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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철의 A.D. 영어학습법'을 읽고
(정철 지음/ 두란노/ 201쪽/ 2023.6.7. 초판발행) 불과 몇 달전에 나온 신간인데 서점에 갔다가 우연히 보고서 이 책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시중에 많은 영어학습방법 서적이 있지만 저자가 유명한 영어 선생님이시고 크리스천의 관점에서 영어학습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특별히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일단 책이 200여쪽 밖에 안 되고 내용이 쉬워서 1시간 30분~2시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정철 선생님은 아무리 애를 써도 고생만 하고 되지 않는 옛날식 영어교육방법을 ‘B.C.학습법’(Before Christ, 예수님이 가르쳐 주시기 전의 학습법)이라고 부르고 너무 쉽고 간단해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영어를 제2모국어로 만드는 ‘A.D. 학습법’(Anno Domini; In the year of the Lord, 주님이 주관하시는 학습법)이라고 부른다. 지금은 많이 알려진 방법들일 수 있지만 정철 선생님은 수십년 전에 영어교육방법을 고민하시면서 열심히 기도하시다가 하나님으로부터 효과적인 영어교육방법에 대해 영감을 받았다고 하신다. 우리가 지금까지 영어를 배우는 방식은 알파벳을 익히고 파닉스를 익힌뒤 단어들을 암기하고 문법과 독해를 공부하는 식이었는데 이것은 마치 운전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 2만개가 넘는 자동차 부품을 하나하나 배우고 있는 꼴과 같다고 한다. 또는 아기에게 걸음마를 배우게 하기 위해서 걷는데 필요한 모든 뼈와 근육에 대해 철저히 공부를 시키는 것에도 비유한다. 즉, 우리는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는 이해가 높을지 모르나 실제로 운전은 할 수 없고, 뼈와 근육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걷지는 못하는 것과 같은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정철 선생님이 깨달은 것은 “영어 문장을 구성하는 기본 단위는 단어가 아니라 단어의 묶음 덩어리”라는 것이다. 영어 문장은 단어의 묶음 덩어리가 궁금한 순서로 흐르는 것이다. 이 단어의 묶음 덩어리를 영어로는 청크(chunk)라고 한다. 우리가 아무리 영어를 열심히 공부해도 실력이 잘 늘지 않던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영어 문장이 낱개 단어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고, 낱개 단어를 암기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낱개 단어 위주로 공부했기 때문에, 단어 하나씩 읽고 꿰어 맞추느라고 독해 속도가 느리고, 듣기 말하기가 잘 안 되는 것이다. 히브리서 11장 6절을 청크 단위로 이해해보자. 먼저 전체 문장은 다음과 같다. Without faith it is impossible to please God, because anyone who comes to him must believe that he exists and that he rewards those who earnestly seek him.(NIV) 이것을 의미 단위의 청크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Without faith 믿음이 없으면 it is impossible 그것은 불가능하다 to please God,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기가 because anyone 왜냐하면 누구든지 who comes to him 그에게 오는 사람은 must believe 믿어야 하니까 that he exists and 그가 존재한다는 것과 that he rewards those 그리고 그가 그들에게 상 주신다는 것을 who earnestly seek him. 그를 열심히 찾는 총 28단어의 문장이 9개의 청크로 정리되었다. 영어문장을 청크 단위로 보기 시작하면, 뜻을 이해하는 것과 말하는 것은 아주 쉬워진다. 중요한 것 한 가지 더. 청크 단위로 발음할 때는 낱개 발음과는 다른, 덩어리로 소리나는 연음 현상이 생긴다. 그래서, 낱개 단어를 아무리 많이 외우고 정확하게 발음하는 연습을 해도, 청크로 연결되면 소리가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히 배우려고 모처럼 열심히 공부한 것이 다 쓸데 없어진다. 