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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고
(출판사- 청아출판사) 유명한 책이라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은 가끔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마음이 어두워지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으로 책 읽기를 미뤄왔었다. 그러던 차에 앞서 읽었던 공지영 작가의 책 <딸에게 주는 레시피>에서 공 작가가 이 책을 추천하길래 이번엔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집어 들게 되었다. 읽어보니 읽고 마음이 어두워지는 책이 아니라 어두운 마음이 밝아지는 책이었다. 저자는 1905년 오스트리아에서 태어난 정신과 의사인데 유태인이라는 이유로 2차 세계 대전 중 나치에 의해 아우슈비츠 수용소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 갇힌 사람들이 어떤 처지에 있었는지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인간 이하의 취급, 죽음의 공포, 배고픔(심지어 시체의 인육을 먹는 사태까지 발생한다.)과 추위(작업장까지 수 킬로미터 언 땅을 맨발로 걸어가기도 한다.), 병마의 고통, 자유의 박탈, 고통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등... 그런데 저자는 이런 극한의 상황 속에서도 아픈 사람을 돕는 등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하고 무엇보다 시련 속에서도 인생의 의미를 찾으려고 노력했다. 의사로서의 소명을 다한 것은 그 의미 중 하나였다. 그리고 깨진 유리 조각으로 면도를 하여 얼굴을 말쑥하게 유지하는데 이는 스스로 삶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행위가 실제 그의 목숨을 살리기도 했다. 나치는 노동력으로서의 가치가 없는 사람은 가차 없이 가스실로 보내버리는데 저자는 병에 걸려 몸이 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외모를 깔끔하게 유지한 덕분에 안 좋은 건강이 들키지 않아 가스실로 보내지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한 경험을 통해 저자가 깨달은 것은 인간은 어떤 환경에 처하더라도 선택의 자유는 있으며, 시련 속에서도 의미를 찾는 사람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저자는 28명 중 1명 꼴로 살아남을까 말까한 수용소에서 살아남았다. 이러한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는 로고테라피(의미를 찾아나가는 기법)라는 정신치료 기법을 연구, 개발하여 전파하였다. 나치 수용소를 생각하면 인간이 어떻게 그렇게까지 악랄할 수 있는가 하는 인간에 대한 회의가 든다. 그러나 죽음의 공포 가운데서도 남을 위해 희생한 성자도 있고, 끝까지 신에 대한 믿음을 지키는 거룩한 사람도 있었다고 한다. 또, 나치에 협력했던 사람 중 가장 악마 같았던 사람이 나중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이를 통해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인간은 조건 지워지고 결정지어진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 자신의 처지를 비관적으로만 보지 말고 그 가운데 의미를 찾고 자신의 생을 의미 있게 만들라는 것이다. 현재에서 의미를 찾지 못 하겠으면 과거의 삶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고, 미래의 가능성에서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이 책을 읽고 인간의 존엄성은 외부환경으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내가 의식하지 않고 있었지만 나에겐 선택의 자유가 있으며 내 삶 속에서도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리고 너무나 당연하게 누리고 있는 자유에 새삼 감사하게 되었다. P.S 남편에게 이 독후감을 읽어준 후 다음과 같은 질문을 하였다 "군대에서는 어떤 선택의 자유가 있을까?" 그러자 남편이 말 했다. "훈련 시간 이후에 TV를 볼 것인가 자기계발을 할 것인가를 선택할 자유가 있지. 그렇지만 그것은 상병 이상이나 되어야 가능해." 나는 다시 물어 보았다."그럼, 이병이나 일병에게는 어떤 선택의 자유가 있을까?" 그러자 남편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일을 대충 할 것인가, 열심히 할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지. 그리고 새벽에 보초를 설 때 꾸벅꾸벅 졸면서 보초를 설 것인가 정신을 차리고 보초를 설 것인가를 선택할 수 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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