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오묘한 일을 깨달으라
엘리후는 36장에서 고난을 주시는 하나님과 그 의미에 대해 말했습니다. 그러나 욥은 그 말을 듣지 않고, 계속하여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했습니다. 대화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엘리후는 하나님은 높으신 분이시니 우리가 그의 뜻을 다 헤아릴 수 없다고 말합니다. 특별히 욥을 설득하기 위해 그로 하여금 자연 현상을 주관하시는 하나님을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오늘 본문이 그 내용인데 이중에서 1절에서 5절까지를 제가 우리말 성경으로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개역개정보다는 엘리후의 의도가 보다 생생하게 잘 전달될 것 같습니다.
"1.이러니 내 마음도 떨리고 펄쩍펄쩍 뛰는 것입니다. 2.잘 들어 보십시오. 천둥 같은 그분의 음성, 그 입에서 나오는 우레 같은 소리를 말입니다. 3.그 소리를 모든 하늘 아래 펼치시고 번개를 땅 끝까지 보내십니다. 4.그런 뒤에 천둥과 같은 위엄 있는 음성이 울려 퍼지고 그분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려 퍼집니다. 5.하나님께서는 놀라운 음성을 울리시며 우리가 이해하지 못하는 엄청난 일들을 하십니다." 엘리후는 번개와 불을 통해 하나님의 임재을 느끼며 그의 음성을 들었고, 하나님의 위엄 앞에서 두렵고 떨리는 심정이었다 했습니다. 하나님은 그 놀라운 음성으로 눈을 내리기도, 비도 쏟아붓기도 하십니다. 물론 오늘날 과학적으로 해석하면 지구의 대기나 에너지순환 메커니즘을 통해서 기압, 전선과의 관계 등을 통해서 이런 현상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번개나, 눈, 비가 언제 어디에서 우리에게 임하는지 그 규모가 어떠할 지 누가 정확히 예측하고 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금방 비가 쏟아질 것 같이 먹구름이 몰려오다가도 소멸될 수 있으며, 아닌 밤중에 폭우와 폭설이 쏟아지는 것이 날씨입니다. 우리가 어느 정도는 자연의 현상들을 관찰하고, 해석할 수 있지만 그것을 주장하시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십니다. 세상에 보이는 자연현상은 결국 하나님의 임재의 증거이며 사람이 하나님의 피조물임을 깨닫게 하는 근거입니다. 이에 대해 본문에 나온 엘리후의 표현을 빌리자면 폭풍우가 하나님의 처소에서 나오며, 추위는 북풍을 타고 온다고 비유했습니다. 하나님의 입김이 얼음을 얼게 하고, 물의 너비를 줄게도 하고, 하늘의 구름도 다스리신다고 합니다. 습도를 조절하시고, 번개로 구름을 흩으시는데 이는 모두 하나님의 섭리 하에 이루어지는 일이라 합니다. 때로는 징계를 목적으로 때로는 긍휼을 베푸시려는 목적으로 자연을 운영하십니다. 이는 창조주로써의 하나님의 위엄입니다. 창조주의 위엄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을 만큼 거대한 것입니다. 창조주 하나님은 위대하신 분이십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눈앞의 현실문제가 위대하신 창조주 하나님 보다 더 크게 보일 때가 많습니다. 마치 눈앞을 손으로 가리며 하늘을 보지 못하는 것처럼, 하나님을 보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우리는 현실문제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시공간을 초월하여 거대한 자연과 모든 현상을 주관하시면서고, 동시에 섬세하게 우리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도 놓치지 않는 놀라운 하나님을 바라봐야 합니다. 엘리후는 이러한 해석을 통해 욥이 하나님을 다시 바라보기를 원했습니다. 창조주 하나님이 우주를 어떻게 만드셨는지, 그리고 이를 어떻게 운영하고 계시는지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자신도 이에 대해 명쾌한 해답을 줄 수는 없지만 하나님을 생각하며 욥이 영적인 깨달음을 얻기를 원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욥에게 권면했습니다.