실제 문장 속에서는 청크 단위로 뭉쳐서 소리 나기 때문이다. 처음부터 뜻도 청크 단위로 이해하고, 발음도 청크 단위로 들어야 한다. 영어가 잘 안들리는 이유는 배울 때 낱개 단어 단위로 배웠기 때문이다. 영어 말하기가 잘 안 되는 이유도, 낱개 단어로 문장을 조립해서 말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영어 문장을 처음부터 뜻도 발음도 청크 단위로 익히면 아이들도 쉽게 영어를 하고, 나이 든 사람들도 쉽게 영어를 한다. (책 p.76-79 중에서) 두 번째 중요한 방법은 원어민 소리와 똑같이, 소리 내서, 박자 맞춰, 반복하여 읽는 것이다. 정철 선생님의 학원에서는 통째 암송을 메인 교수법 중 하나로 정하고, 전 과목에서 필수로 행하도록 했다고 한다.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따지고 분석하지 말고, 그냥 통째로 퍼다가 머릿속에 심으라는 말씀이다. 세 번째 중요한 것은 리듬은 영어의 생명이라는 것이다. 영어에는 영어만이 가지고 있는 독특한 리듬이 있다. 이 리듬을 터득하지 못하면 원어민의 말을 알아듣기 힘들고 영어답게 발음하지도 못한다. 우리나라 말은 음절 박자 언어에 속한다.(한 음절에 한 박자씩 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영어는 강세 박자 언어에 속한다.(강세나 리듬을 통해 의미를 전달하는 언어를 뜻한다.) 강세 있는 단어는 강하고 길게 발음하고, 강세 없는 단어는 약하고 짧게 발음한다. 중요한 단어에 강세가 온다.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의문사, 지시사가 있으면 강하게 길게 발음하면 된다. 앞글자를 따서 ‘명동형부의지’라고 기억하면 된다고 한다. 영어의 발음을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바로 원어민의 소리를 그대로 카피하듯이 따라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정철 선생님이 운영하는 유료 어린이 영어프로그램과 교재도 소개하고 있는데 성경으로 영어를 배운다는 점이 좋았고 그림을 통해서 영어를 기억하게 하는 점이 좋다고 생각되었다. 삽화기억술을 새로운 개념의 영어 학습교재로 발명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 아이들을 전도하는 방법으로 교회에서 영어로 성경을 가르치는 방법을 제안하셨는데 이 전도 방법도 좋다고 생각되었다. 아이들이 다니기 시작하면 불신자 부모들도 따라서 나오게 될 것이라고 하신다. 교회에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없어도 젭스(정철영어성경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영상을 틀어주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이것은 회원가입을 하고 회비를 내야하는 유료 서비스이다.) 책의 마지막 파트에서는 정철 선생님이 영어의 길로 들어서게 된 사연과 예수님을 만난 이야기를 해 주셨다. 이 분은 50세가 될 때까지 불신자였다. 그냥 불신자가 아니라 천지현황, 일월성신, 미륵불 앞에 천제를 지내던 사람이다. 그랬는데 중학교 3학년 때 영국에 유학갔다가 군대 간다고 돌아온 큰 아들이 1년 반 동안 열심히 자신을 전도했다고 한다. 그는 아들의 말을 듣고 교회에 한 번 나가보기로 했다. 일단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으니 열심히 성경을 읽었다. 영어로도 읽고 우리말로도 읽었다. 그러다가 자신의 죄를 깨닫고 예수님을 자신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그 뒤로 이 분은 단순히 영어만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영어로 복음을 전하는 것을 소명으로 영접하고 그러한 삶을 실천해오고 계신다. 정철 선생님께서 가르쳐주신 방법으로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무엇보다도 영어성경이 정말 좋은 교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정철 선생님은 강의하시기 전에 학습자들과 함께 “성령충만 영어능통”이라는 구호를 외치고 시작하시는데 우리가 공부를 할 때도 성령으로 충만한 것이 중요하고 하나님께 지혜를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어를 잘하고자 하는 것이 개인의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먼저는 하나님께 쓰임받는 사람이 되고자 하는 하나님 중심적인 목표를 가지면 좋을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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