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예레미야를 구한 에벳멜렉
37장을 보면 예레미야가 감옥의 뜰 안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는 갇힌 몸임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주신 메시지를 계속 전했습니다. 어려움과 고난 속에서도 사명을 충실히 감당하는 그의 모습이 참으로 훌륭합니다. 오늘 본문에도 예레미야가 위기에 처하는 상황이 나옵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구출해주십니다. 이 시간 함께 말씀을 보면서, 우리를 위기에서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손길과 그에 반응하는 우리의 모습을 생각해보고자 합니다. 본문 1~6절까지 내용은 예레미야가 위기에 빠지는 과정입니다. 1절에 보면 그를 위기에 빠뜨린 사람들이 언급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고위 관리로써 왕의 심복이자 정권의 실세였습니다. 당시 그들은 바벨론의 위협을 극복하고, 자신들의 힘을 유지하고자 애굽과의 동맹을 꾀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에게 골칫거리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선지자 예레미야의 메시지와 사역이었습니다. 그들은 예레미야의 활동을 막기 위해 감옥 뜰에 가두어 보았지만 여전히 소용없었습니다. 예레미야는 감옥 뜰 안에서도 바벨론에 항복하라는 메시지를 계속 전했습니다. 관리들은 결국 예레미야를 고발하여 죽이고자 왕을 찾아갔습니다. 4절을 보면, 그들이 예레미야를 고발하는 이유가 나옵니다. ‘예레미야가 지금 나라의 재앙을 바라고 있다. 나라를 잃게 만들려고 사람들을 선동한다.’는 것입니다. 일종의 반역죄로 고발했습니다. 그러니 그가 죽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들의 고발은 사실이었습니다. 예레미야는 분명 망국의 재난을 선포했고, 싸우고자 하는 마음을 흔들며 항복하라 말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예레미야의 개인적인 불건전한 생각이 아니었습니다. 그가 전한 것은 하나님의 뜻, 즉 징계와 구원의 말씀이었습니다. 얼핏 듣기에는 나라가 위기에 빠지고, 망해서 모두 죽을 고생을 한다는 말씀 같지만, 그 속에는 하나님께서 예비하신 구원의 길, 다시 말해 항복해서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담겨 있었습니다. 하나님은 그들에게 징계와 고난을 허락하셨지만, 동시에 말씀과 메시지를 통해 어려움의 의미를 깨닫도록 도우시고, 그것을 헤쳐 나가는 길과 방법도 알려주셨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이 듣지 않았습니다. 예레미야가 전한 말씀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께서 왜 재앙을 선포하고 계신지, 유다가 왜 항복하기를 원하시는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자신들의 유익과 판단에 따라 결정하며 나라를 이끌고자 했습니다. 또한 시드기야왕도 이런 관리들의 눈치를 보며 예레미야의 일에 깊이 관여하지 않고자 했습니다. 5절을 보십시오. “시드기야 왕이 이르되 보라 그가 너희 손 안에 있느니라 왕은 조금도 너희를 거스를 수 없느니라 하는지라.” 왕의 생각이 이러니 말씀이 선포가 되어도 나라 일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습니다. 결국 고관들의 뜻에 따라 예레미야는 깊은 구덩이에 던져져 굶어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본문 7~13절은 구덩이에 던져진 예레미야가 구출되는 내용입니다. 7절에 보면 에벳멜렉이란 사람이 나옵니다. 그는 이방지역인 구스출신 이었으며 왕궁의 내시였습니다. 출신과 지위만을 놓고 보면, 그는 영향력이 별로 없는 일개 관리였습니다. 하지만 그는 말씀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에벳멜렉은 예레미야를 참 선지자로 인정했기에 그가 그냥 죽도록 내버려 둘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예레미야를 구하고자 왕에게 나아갔습니다. 그는 고관들이 예레미야에게 행한 일들이 악함을 고발하였고, 당장 예레미야를 구해야 한다 말했습니다. 이런 그의 말과 행동은 매우 용기는 있는 모습입니다. 왕조차도 고관들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 일개 하급관리가 고관들의 잘못을 지적하고 왕의 결정까지 뒤집으려 한다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행동이었습니다. 그러나 에벳멜렉은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았습니다. 하나님 편에 섰습니다. 불의가 넘치는 상황 속에서 정의 편에 서고자 했습니다. 이에 시드기야 왕도 생각을 바꾸어 예레미야를 구출하도록 허락하게 됩니다. 하나님께서는 에벳멜렉과 같이 믿음과 용기 있는 사람을 통해 생명을 살리시고, 말씀 역사를 계속 이어가십니다. 사단은 불신과 불의의 세력을 통해 사람들을 곤경에 빠뜨릴 때가 있습니다. 의로운 사람을 사건을 통해 절망의 구덩이에 빠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목자인 우리에게 믿음과 의로운 용기가 있다면 구덩이에 빠진 사람들을 돕고 살릴 수 있습니다. 