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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기쁨'(유병욱 지음)을 읽고
출판사 –북하우스 조금 가벼운 책, 읽기에 만만한 책, 하지만 충분히 읽을 가치가 있는 책을 골라야겠다고 생각했다. 읽기 쉬우면서도 나에게 도움을 주는 책을 고르기란 정말 어려운 일인데 다행히 좋은 책이 눈에 띄었다. 그것은 바로 광고회사에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고 있는 유병욱씨가 지은 ‘생각의 기쁨’이다.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사람은 창의력이 마구마구 뿜어져 나올것만 같다. 책을 읽어보니 실제로도 그러하지만 그분들이라고 창의적인 생각이 뚝딱 나오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한 실력과 결과가 나오기까지 오랜 세월이 필요하다는 것, 많은 고뇌가 있고 동료들과 무수한 나날동안 회의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분은 생각이 직업이다보니 어떻게 하면 좋은 생각을 할 수 있을지를 늘 생각한다고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좋은 생각을 하는 법칙 같은 것은 없고 좋은 생각을 만드는 태도와 과정이 있고 거기서 오는 기쁨이 있다고 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알려주고자 하는 바는 바로 그것이다. 좋은 생각을 만드는 태도와 과정, 그리고 그 기쁨말이다. 다음은 이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요약해서 적어본 것이다. 1. “나는 깊게 파기 위해서, 넓게 파기 시작했다”(스피노자) 저자가 창의력과 관련된 수업을 들었을 때 발표 주제가 ‘아무거나, 그러나 당신의 마음에 드는 어떤 것’이었다. 저자는 ‘아무거나’를 찾기 위해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미술 코너에서 불교미술에 대한 책을 보게 되었다. 저자는 평소 미술에 아무런 조예도 관심도 없었지만 그 이후 미술에 관심이 생겨 불교미술과 종교미술, 현대미술 등 미술쪽으로 생각의 땅을 파기 시작했고 그 분야에 깊이가 생겼다. 그러므로 어디가 깊게 들어갈 땅인지 모르니 일단 여기저기 파 보아야한다. 그러다보면 예상치 못한 영역이 쑥 내려가는 경험을 하게 되고 그렇게 자신만의 깊이가 생긴다. 깊이는 그렇게 넓이에서 시작된다. 2. “벽을 눕히면 다리가 된다”(안젤라 데이비스) 놀라움은 낙차에서온다. 놀라움은 좀처럼 만날 일이 없었던 두 대상의 충돌에서 온다. 모두가 벽이라고 믿고 있는 어떤 것, 그 벽을 눕힐 수 있다면 그것은 열리지 않던 다른 세상으로 가는 다리가 될 수 있다. 자신에게 벽이라고 생각하는 것들을 찾아보고 도전해 보라. 광고 기획자를 꿈꾸는 김윤하 학생은 자신의 벽이었던 폴댄스 배우기에 도전했고 나중에는 폴댄스 지도자 자격증까지 따고 잘 나가는 폴댄스 강사가 되었다. 벽을 무너뜨리기 전의 그녀와 그 후의 그녀는 달라졌을 것이다. 아이디어를 잘 내는 팁-하던대로의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줘라. 밤에 주로 아이디어를 냈다면 아침으로 바꿔보고 사무실에서 일을 했다면 카페에서 해 보고..등등 낙차를 만들어보라. 매일 똑같은 상황에 놓인 나를 낯선 무언가와 일부러 충돌시켜 보라. 3. “내가 멀리 볼 수 있었던 것은 거인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다.”(아이작 뉴턴) 어느 영역의 어떤 천재들도 혼자만의 힘으로 위대해지는 경우란 없다. 그토록 대단한 사람들도 자신의 시대를 앞서 살아간 거인들을 따라 하고, 그들의 성취를 흡수하는 단계를 밟다가 어느 순간 자신을 찾게 된 것이다. 우리들이 지금의 자신보다 조금 더 뛰어나지려면 내가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의 거인들을 고르고 최선을 다해 그를 따라하고 흉내내고 흡수해야 한다. 4. “인생은 결국 어느 순간에 누구를 만나느냐다”(유병욱) 우리는 수많은 누구를 만난다. 사람, 책, 블로그, 사진, 그림, 영화, 음악 등...