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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천한 것을 눈 앞에 두지 아니할 것이요
마음먹기는 쉬워도 실천하기는 참 어렵습니다. 그래서 작심삼일이니 <바보들은 늘 결심만 한다>는 말이 나왔을 것입니다. 우리가 결심만 하고 자꾸 실패하는 데에는 이왕 하는 것, 뭔가를 제대로 한 번 해보려는 과도한 의욕도 한몫 하는 듯 합니다. 그런데 제대로 한 번 하는 것보다 작더라도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 본문은 이스라엘의 왕이었던 다윗의 통치 철학이 담긴 시입니다. 다른 시편과는 다르게 ‘나는 무엇을 하겠다’ ‘내가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한 나라를 다스려야 하는 사람으로서 다윗은 얼마나 고민이 많았겠습니까. 무엇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을 것입니다. 그런 고민의 결과가 오늘 본문에 나와 있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가까운 곳에서 작은 것부터 매일매일 하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다윗이 이스라엘을 다스리는 근간으로 삼은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였습니다. “내가 인자와 정의를 노래하겠나이다 여호와여 내가 주께 찬양하리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노래하겠다고 하는 다윗에게서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로 나라를 다스리고자 하는 다윗의 강한 의지를 느낍니다. 그러나 한 나라를 사랑과 정의로 다스린다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닙니다. 엄청난 반발과 저항에 직면하여 좌절되기 쉬운 꿈입니다. 나라는 말할 것도 없이 내가 속한 가정과 직장, 모임에서 작은 규칙 하나 실행에 옮기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다윗이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에 옮기는 방법은 무엇이었습니까? 첫째, 내 집 안에서, 내 눈 앞에서. 2절과 3절을 다 함께 읽겠습니다. ‘내가 완전한 길을 주목하오리니 주께서 어느 때나 내게 임하시겠나이까 내가 완전한 마음으로 내 집 안에서 행하리이다 나는 비천한 것을 내 눈 앞에 두지 아니할 것이요 배교자들의 행위를 내가 미워하오리니 나는 그 어느 것도 붙들지 아니하리이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에 옮긴다고 하면 우리는 뭔가 엄청나고 대단한 일을 떠올립니다. 그러나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고 엄청나고 대단한 것처럼 보이는 일들 중에는 알맹이 없는 구호로 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윗도 완전한 길, 완전한 마음이라는 어마어마한 표현을 썼지만 그것은 알고 보면 일상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아주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일이었습니다. 우선, 다윗이 언급한 장소는 자신의 집 안이었습니다. ‘내가 완전한 마음으로 내 집 안에서 행하리이다’ 작년 가을, 극장에서 사도 세자와 영조의 이야기를 다룬 ‘사도’라는 영화를 봤습니다. 영화에 그려진 대로라면 영조는 강인한 임금으로 행세하기 위해서 자기 자식한테는 한 없이 모질고, 엄하기만 했던 못난 아버지였습니다. 비극은 마음과 행동 일치하지 못하고 집 안에서의 행동과 밖에서의 행동이 다른 것에서부터 이미 싹트고 있었습니다. 신앙인으로서의 우리 행동은 집 안이냐, 밖이냐라고 해서 달라질 것이 없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집 안에도 계시기 때문입니다. 신명기 6:7에서는 우리가 자녀들에게 부지런히 말씀을 가르치되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을 갈 때에든지 누워 있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하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 다윗은 비천한 것을 자신의 눈 앞에 두지 않겠다고 합니다. 견물생심이라고 일단 눈에 들어오면 우리는 욕심이나 정욕에 무너지기 쉽습니다. 우리는 그만큼 연약한 사람들입니다. 보면서 싸우고자 하기보다 아예 보지 않아야 합니다. 직장에서 저는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일을 합니다. 책을 보거나 보고서를 읽을 때는 컴퓨터를 하지 않지만 나머지 시간에는 거의 대부분 컴퓨터를 하고 인터넷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인터넷이 정말 어려운 문제입니다. 인터넷을 하다 보면 시도 때도 없이 비천한 것이 눈에 들어옵니다. 일단 눈에 들어오면 뿌리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나 수양회처럼 한동안 인터넷을 쓸 일이 없을 때가 되면 제 마음과 영혼이 깨끗해지는 것을 느낍니다. 둘째, 누구와 함께. 4절부터 7절까지에서 다윗은 함께 할 사람과 함께 하지 않을 사람에 대해서 말합니다. 함께 하지 않을 사람은 이웃을 비방하는 사람, 교만한 사람, 거짓된 사람입니다. 이와는 반대로, 함께 할 사람은 충성된 사람입니다. 제 아무리 대단한 권력이라고 하더라도 이 세상에서 악인을 쓸어버릴 수는 없습니다. 범죄와의 전쟁을 벌이고 어머어마한 군사작전을 벌인다 해도 이 세상이 존재하는 한, 악인은 아마도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이 세상의 악인과 싸움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경외하고 말씀대로 살고자 하는 사람, 충성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을 실천하는 가장 구체적인 방법이 전도와 일대일 제자양성입니다. 지난 주일 양마가 선교사님이 전하신 사도행전 메시지에 나온 것처럼 우리에게는 하나님이 보내주신 양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들을 나의 형편이나 조건에 상관없이 다 영접해야 합니다. 영접하여 사랑으로 섬기고 하나님 나라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가르쳐야 합니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대일 제자양성은 마치 태평양 바다에서 물 한 바가지 뜬 것처럼 미미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나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가장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방법입니다. 셋째, 매일매일. 다 같이 8절을 읽겠습니다. ‘아침마다 내가 이 땅의 모든 악인을 멸하리니 악을 행하는 자는 여호와의 성에서 다 끊어지리로다’ 다윗의 통치이념 내지 왕으로서의 다짐은 ‘아침마다 내가 이 땅의 모든 악인을 멸하겠다’는 말로 마무리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구절은 ‘아침마다’입니다. 아침마다는 매일매일 새로운 반복을 의미합니다.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일은 단기간에 끝낼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인내심을 가지고 오래 지속적으로 꾸준히 감당할 일입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마음만 급하지 믿음이 없어 아무 것도 꾸준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는, 그래서 결과적으로 아무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제 마음에도 하나님의 인자와 정의를 이 땅 가운데 실현하고자 하는 열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평신도로서 사회생활을 하고 있지만 이 세상에서 저의 사회적 지위로 할 수 있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근근이 서바이벌 하는 정도입니다. 가정에서의 자녀 교육조차 제 뜻대로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절망이 되고 낙심될 때가 많습니다. 그러나 오늘 말씀을 통해 다시금 새 힘과 방향을 얻습니다. “나는 비천한 것을 내 눈 앞에 두지 아니할 것이요” “내 눈이 이 땅의 충성된 자를 살펴 나와 함께 살게 하리니 완전한 길에 행하는 자가 나를 따르리로다” 제가 뭔가 엄청난 일을 통해 대단한 업적을 내려고 하기보다 제 눈 앞에서, 제 가정에서, 내게 보내주신 양들과의 일대일 속에서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를 증거하고 실천해야 하겠습니다. 당장 열매가 없다고 해서 낙심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매일매일 꾸준히 영적 투쟁을 감당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세계선교의 비전 가운데 매일 조금씩이라도 영어로 듣고 말하는 연습을 통해 영어로 성경을 가르칠 수 있는 목자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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