 생각해보면 하나님께서는 당신이 창조하신 자연의 법칙과 원리에 따라 세상이 흘러가는 것을 지켜보고 관리한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과연 그러할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다스리시는 방법은 다이나믹합니다. 인간의 이성과 지혜로는 설명할 수도, 헤아릴 수 없는 일들이 너무나 많이 있습니다. 마치 여리고 성이 무너졌던 것처럼, 다윗이 골리앗을 이겼던 것처럼, 요나가 물고기 배에서 탈출한 것처럼, 과부의 아들이 다시 일어났던 것처럼 하나님을 놀랍고 기이한 일들을 행하십니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곳곳에서 하나님의 기이한 일들이 왕성하게 일어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이것을 대부분 인식하지 못합니다. 막4:26-27을 보면 “또 가라사대, 하나님의 나라는 사람이 씨를 땅에 뿌림과 같으니, 저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그 어떻게 된 것을 알지 못하느니라.” 우리는 가끔씩 일상이라는 좁은 세계에서 갇혀서 내 눈으로 보고, 내 귀로 듣고, 내 머리로 생각한 일들만 바라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다르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생각할 수도 없는 놀랍고 신비한 일들을 행하십니다. 물론 그 놀라운 섭리를 모두 알고 헤아릴 필요는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다만 하나님의 섭리를 마음으로 인정하고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이것을 전하는 것입니다. 1절에서 시인은 ‘내 입으로 대대에 알게 하리이다’라고 했습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전하여 그들이 하나님을 알 수 있도록, 하나님을 인정할 수 있도록 선포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입니다.
6-13절을 보십시오. 여기에서는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시인은 창조주로서의 하나님의 능력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피조물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권능의 왕이심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주로 유목 활동을 업으로 삼았던 유대인들은 한 곳에 정착하지 않기 때문에, 여기저기 다니며 위태로운 일을 당하거나, 대적들과 마주칠 때가 잦았습니다. 그러다보니 창조주 하나님께서 능력으로 자신들을 지켜주신다는 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어느 산을 가도, 험한 골짜기를 가도 어디에나 계시는 하나님, 그곳에서 어떠한 종류의 생명체들이 어떤 위협을 가하더라도 지켜주시는 하나님, 유대인들은 이를 가리켜 ‘엘 샤다이’, 전능하신 하나님, Almighty God이라고 했습니다. 이와 같이 전능하신 하나님께서 우리도 지켜주고 계십니다. 온 우주 가운데 여호와 하나님과 비교할 수 있는 존재는 없습니다. 그러므로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하나님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애굽의 바로와 같이 악한 마음과 생각으로 하나님을 대하다가는 감당할 수 없는 심판을 당하게 됩니다. 10절에 나오는 ‘라합’은 하나님에게 대적하다가 패배를 당한 애굽을 의미합니다. 출애굽기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죽이고자 했던 애굽의 군대를 하나님께서느 홍해에 다가 수장시키셨습니다. 하늘과 바다, 그리고 땅은 하나님께서 창조하셨기 때문에, 군대의 힘, 무기와 기술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자연만 가지고도 하나님께서 대적들을 물리칠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하나님께서는 당신을 경외하고, 신뢰하는 사람들에게는 방패가 되어주십니다. 하나님을 믿고 하나님의 통치 아래에서 사는 삶은 마침내 승리하게 됩니다. 지금 나의 삶이 너무나 힘들고 실패하고, 초라하게 보일지라도 절망할 필요가 없습니다. 나를 둘러싼 환경들이 마치 넘실거리는 파도처럼 무섭게 보일지라도 두려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인생 파도를 잔잔하게 하시고 모든 대적들을 반드시 흩어버리실 것입니다.
여기서 잠깐 생각해볼 것은 지금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시인은 형편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린 것처럼 시인은 지금 다윗의 언약을 기억하고 구원해달라고 기도하는 상황입니다. 쉽게 말해 매우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움이 느껴지십니까? 오히려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보통 어려운 상황에 처하면 어떤 표정으로 기도를 드립니까? 마치 세상 모든 슬픔은 내가 다 지고 있는 것처럼 어두운 표정으로 울부짖지는 않습니까? 아니면 인상을 팍 구겨 쓰고 도대체 나한테 왜 그러시냐고 따지듯이 기도하지는 않습니까? 물론 그러한 것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아닙니다. 솔직하게 나아가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다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약속을 기억하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그의 성숙한 믿음을 우리는 배울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이 어쩌면 심각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멘탈이 붕괴되기 직전의 상황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눈앞의 상황만 바라보기 보다 시선을 돌려서, 올려서 하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시인은 하나님을 바라보았을 때 잠시 잠깐 잊고 있었던 다윗의 약속이 떠올랐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이루실 신실하신 하나님, 전능하신 하나님을 깨달았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이 시인의 마음에 들어왔고, 그 약속이 마음에 찾아오자 그의 입에서는 찬양이 흘러나왔습니다. 그리스도인은 환경과 여건에 얽매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어떠한 모습으로 살던 하나님 앞에서 사는 존재입니다. 하나님 앞에서 사는 사람의 삶은 어떤 모습입니까? 롬12:12은 이렇게 말합니다. “소망 중에 즐거워하며, 환난 중에 참으며, 기도에 항상 힘쓰라.” 우리에게는 예수님을 통한 죄사함과 부활과 영생의 약속이 있습니다. 이는 다윗의 약속보다도 더 확실하고 강력한 약속입니다. 이 약속이 우리가 힘들고 어려운 순간에 기억하고 떠올려야 할 약속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과 영생의 약속을 굳게 붙들어야 어떠한 절망도 극복하고 승리할 수 있습니다. 저는 말씀을 준비하며 예수님을 통해 주신 약속을 잊어버리고 회의와 절망에 허덕이던 것을 회개하게 되었습니다. 눈앞의 현실만 생각하고 어둡고 불만 섞인 태도로 신앙생활을 하던 것을 회개했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믿고, 저도 하나님께 신실하게 나아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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