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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과와 도말
글제목 : "간과(看過)와 도말(塗抹)" 나이가 들어서 잘 안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말이 많아지는 것이다. 참견은 기본이다. 이것이 얼마나 큰 유혹인지 미국의 해군대장으로 유명한 니미츠제독은 노년에 다음과 같은 기도를 하였다고 한다. "주여. 당신은 제가 나이를 먹고 있으며...(중략) 제가 늙어가며 말이 길지 않게 해주시고, 아무때나 어떤 일에도 꼭 참견해야 한다는 잘못된 습관을 갖지 않게 해주시고...(후략)" 그런데 이 간절한 기도문 자체도 상당히 길다 ㅎㅎㅎ. 나를 비롯하여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들이 받는 이 어마무시한 유혹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나이가 들수록 세상을 보는 폭이 넓어지고, 여러가지 현상들이 객관적으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하나라도 더 지혜를 전달해주고, 더 이상의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돕고 싶은 마음에서 나올 수가 있는 것이다. 이것을 쓸데없는 참견이나, 단순한 talkative로만 불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말이 많아진다. 하나님께서는 전지전능하시다. 즉 모든 것을 아시고, 모든 것에 능하시다는 뜻이다. 범위로는 Universal하시고, 깊이로는 마음의 중심을 꿰뚫어보시는 정도이다. 이 하나님께서는 얼마나 하고싶으신 말씀이 많으실까. 그런 하나님께서 성경에 적어놓으신 단어 중 하나가 바로 간과이다. 보고도 보지 않으신 것처럼 지나가시는 것이다. 특히나 우리의 죄악을 보면 한심하다. 내 자신부터가 그러하다. 목자로서 죄에 빠질때 그렇게 부끄러울수가 없다. 내 자신이 죄에 빠져드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나는 죄를 즐기고 행하니 어찌 변명이나 할 수 있으랴. 그러나 더 부끄러운 것은 이런 나의 중심을 꿰뚫어 보시고 계실 하나님을 생각할 때 더욱 황송하고 죄송스러운 마음 가득한 것이 현실이다. 이 하나님께서 나의 죄악을 보시고 지나가신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간과(보시고, 아시고도 지나가심) 그 자체이다. 이것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도말이다. 도말이란, 塗(진흙도)抹(바를말)을 써서, 진흙이나 페인트 등을 위에 발라서 흉한 부분을 가리는 것을 말한다. 위에 덧씌워주시는 것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 그래서 전능하시고, 전지하신 하나님 앞에서는 왠만한 것으로 씌워서는 어림도 없다. 흠없고, 결점없으며, 아주 깨끗한 페인트로 나의 죄악의 위에 덧입혀야만 간과가 가능하다. 바로 우리가 아는 예수님의 십자가의 보혈과 부활의 능력이다. 나는 가끔 설겆이를 할때마다 그릇을 깨끗케 해주는 퐁퐁의 능력에 감탄할 때가 많다. 화학적으로 보면 퐁퐁의 성분이 찌든때나 얼룩의 분자를 감싸고 분해를 시켜서 그 얼룩을 떼어나가는 것이라고 한다. 예수님의 보혈이 나의 찌든때와 같은 죄의 얼룩을 감싸서, 분해를 시키시고 완벽하게 떼어나가는 이 기전을 볼때 나는 감탄하게 된다. 더군다나 하나님의 엄위한 눈을 덮어주시고 다시금 정결한 자요, 캠퍼스의 목자로 소생시키시는 것을 내자신이 목도할 때 마다 감탄을 금하지 않게 되는 것이다. 요즘에는 아이들이 많이 커서 집에서 자기들이 먹은 것은 설겆이를 한다. 남자 아이들이 자신의 밥을 스스로 챙겨먹고, 자신의 설겆이까지 스스로 한다는 것은 부모로서 감사하고 고무적인 일이다. 그러나 실상은 약간의 오차가 있다. 아침에 출근하기전 습관적으로 전날 아이들이 복음밥을 해먹은 후라이팬과 수세미를 보면 금방 알수가 있다. 후라이팬은 남은 기름을 처리 못해서 레인지 위에 남아 있고, 수세미에는 퐁퐁이 아닌 김찌 찌꺼기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밥솥을 열어보면 아주 귀여운 장면이 연출되는데 밥이 1인분도 아닌 것이, 1/2인분도 아닌 것이 밥솥 밑에 앙증맞게 남아있다. 이럴때 과감하게 간과가 필요하다. 불러서 잔소리한다고 더 나아지겠는가 ㅎㅎ. 여기서의 간과는 나도 모르니까 걍 넘어가겠다는 어림어림의 행동이 아니다. 도말을 해야한다. 그래서 기름이 남은 후라이팬을 약간 데워서 페이퍼타올로 깔끔하게 닦아놓고 원위치를 시킨다. 밥알이 뭍은 그릇이나 수세미도 다시 퐁퐁을 묻혀서 깨끗하게 닦아서 원위치 시킨다. 마치 처음부터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말끔하게 변했다. 이것이 도말의 능력이다. 비록 이보다 훨씬 더러운 나의 죄에 비할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주님께서 나의 죄를 간과하시고 도말하셨으니, 나는 설겆이 그릇이라도 간과하고 도말을 해야할 것이 아닌가. ㅎㅎㅎ.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 이는 하나님께서 길이 참으시는 중에 전에 지은 죄를 간과하심으로, 자기의 의로우심을 나타내려 하심이니" - 로마서 3장25절 - "나 곧 나는 나를 위하여 네 허물을 도말하는 자니 네 죄를 기억하지 아니하리라" -이사야 43장25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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