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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스페셜 3 ‘프리다 칼로’를 읽고
(지은이- 클라우디아 바우어, 출판사 – 예경) 숯처럼 시커먼 두 눈썹이 서로 닿을락 말락할 만큼 붙어 있는 기묘한 모습의 여인 그림을 보았다. 삶을 관조 하는듯한 눈빛에 여성인지 남성인지 모를 얼굴이었다. 옷차림이 여성이니 여성이겠거니 할 정도였다. 우연히 이 자화상을 보고선 ‘세상에 이렇게 생긴 사람이 어딨어? 화가가 그림을 참 과장되게 그렸네’ 라고 생각했는데 자화상의 실제 인물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랐다. 실물이 그림과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었다. 이 여인은 바로 멕시코의 여류화가 ‘프리다 칼로’이다. 그녀의 외모보다 더 기묘한 것은 그녀의 삶과 그림 세계이다. 프리다 칼로는 1907년에 멕시코에서 독일인 아버지와 순수 멕시코 태생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똑똑하고 학구열이 있었던 프리다는 15세에 몇몇 여학생들과 함께 여성으로서는 처음으로 멕시코 국립대학 예비학교에 입학하였다. 그러던 중 18세에 버스를 타고 가다가 버스가 도심경전철과 부딪치는 대형 사고를 당한다. 이 사고로 쇠로 된 손잡이기둥이 프리다의 몸을 관통했고, 오른 다리에 11군데 골절, 오른발 탈골, 왼쪽 어깨 탈골, 요추, 골반, 쇄골 하나, 갈비뼈 두 개, 치골에 골절상을 입게 된다. 이후 프리다는 한동안 침대에 묶여 고통과 고독에 맞서 싸워야 했는데 이때 부모님이 프리다의 지루함을 덜어주려 물감과 붓을 선물하게 되고 프리다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이전까지 그림과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살았던 프리다는 병상에 누워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자신이 그림에 재능이 있음을 발견한다. 그녀는 후에 뉴욕과 파리에서 전시회도 열고 유명한 화가가 된다. 그녀는 22세에 벽화예술의 거장인 디에고 리베라와 결혼을 하였는데 이것은 버스사고만큼이나 그녀의 인생을 바꿔놓은 사건이었다고 후에 프리다는 말하였다. 프리다보다 22세 연상이었던 디에고는 멕시코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화가였고, 사회운동가였는데 그의 잦은 외도로 프리다는 엄청난 고통을 받게 된다. 프리다는 디에고와 결혼과 이혼, 재결합을 반복하면서도 그를 사랑한다면서 디에고를 결코 떠나지 않는다. 프리다는 그러는 동안 두 번의 유산을 겪었고, 사고 후유증 및 디에고의 외도로 인한 마음고생으로 병이 도져 큰 수술을 여러 번 하게 된다. 죽을 때 까지 32번의 수술을 하였고 마지막에는 오른쪽 다리를 절단하는 수술까지 한다. 결국 그녀는 47세에 폐색전증으로 사망하였다. 그녀의 그림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음울하고 무섭다. 왜냐하면 그녀는 자신의 고통을 그림으로 표현했기 때문이다. 부서진 기둥이 척추를 대신하고 있고 온 몸에 못이 박혀 있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는 자화상이라든가, 심장이 밖으로 나와 있고 막대기가 심장이 있는 자리를 관통하고 있는 그림, 온 몸에 화살을 맞고 피를 흘리는 사슴 그림(몸통은 사슴이고 얼굴은 프리다이다.), 유산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 가시가 목을 찌르고 있는 그림, 디에고가 자신을 칼로 찔러서 자신은 피를 흘리고 있는데 디에고는 웃고 있는 그림 등이 그것이다. 어떻게 보면 혐오스럽고 거부감이 들 수 있는 그림들이다. 그런데 그녀의 삶에 대해 자세히 알고 나서 그녀의 그림을 보니 이전만큼 거부감이 들지는 않았다. 그림이 참 이상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 보게 되고 끌렸는데, 그 이유는 그녀의 고집스러움, 타협하지 않는 성격 등이 그림에서 고스란히 느껴지기 때문인 것 같다. 처음에 그녀의 그림을 보고 혹평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도 그녀는 흔들리지 않고 자신만의 그림세계를 구축해 나갔고 결국에는 전 세계 사람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그녀가 미술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을 때도 학생들에게 자신만의 개성을 잃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모름지기 예술가는 뚜렷한 자기만의 색깔이 있어야 하는 것 같다. 한편, 그녀의 삶을 생각하면 너무나 슬프지만, 고통스러운 삶을 살면서도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예술혼을 불태웠던 모습은 감동이 되고 존경스럽다. 그러나 프리다라는 사람의 모든 것을 긍정하는 것은 아니다. 디에고를 결혼 상대자로 선택한 것이 잘못이었고, 그것까지는 어쩔 수 없었다고 하여도 그가 외도를 하는데도 끝까지 디에고에게 집착했던 것은 스스로를 고통 속에 가두는 잘못된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또한, 디에고의 외도가 이어지자 프리다도 똑같이 외도를 저지르고 동성애 행각도 벌이는데 그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문득 <지선아 사랑해>의 저자인 이지선씨가 생각났다. 그녀도 불의의 사고로 40번이 넘는 수술을 받아야했지만 그녀는 하나님을 믿는 믿음이 있었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삶을 살았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미국 UCLA에서 사회복지학 박사를 취득하고서 앞으로 약자들을 위해서 일하는 것이 꿈이라고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두 사람 다 엄청난 고통 가운데서도 꿋꿋하게 살아간 것은 똑같지만 인생에서 추구하는 방향이 달랐다. 그리고 그것은 너무나 다른 결과를 가져왔다. 프리다에 대한 책을 읽으면서 고통 가운데 있을 때 어떤 자세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또한 프리다의 나라인 멕시코에 대한 지식도 약간 얻을 수 있었고, 책에 프리다의 그림들이 많이 실려 있어서 그림을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프리다는 자신을 온 몸에 화살을 맞은 채 쫓기는 사슴으로 표현했다. 그녀가 겪었던 육신의 고통과 정신적 고통이 얼마나 컸을지 짐작케 한다. 그런데도 뿔을 높이 쳐들고 담담하게 정면을 응시하는 모습에서 고통가운데서도 의연한 그녀의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러한 점이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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