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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읽고
(출판사 – 육문사) 이 책은 오 헨리의 단편모음집으로 그의 단편 중 가장 유명한 ‘마지막 잎새’를 포함하여 총 18편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다. 사실 단편소설은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지 못 하는 장르이다. 그래서 오 헨리는 300편의 단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윤택하지 못 했다고 한다. 나도 다른 작가들의 단편을 읽을 때 마다 너무 밋밋하고, 완성되지 못 한 작품 같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그런데 오 헨리의 단편들을 읽고서는 잘만 쓰면 단편도 아주 멋진 보석 같은 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오 헨리는 주로 ‘사랑’과 ‘희생’을 주제로 작품을 썼는데 그의 작품 속에는 따뜻한 웃음과 해학, 마음 찡한 것이 있다. 그래서 그런지 나는 마음이 어둡고 절망적인 상황에 처했을 때면 오 헨리의 작품집을 찾아 읽었다. 그는 평범한 소재로도 아주 기막힌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예상치 못한 결말을 지어낸다. (이것을 ‘트위스트 엔딩’이라고 한다.)그래서 그의 작품을 읽을 때면 결말이 어떻게 날까 궁금해 하며 글을 읽어나가는데 번번이 나의 예상에서 벗어난 결말을 보게 돼 신선하다. 이야기가 탁월할 뿐만 아니라 문장력도 뛰어나다. ‘화가인 존시는 폐렴에 걸렸다’ 라고 한 마디로 쓸 수 있는 것을 오 헨리는 다음과 같이 풍부한 언어로 표현하였다. (다음은 마지막 잎새에 대한 내용이다.) ‘11월이 되자 의사들이 폐렴이라고 부르는, 냉정하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낯선 자가 이 화가들의 마을을 배회하며 그 얼음같이 차가운 손가락으로 이곳저곳에서 사람들을 괴롭히고 다녔다. 이 파괴자는 동부 지역에서 활개를 치고 다니며 수십 명의 희생자를 내더니, 드디어 좁고 이끼 낀 ‘플레이시즈’ 미로에까지 다다른 것이었다. 폐렴 씨(氏)는 기사도 정신이 풍부한 노신사라 할 만한 인물이 아니었다. 캘리포니아의 미풍 속에서만 살아 핏기를 잃은 작고 가냘픈 여자가 피투성이 주먹을 휘두르며 거친 숨을 내쉬는 폐렴이라는 악한의 그럴듯한 상대가 될 수는 없었다. 그런데도 폐렴은 존시에게 달려들었다.’ 존시는 침대에 꼼짝없이 누워 유리창을 통해 이웃집의 빈 벽을 바라보아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녀는 살려는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이웃 집 벽에 붙어 있는 담쟁이 덩굴의 잎을 세며, “마지막 잎새가 떨어지면 나도 떠나가야만 해.”라고 망상적인 말을 한다. 존시의 친구인 수우는 그런 존시를 보며 너무나 마음 아파하고 아랫집에 사는 할아버지 화가 버먼씨에게 존시의 이야기를 한다. 버먼씨는 예술가로서는 실패자였다. 작가의 표현에 의하면 그는 40년이나 화필을 잡고 있어도 아직 미(美)의 여신의 옷자락조차 잡아 보지 못한 사람이었다. 항상 입버릇처럼 걸작을 그리겠다고 말해 왔지만 한 번도 그런 그림을 그려 본 적이 없었다. 거센 바람이 불고 비가 세차게 내린 다음 날 존시는 수우에게 커튼을 올려달라고 재촉한다. 그런데 웬일인지 잎새 한 잎이 아직도 매달려 있다. 이것을 본 존시는 먹을 것을 찾고 기운을 회복하더니 의사로부터 이제 회복할 가능성은 팔십 프로라는 말을 듣는다. 의사는 또 다른 폐렴 환자를 보러 가야한다며 돌아서는데 그 사람의 이름이 버먼이라고 알려준다. 춥고 비 내리는 밤에 온 몸을 흠뻑 적셔가며 벽에 담쟁이 잎을 그렸던 버먼씨는 결국 폐렴에 걸려 죽고 만다. “저 벽 위에 남은 마지막 잎새를 보란 말야.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움직이지 않으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던? 아, 존시, 저게 바로 버먼 씨의 걸작이야! 마지막 잎새가 떨어진 그날 밤, 버먼 씨가 대신 저것을 그려 놓은 거야!” 5장이 채 안 되는 짧은 글로 이토록 아름답고, 문학적으로 뛰어나며, 훌륭한 주제를 드러낸 소설을 쓸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다른 단편 몇 편도 소개한다. <개심> 지미는 뛰어난 금고털이범이다. 