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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를 읽고
(오자와 료스케 지음/박재영 옮김/꼼지락/초판1쇄 2016.10.4. 초판2쇄 2017.2.10./166쪽, 12,800원) 이 책은 일부러 찾아읽은 것은 아니고 우연히 눈에 띈 책인데 제목에 이끌려 읽어보게 되었다. 나는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데 정작 그와 관련된 책은 거의 읽어본 적이 없다. 이 책은 나의 관심사에 부합하여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두껍고 어려운 책, 정보가 많은 책은 헬스장에서 무거운 기구들을 힘겹게 들어올리는 기분으로 읽곤하는데 이 책은 얇고 쉽고 재밌어서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읽어서 좋았다. (힘들게 독서를 하다가 휴식하는 방법은 책을 안 읽는 것이 아니라 얇고 쉬운 책을 읽는 것이다.) 저자는 1978년 일본 아이치 현 출생으로 메이지 대학교 재학 중에 예술품 대여와 내부장식 사업을 준비해 졸업과 동시에 창업했다. 2004년 디자인 가구 쇼핑몰 ‘리그나’를 열어 지금까지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사업차 숱하게 북유럽을 방문하던 와중에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UN 선정)인 덴마크에서는 누구나 첫 월급을 받으면 의자를 산다는 상식에 충격을 받고 이때부터 ‘공간’과 행복‘의 비밀을 연구해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를 집필했다. 저자는 두바이의 5성급 호텔 ‘래플스’의 최상층 레스토랑 ‘tomo’의 인테리어 감독, 후쿠오카의 호텔 ‘라 포레스타 바이 리그나’의 리노베이션과 종합 연출을 담당했다. 저자의 기본 가치관은 ‘공간을 바꾸면 생활과 마음이 풍족해진다. 훨씬 행복해진다.’이고 나는 여기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간과 인생의 질, 행복은 분명 관계가 깊다. 왜냐하면 인생은 바꿔 말하면 ‘시간’이고 그 시간을 보내는 곳이 ‘공간’이기 때문이다. (p.17) 책 제목이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인데 이는 덴마크 사람들이 의자를 단순히 앉기위한 도구를 넘어서서 시간과 돈을 들여 갖춰놓는 ‘소중한 장소’로 인식한다는 것을 나타낸다. 유럽에서는 옛것을 소중히 다뤄서 후세에 남기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 ‘낡음은 진정한 아름다움이다’ 이런 관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오래된 물건이나 얼룩 등을 다른 나라 사람은 즉시 깨끗하게 만들고 싶어하지만, 덴마크에서는 이를 ‘멋’으로 받아들여서 남기려고 한다. 즉, 옛것을 ‘가치’로 인식하는 것이다. 뭐든지 새것만 좋아하고, 금방 짓고 금방 부수는 우리 나라와는 반대되는 가치관을 지니고 있다. 덴마크에는 ‘칼 한센 앤 선’이라든가 ‘에릭 요르겐센’이라는 유명한 가구 회사들이 있는데 덴마크의 여러 가구회사들의 공통점은 ‘수작업에 대한 고집’이다. 덴마크 가구는 장인이 수작업으로 일일이 정성들여 만들기 때문에 비싸다. 대신, 질이 좋고 튼튼해서 오래 쓸 수 있다. 저자는 덴마크의 가구 장인들을 보고 다음과 같은 것을 느꼈다고 한다. “앞으로는 세상에 IT화, 기계화가 더욱더 진행되어 현재 인간이 처리하는 일의 약 절반 이상이 사라질 것이라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는 이른바 극단적인 위치에 있는 것만 살아남을 수 있지 않을까요?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처럼 자동화할 물건은 철저히 자동화하는 브랜드와 반대로 덴마크의 장인들처럼 수작업을 고집하며 사람이 정성을 들여서 만드는 브랜드만이 앞으로도 계속 명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p.41) 자신이 입는 옷보다 가구나 인테리어에 돈을 쓰는 것은 그 공간에 있는 모든 사람을 행복하게 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공간에서 자신은 물론이고 초대한 손님이나 소중한 사람이 ‘쾌적하다’, ‘아늑하다’고 느끼며 편히 쉴 수 있다. (p.52) 덴마크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 사람은 최고의 ‘접대’란 자택에 사람을 초대하는 일이라는 사고 방식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인테리어를 좀 더 좋게 하려는 의식이 높다. 