우리도 에벳멜렉처럼 믿음과 용기를 가지고 위기에 빠진 영혼을 구원하는 역사에 쓰임 받을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 본문 14~28절은 구출된 예레미야와 시드기야왕의 대화가 나옵니다. 시드기야 왕은 관리들의 눈치를 보며 예레미야를 멀리했지만, 한편으로는 말씀과 하나님의 뜻에 대해 몹시 궁금해 했습니다. 그는 기회가 오자 예레미야를 조용히 불러 단둘이 대면했습니다. 그리고 예리미야에게 모든 것을 말하라고 독촉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시드기야는 모든 말씀을 들었습니다. 듣고서는 영접하지 않고 불순종했으며, 되려 예레미야만 곤경에 빠뜨린 적이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한 번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자 했습니다. 그 속뜻은 다 알 수 없지만 아마도 시간이 지나고 상황이 달라지면 하나님의 뜻도 변하지 않았을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말씀은 전혀 달라진 것이 없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은 한결같고 분명했습니다. 바벨론에 항복하라는 것입니다. 바벨론에 대한 항복은 하나님께서 심판가운데 남겨두신 유일한 희망이었습니다. 다른 어떤 누구보다도 시드기야 왕은 이 말씀을 깊이 새겨듣고 순종해야 했습니다. 왜냐하면 그가 지도자요, 리더이기 때문입니다. 왕이 선지자의 말에 순종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나라의 흥망은 물론 백성들의 생사여부가 달려 있었습니다. 시드기야왕은 바벨론에 항복하기 위해 먼저 하나님의 뜻에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항복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19절을 보십시오. “시드기야 왕이 예레미야에게 이르되 나는 갈대아인에게 항복한 유다인을 두려워하노라 염려하건대 갈대아인이 나를 그들의 손에 넘기면 그들이 나를 조롱할까 하노라 하는지라.” 시드기야는 자기 수하에 있는 신하들도 두렵지만 바벨론에 이미 투항한 사람들도 두렵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두려움의 근본 원인은 하나님에 대한 불신이었습니다. 그는 하나님의 섭리와 보호를 신뢰하지 않았습니다. 예상할 수 있는 온갖 두려운 상황들을 상상하며 생각했습니다. 이런 왕에게 예레미야는 믿음을 심기도 하고, 불순종에 대한 경고도 해보았습니다. 그러나 시드기야는 순종 여부에 대한 확답을 내리지 않았습니다. 다만 고관들과의 시비를 피하고자 예레미야에게 침묵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예상대로 고관들은 예레미야에게 왕과의 밀담에 대해 캐물었고, 예레미야는 왕이 명령대로 행하였습니다. 그럼으로써 상황은 종료되었습니다. 그러나 예레미야의 침묵은 곧 시드기야를 향한 하나님의 침묵으로 이어졌습니다. 하나님께서도 더 이상 시드기야에게 경고하시지 않았고, 기회를 주시지 않았습니다. 시드기야는 결국 변명과 침묵, 회피로 위기와 화를 자초하게 되었습니다. 순종하지 않고, 침묵과 회피로 위기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하나님은 당신의 주권으로 뜻을 이루어 가셨습니다. 살아가다보면 크고 작은 문제들, 위기의 순간들을 맞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순간들은 모두 하나님의 섭리아래 허락된 상황이기에 하나님께서는 해결방법과 길도 함께 알려주십니다. 때로는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믿고 순종하기만 하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는 그러지 못합니다. 말씀에 나온 고관들처럼 자기 생각과 다르면 화내고 유감을 품기도 하고, 시드기야 왕처럼 우유부단하게 하나님의 눈치를 보며 회피하기도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에도 집안에 문젯거리가 생겨서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처음 생각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장 여기저기 알아보고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문제에만 집착한 해결책이지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면 당장에는 문제가 없으니 모른 척 기다려 볼까하는 마음도 가져보았습니다. 하지만 내 마음만 편하고자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오늘 말씀을 묵상하며 고민하던 중에 하나님께서 제게 무엇을 원하시는지 자연스레 알 수 있었습니다. 평소 늘 들어왔던 것처럼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며 중심을 지키는 것이요. 집안 문제이기에 저의 자리에 합당하게 처신하며 때를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 당연하고 특별하지도 않은 이 방법이 무슨 효과가 있을 것인가 하는 의심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방법의 탁월함을 추구하기보다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 항복하는 것이 먼저임을 말씀을 통해 배웠습니다. 제가 문제의 순간에 자신을 주장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과 역사에 순종하는 자 되기를 기도합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