감옥에서 풀려난 후에도 몇 건의 범죄를 저지르고도 들키지 않는다. 그러다가 한 여인을 만나 사랑하게 되고 결혼을 약속하였다. 지미는 이전의 삶을 청산하고 새 삶을 살기로 결심한다. 장인은 은행장인데 자신이 아주 튼튼한 금고를 마련했다고 사람들에게 자랑을 한다. 그런데 어른들이 신경 쓰지 않는 틈에 어린아이들이 장난을 치다가 한 아이가 금고 속에 갇히고 만다. 금고를 열 수 있는 방법은 아무것도 없고, 아이 엄마는 도와 달라고 울부짖는다. 게다가 지미를 쫓고 있는 형사가 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행복한 생활을 앞두고 있는 지미는 별로 망설이는 기색도 없이 금고를 열어 아이를 구해낸다. 그러고 난 후 지미는 형사에게 이제 날 잡아가라고 하는데 형사가 난 당신을 모른다고 시치미를 떼고 가버린다. <물질의 신과 사랑의 신> 부자인 아버지와 그의 아들이 있다. 아들은 돈으로는 단 일 분의 시간도 살 수 없으며 사랑도 살 수 없다며 돈의 가치를 폄하하는 발언을 하고, 아버지는 돈이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고 우긴다. 아들은 짝사랑하는 여인이 있는데 그 여인은 유럽으로 떠날 예정이다. 아들은 그녀가 마차로 극장까지 이동할 때만 함께 있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는데 그 시간은 7~8분밖에 되지 않는다. 아들은 이 짧은 시간 동안 사랑고백을 하여 성공할 수 있을지 불안해한다. 그런데 갑자기 도로에서 온갖 차들이 엉키는 바람에 마차는 몇 시간 째 도로 한 복판에서 꼼짝도 못 하게 되었다. 충분한 시간을 가진 아들은 아가씨의 마음을 얻는데 성공하였다. 아버지가 아들 모르게 돈으로 사람들을 사서 그 마차가 가는 길에 교통체증을 만들라고 지시했던 것이다. <붉은 추장의 몸값> 사기꾼인 빌과 샘은 아이를 유괴하여 돈을 받아내려는 계획을 세우고 어느 지방 유지의 아들을 납치한다. 인디언놀이에 열중해 있는 이 아이는 자신을 붉은 추장이라고 말한다. 아이는 난동을 부리고 빌과 샘을 못 살게 굴어 빌과 샘은 아주 죽을 맛이다. 몸값 1500달러를 주면 아이를 돌려주겠다고 아이 아버지에게 편지를 썼는데 아버지는 자신에게 250달러를 주면 아이를 받아주겠다고 답신을 한다. 아이는 집에서도 골칫거리인 엄청난 말썽꾸러기였던 것이다. 아이와 하룻밤이라도 더 자다간 정신병원에 가야할지도 모른다며 빌과 샘은 250달러를 아이 아버지에게 주고 아이를 인계한다. 아이는 빌과 샘을 따라가려고 하는데 빌과 샘은 삼십육계 줄행랑을 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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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
2016-04-20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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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헨리의 작품 속에는 따뜻한 휴매니티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극적 일치로 반전시키며 마무리 할 때가 많아요. 이것을 co-incidence라고 하지요. 금고털이범이 하필 은행장의 사위인 것이나 유괴한 아이가 범인들뿐 아니라 아이 아버지도 지긋지긋해 하는 아이였다는 것, 아들의 사랑고백과 돈의 위력이 함께 만난 것도 그래요. 각자 자기의 가장 소중한 것을 팔아 상대방이 가장 아끼는 것을 위한 선물을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 20년후 어떤 장소에서 만나기로 한 두 친구가 도망가는 범인과 추격하는 형사로 20년 후 바로 만나기로 한 그 장소에서 서로 만나 체포되는 이야기,'20년 후', 우연히 찬송가를 듣고 감동받아 이제 착하게 살려고 결심한 그때 경찰에게 체포되어 원래 생각한 만큼의 기간동안 형을 받고 겨울을 나게 되는 한 노숙자의 이야기인 '경찰과 찬송가' 등 많은 작품이 그래요. coincidence는 오 헨리 작품의 묘미에요. 열심히 읽고 글을 잘 정리해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많이 배우고 많은 은혜 받고 있어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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