정말로 친하게 지내고 싶은 사람, 신세를 진 사람 등을 집에 초대하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행동해보는 것이 좋다. 그런 행동이야말로 타인과의 친밀도를 더욱 돈독히 하고 마음을 서로 통하게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p.55) ‘가구’와 ‘도구’의 차이는 무엇일까? 도구는 쓰면 쓸수록 품질이 저하되어 쓰레기에 가까워진다. 가구는 쓰면 쓸수록 멋스러워지고 빈티지한 느낌이 들며, 또 앤티크 물건으로 변신한다. 쓰레기가 될 것이 예상되는 도구를 구입하지 말고, 후세에 남기고 싶은 가구를 구입하자.(p.57) 인테리어의 시작은 ‘좋은 냄새’다. 특히 거실에는 감귤 계열의 향이 좋다. 그중에서도 유기농 아로마 오일이 적합하다. 유기농이라 건강에도 좋고 진정한 의미에서 몸의 긴장을 풀 수 있다. (p.70) 덴마크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는 각각의 방이나 복도에 대부분 예술 작품을 장식해둔다. 그림이나 사진, 오브제 등을 공간을 꾸미기 위한 중요 옵션으로 여기는 것이 상식이다. (p.77) 무엇이든 비싼 것만이 예술 작품은 아니다. 이름 없는 화가의 유화나 유명한 일러스트의 복제품이라도 상관없다. 설령 작은 엽서라 해도 자신의 감성을 자극하거나 방에 장식했을 때 어울릴 만한 것 등을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선택해보자.(p.78) 예술 작품은 가격보다 감성이 중요하다. 감성이 연마됨에 따라 생활의 질이 훨씬 더 향상되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p.85) 여러 가지 취향이나 색상 등이 서로 섞여야 비로소 멋진 인테리어 연출이라고 할 수 있다. 전부 같은 색으로 통일하면 심플하게 정리할 수는 있겠지만, 멋지게 완성된다고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북유럽 가구는 원색 계통을 즐겨 사용하는데 그 조합이 중요하다. 어떤 색을 조합해야 할지 잘 모를 때는 전문 연출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만일 이미 똑같은 색으로 통일했다면 포인트 컬러를 사용해서 세련된 공간을 꾸미도록 한다. 포인트 컬러란, 사용하지 않은 의외의 색을 한 군데에만 칠하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쿠션이나 조명, 의자 다리 하나 등 언제든지 무늬를 바꾸고 싶으면 쉽게 바꿀 수 있는 아이템을 포인트 컬러 아이템으로 활용한다. (p.89-90) 긴장감을 풀어주는 요소가 있는데 바로 그린(green), 즉 식물이다. 식물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방에서 느끼는 힐링 이미지가 달라진다. 그런데 식물을 놓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 그것은 바로 ‘화분을 고집하는’것이다. 화분은 별도로 구입하자. 이는 인테리어용 식물을 놓는 데 가장 중요한 점이며, 공간을 꾸미는 센스가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책에서 지금까지 많은 이야기를 해왔는데 다시 한 번 주제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공간을 바꾸면 인생은 더 좋아진다’이다. (어떤 사람은 회사 인테리어를 바꾼 후 매출이 14배가 증가하고 인재가 모여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도 말했지만 좋은 인테리어의 기본은 청결함, 산뜻함, 쾌적함이다. 아무리 좋은 가구가 있다고 해도 먼지가 쌓였거나 물건들이 너저분하게 아무데나 늘어져 있으면 그 방은 불쾌하기 짝이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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