누구를 만나는지 만큼 중요한 것은 어느 순간에 만나느냐다. 내가 얼마만큼 준비되어 있느냐에 따라 만남의 결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무엇이든 최대한 많이 만나라. 어떤 만남이 나를 변화시킬지는 불명확하지만 만남이 있어야 성장이 있다는 것은 명확하다. 5. “기본기란, 헤맸을 때 다시 돌아올 수 있는 지점이다”(윤태호) 기교보다 본질이 중요하다. 광고업계에서 재치가 기교라면 생각과 문장이 본질이다. 우리 사회는 본질보다 기교에 더 관심이 많다. 예를 들어, 논술실력을 기르기 위해 아이에게 책을 읽게 하는 것이 아니라 논술학원에 보내는 식이다. 프랑스 수능시험인 바칼로레아의 최근 출제 문제는 다음과 같다. 1) 왜 우리는 스스로를 알고 싶어 하는가? 2) 교양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보다 우월한가? 3) 나는 내 과거로부터 만들어지는가? 프랑스 학생들은 하나의 질문에 대해 생각의 끝까지 가보는 연습을 한다. 6. “창의력은 squeeze out이 아니라 spill over 이다.”(박웅현) 발상은 짜내는 것이 아니라, 채운 것들이 자연스럽게 흘러 넘치도록 해야한다. 사람의 생각은 치약과 같다. 억지로 짜내면 어떻게든 나오지만, 그것은 영원하지 않다. 위기에 닥친 당신이 몇 날 며칠의 야근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은 억지로 짜낸 치약과 같다. 처음에는 고통스럽지 않지만 어느날 나의 바닥이 보이는 날이 찾아온다. 짜고 짜도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날이 찾아온다. 그동안 짜내기만 했을 뿐, 제대로 채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인간 치약화 방지대책 첫번째는 틈날 때마다 인풋을 늘려 흘러넘치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는 나만의 동굴을 준비해서 가끔 그 안에 들어가 숨는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는 시간, 아무것도 안 하는 시간 등등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주말을 확보하여 잘 쉬는 것이다. 7. “말 없는 자는 상대를 수다쟁이로 만든다”(출처미상) 많은 이들이 깊이 사랑하는 콘텐츠에는 대체로 여백이 있다. 보는 이가 끼어들 틈이 있다. 그 틈에 자기를 집어넣고 그 노래, 영화, 그림을 자신만의 버전으로 느낄 수 있다. 완결된 무엇도 좋지만 들어올 여지는 더 좋다. 때론 빈틈을 조금 열어 보이고, 그 빈틈을 상대가 채우게끔 해 보라. 적극적으로 개입하게 만들라. 완벽한 메시지를 발신하겠다는 생각을 내려 놓으라. 빈틈에는 중력이 있고 매력이 있다. 8. “우리가 하는 일에는 두 가지 판이 있으니 하나는 식판이고 둘은 평판이다.”(어느 광고인) 모든 일에 절대적으로 같은 수준의 생각을 투입할 필요는 없다. 쳐내야 할 일과 집중해야 할 일들이 똑같은 비중으로 처리되다 보면, 어느 순간 정체현상이 벌어진다.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정말 중요한 때 강력한 화살을 날리기 위해선, 평소에 불필요한 힘을 활에 걸어두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하다. 9. “큰 솜씨는 마치 서툰 것처럼 보인다.”(노자) 레오나르도 다빈치, 스티브 잡스-단순함은 궁극의 정교함이다. 건축가 미스 반 데어 로에-적은 것이 많은 것이다. 간결할수록 아름답다. 어떤 것을 완벽히 파악한 사람은 그것을 굉장히 쉽고 단순하게 설명한다. 자꾸 더하고 화려하게 하는 것이 어쩌면 하수일 수 있다. 일을 하다가 자꾸 뭔가를 더하고 싶을 때마다 생각한다. 가장 아름다운 건 쉽고도 단순한 거다. 내가 자신이 없으니 자꾸만 더하고 싶은거다. 10. “낯선 것은 아름답다”(기어르트 베르동크) 3박 4일간 광고인들과 일본에서 워크숍을 했다. 다들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로 발표를 했고 그것이 인상적이었다. 안젤리나 졸리가 매력적인 까닭은 다른 배우에게서는 볼 수 없는 각진 턱선 때문이다. 나는 나이기 때문에 가치 있고, 나다울 때 가장 빛난다. 