14절을 보십시오. "욥이여 이것을 듣고 가만히 서서 하나님의 오묘한 일을 깨달으라." 엘리후는 욥에게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상을 바라보며, 그것이 운영되는 모습을 바라보며 그 속에 담긴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를 생각해보라했습니다. 요즘 우리나라에는 창조경제다.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말들을 많이 하곤 합니다. 뭔가 새로운 것이 개발되고 만들어지기를 모두가 꿈꾸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뭔가를 만든다는 것, 얼마나 어려운 일입니까? 가까이는 우리의 인생도 마찬가지입니다. 남녀가 결혼하고 가정을 만드는 것, 대학원생이 박사를 얻기 위해 연구를 계획하고 논문을 쓰는 것, 회사에서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 목자가 양을 얻어 한 팀의 1대1을 이루는 것, 창조하는 것은 어느 분야에서든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습니다. 바로 어렵게 창조해낸 것을 잘 운영하는 일입니다. 모진풍파 속에서도 가정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 자녀를 건전하게 양육하는 것, 회사가 신상품 개발로 얻은 명성과 부를 유지해가는 것, 어렵게 얻은 양을 잃지 않는 것, 이 모든 것을 다스리기 위해서는 처음 만들었던 그 순간 보다 더 많은 지혜와 노력과 열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그럴 능력이 없기에 늘 지혜와 능력을 달라고 애타게 부르짖으며 살아갑니다. 삶을 개척하고 경영하는 것도 이토록 어려운데, 온 세상 천지만물을 만들고 다스리시는 하나님을 생각해 보십시오. 그저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지혜와 섭리, 그 섭리 속에 담겨있는 하나님의 속내를 우리가 어찌 다 알겠습니까? 우리는 하나님의 뜻을 판단하기보다 묵상하며 분별해야 합니다. 엘리후는 계속해서 질문합니다. 하나님만 알고 계시는 우주의 경이로움에 대해 물어봅니다. '구름이 언제 움직이고, 번개가 어떻게 빛을 내는지,' 이는 욥이 아니라 다른 어떤 사람도 쉽게 대답할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하시는 일을 우리가 다 알 수 없습니다. 인간의 지혜로 하나님의 심판과 공의의 뜻을 왜곡할 수도 없습니다. 24절의 말씀에서처럼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자세는 경외하는 것입니다. 경외하지 않는 사람들,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을 하나님은 무시하십니다. 간난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환경을 모두 이해할 수 없습니다. 아이들의 시선에는 모르는 것투성입니다. 부모가 아무리 지혜로운 말로 설명을 잘 해줘도 다 알지 못합니다. 다만 부모를 신뢰하기 때문에 부모의 설명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통해 주변의 상황을 이해해가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선택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이 사랑하는 자에게 고난을 주실 때 그 이유를 다 알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 나 분명한 것은 이 밤 건너편에 새벽의 광명이 있다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비와 사랑과 영광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확신하고 고난의 때에도 인내하며 하나님을 경외하며 그의 영광을 바라보고 찬양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저 또한 뭔가 나은 인생을 계획하고, 이루고자 실천하며 살고자 애를 씁니다. 가정, 교회, 직장에서 이런 모습으로 살고 싶다하며 소망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이를 이루고자 노력합니다. 그러나 결코 계획대로 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외적으로 늘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트러블이 생기기도 하고, 내적으로는 제가 바라는 삶을 준비하고 감당하기에는 한없이 부족한 면을 발견합니다. 그래서인지 나이가 들수록 이루지 못한 것들, 성취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쓴 뿌리가 생기고 자꾸 커져갔습니다. 평소에는 괜찮다가도 어느 순간 문제가 생기면 쓴뿌리에 집중하고 불만 불평을 늘어놓았습니다. 그럴 때면 주변 사람은 물론, 아내의 조언도 귀에 들리지 않고, 목자님의 조언도 성경말씀도 한 귀로 듣고 흘려버렸습니다. 그리고 저의 생각, 저의 계획, 저의 철학에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입니까? 말씀을 묵상하며 하나님을 보지 않고, 제가 옳다고 스스로 지혜롭다고 생각한 것을 회개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욥기를 묵상하면서 엘리후의 조언을 폄하했었습니다. 왜냐하면 엘리후란 인물은 욥에게 궁극적인 해답을 주지 못했고, 욥에게 공감하지 못하는 사람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본문을 묵상하며 그의 말 속에 메시지가 있음을 발견합니다. 하나님의 위엄을 바라보고, 경외하고, 하나님의 오묘한 뜻을 깨달으라는 엘리후의 조언이 지금 제가 들어야 하는 하나님의 메시지임을 발견합니다. 사람을 바라보거나 상황을 바라보면 마음이 닫히고, 생각이 닫히지만 하나님을 바라보면 하나님의 메시지, 음성을 들을 수 있음을 깨닫습니다. 마음의 불만과 불평만 가득한 채, 저 자신의 목소리에만 집중하며 살아가고 있음을 회개합니다. 제가 하나님을 바라보고,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며 겸손하게 살아가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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