저자는 가끔, 자신의 못난 부분이 무엇일까 생각한다. 그리고 속으로 생각한다. 어차피 나. 그리고 결국은, 나. 저자는 자신이 하는 광고일은 “생각하는 일”이라고 하였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다른 직업도 다 생각하는 일이 아닐까. 나의 경우도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을 어떻게 구성할까, 어떤 자료를 사용할까, 어떻게 학생들에게 흥미를 유발할까. 어떻게 실제 삶과 연결시킬까 끊임없이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한다. 그 과정이 실은 조금 괴롭다. 하지만 사물과 그림자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처럼 인간이 하는 일과 생각하는 일을 분리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운동을 통해 근육을 단련하면 근육의 크기가 커지고 힘도 세지듯 여러 가지 방법으로 생각을 단련하면 생각도 크기가 커지고 힘이 세진다. 생각하는 것이 인간의 운명이라면 저자의 조언을 따라 더 좋은 생각을 하기 위한 기본기를 기르고 생각의 힘을 길러가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책을 많이 읽으면 생각이 길러진다고 말하곤 하는데 내 생각에는 책을 많이 읽어도 생각이 안 길러질 수도 있는 것 같다. 책을 읽어서 아는 내용이 많아지고 그래서 지식이 늘어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사고력이 길러지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되지는 않는 것 같다. 책을 재미있게 읽었는데 책을 덮고 나면 내용이 기억이 안날 뿐더러 이 책을 통해 그래서 무엇을 배웠는지조차 말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많이 발견했었다. 이런 이유로 나는 책을 읽은 후에 글을 쓰고 있다. 생각없이 (좋은)책을 읽을 수는 있지만 생각없이 (좋은)글을 쓸 수는 없기 때문에 글쓰기야말로 생각을 하라고 채찍질하는 가장 좋은 선생이요 도구라고 생각한다. 나: 귀찮아, 생각하기 싫어. 생각하는 것은 힘들어. 그리고 시간도 없어.. 글쓰기 선생: 이보게, 생각 좀 하게. 생각을 하란 말이야! 나: 으악, 생각을 안 할 수가 없네..(열심히 생각하고 힘들게 글을 씀) 선생님, 글을 썼습니다. 글쓰기 선생: 자네 글이 좀 별로야. 다시 생각하고 써보게나. 나: 네...알겠습니다 선생님..(다시 생각하고 글을 고쳐 씀) 글쓰기 선생: 더 좋은 생각이 있을거야. 다시 생각하고 써 봐. 나: 아..알겠습니다..(점점 지쳐감..다시 생각하고 글을 씀) 글쓰기 선생: 그래 이 정도로 하지. 아까보다는 훨씬 낫네. 어때, 내 덕분에 생각이 길러졌지? 나: (지침) 네...맞아요..근데 너무 힘들어요. 좀 쉬어야겠어요....저는 이만 쉬러 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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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2021-09-14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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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넓은 자연을 주신 것은 우리가 걷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보면서 걷고 걸으면서 보고 ... 그러면 생각이 난다. 며칠이고 걷고 또 걸으면 마침내 생각이 난다. 책상 앞에서 꽉 막혔던 것들이, 방 안에서는 답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사실 답이 있다는 것은 걸으면서 알게 된다. 답은 넓은 곳에 있다. 그러니 나가서 걸어야 한다. - mk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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